게임톡 2년 연재 고전게임 마지막 게임 "RPG 교과서, 전설이 되어라"

게임 이름에 ‘최후’ 또는 ‘마지막’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절대 마지막이 아니라 계속해서 후속시리즈가 나오는 게임들이 있다. 일본의 경우 ‘파이널 판타지(마지막 환상?)’라는 게임이 그렇다면 미국의 경우에는 ‘울티마(Ultima)’라는 게임이 그렇다.‘Ultima’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최후의~ 마지막의~’ 라는 뜻이다. 게임별곡 100회를 정리하면서 마지막 게임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횟수와 이름에 걸 맞는 게임을 떠올려 보다가 ‘울티마(Ultima)’라는 게임이 생각났다.

[전설아 시작되어라! - ‘울티마 1’]
서양식 RPG 게임의 대표격인 ‘울티마’ 시리즈는 RPG 게임의 교과서라 불리기도 할 정도로 그 이후에 등장한 수 많은 게임들이 참고하기도 했던 게임이다. 일본의 양대 국민 RPG 게임이라 불렸던 ‘드래곤퀘스트’도 ‘울티마’의 영향을 받은 게임 중에 하나이다. 실제로 ‘드래곤퀘스트’의 메인 디렉터인‘호리이 유지(堀井雄二, ほりい ゆうじ)’도 ‘울티마’의 개발자 ‘리차드게리엇’을 직접 만나게 되었을 때 자신도 ‘울티마’의 팬이며 ‘드래곤퀘스트’ 게임 역시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었다.

‘울티마’ 시리즈는 처음에 ‘Apple II’용으로 개발되었다가 나중에 다시 ‘IBM-PC (DOS)’용으로도 출시 되었는데, 시리즈 5편까지를 ‘리차드게리엇’ 본인이 직접 코딩까지 했던 게임이다. 6편 이후로는 세상의 변화에 맞게 ‘IBM-PC (DOS)’용으로 출시되고 VGA (256 Color) 그래픽 카드를 지원하며 심리스 오픈 월드를 구성하여 당시 기준으로 충격적인 게임으로 기록되었다.

전성기 때 ‘울티마’의 인기는 대단했는데, 그 인기를 발판 삼아 ‘리차드게리엇’ 개인은 물론 ‘울티마’라는 게임을 개발했던 회사(‘오리진 시스템즈’) 역시 승승장구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망..)
그 동안 출시했던 ‘울티마’시리즈만 봐도


어둠의 시대
- 울티마 1: (1980) First Age of Darkness
- 울티마 2: (1982) Revenge of the Enchantress
- 울티마 3: (1983) Exodus
미덕의 시대
- 울티마 4: (1985) Quest of the Avatar
- 울티마 5: (1988) Warriors of Destiny
- 울티마 6: (1990) The False Prophet
가디언 사가
- 울티마 7: (1992) The Black Gate (확장팩 The Forge Of Virtue)
- 울티마 7 파트 2: (1993) Serpent Isle (확장팩 The Silver Seed)
- 울티마 8: (1994) Pagan
- 울티마 9: (1999) Ascension
위와 같이 총 9편의 정식 시리즈를 출시했었고, 정식 시리즈 외에도 ‘월드 오브울티마’나 ‘울티마언더월드’와 같은 외전 시리즈도 다수 출시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많은 온라인 RPG 게임들이 영향을 받은 ‘울티마 온라인’ 역시 굉장한 인기를 얻은 게임 중에 하나였다. 보통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름을 줄여 ‘울온’ 이라 부르기도 하는 ‘울티마 온라인(1997)’을 시작으로 ‘두번째 시대(1998)’와 ‘르네상스(2000)’를 거쳐 거의 매년 업데이트를 하여 ‘울티마 온라인:스티전어비스(2009)’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RPG 게임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결국은 끝난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최초 ‘울티마 1: (1980) First Age of Darkness’을 시작으로 ‘울티마 온라인:스티전어비스(2009)’까지 거의 30년 가까이 세상에 존재하며 그 위력을 과시한 명작 중에 명작 게임이다.지금도 일선에서 RPG 게임을 개발하는 고참 개발자 중에는 ‘울티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개발자들이 남아있다.

다만, 팬들로부터 호불호가 갈리는 시리즈도 있는데 특히 시리즈 8편이나 9편의 경우 차라리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할 작품이라는 비난도 많이 받는다. 예를 들면 시리즈 8편과 같은 경우는 바로 이전 7편까지의 시스템과 확연히 달라진 액션 요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기존의 울티마 시리즈에 익숙한 팬들로부터 가열찬 비난을 받기도 했었다. (필자도 ‘울티마 8’하면서 징검다리 뛰어 넘다가 점프 잘못해서 물에 빠져 죽은 기억이 난다).

■ 울티마 7
많은 시리즈 중에서도 유독 오래도록 즐긴 ‘울티마’ 시리즈는 7편이었다. 7편 이전의‘울티마’ 시리즈는 솔직히 기존의 게임들에 비해서 딱히 월등하다거나 뛰어나다고 하기는 힘든 그래픽이었지만, 시리즈 7편의 그래픽은 정말 놀라운 그래픽이었다.

물론 눈으로 보이는 그래픽뿐만 아니라 스토리나 시스템도 당시 최정상의 자리에 뽑혀도 이견이 없을 만큼 훌륭한 것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시리즈 7편은 역대 시리즈 중에서 최고를 뽑는 투표를 하면 항상 시리즈 4편과 함께 순위에 거론되는 명작이다. 6편도 그래픽적으로는 상당한 진보를 했지만, 7편에 와서는 가상의 세계를 누비며 탐험하는 상상에 빠져들 만큼 미려한 그래픽을 자랑했다. 물론 그만큼 PC의 사양도 덩달아 높아져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며 구경만 해야 하는 게임이기도 했다.

[울티마 7]
하지만, 꼭 그래픽 때문에 7편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미려한 그래픽과 함께 가상의 세계를 탐험하는 착각이 들만큼 게임 내 플레이어의 자유도는 굉장히 높았다. 기존 ‘울티마’ 시리즈게임들도게임 내 자유도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시리즈 7편에 와서 그 정점을 찍지 않았나 생각된다.

게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들은 플레이어에 의해 영향을 받고 상상하는 대부분의 일을 게임 안에서 할 수도 있었다. 유명한 일화로 ‘울티마 온라인’을 개발 하게 된 배경도 ‘울티마 7’의 ‘빵 굽기’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빵굽기’–‘울티마 7’은 높은 자유도를 활용하여 플레이어가 밭에서 직접 밀을 재배하고 그 밀을 밀가루로 만든 다음에 반죽을 해서 빵을 구울 수도 있다. 물론 빵에 독을 넣어 독살 할 때 쓸 수도 있다).

이렇게 높은 자유도는‘울티마’ 게임의 특징이었는데 그 이후로 많은 RPG 게임들도 게임 내 자유도에 대해서 ‘울티마’를 능가해보고자 노력했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이 ‘울티마’ 이상의 평가를 받은 게임이 별로 없다. 그나마 필자가 해 본 게임 중에서는 ‘엘더스크롤’ 시리즈들이 괜찮았다고 생각된다. 특히 ‘모로윈드’에 빠졌을 때는 거의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했다.

[가상의 세계로]
그 당시 ‘울티마 7’의 개발컨셉이‘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의 아이템화’라는 얘기도 있었을 만큼이 게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것은 먹어 치우거나 집거나 던지거나 사용할 수 있다. 지금이야 게임에 의자가 등장하면 앉아서 쉴 수 있는 것이 당연시 되는 세상이지만, 그 때만 해도 캐릭터 외에 사물들은 거의 배경화면처럼 큰 의미 없이 그림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던 시절이다. 이 게임에서는 의자가 있으면 앉을 수도 있고 테이블의 음식이나 집기들을 집어서 가방에 넣을 수도 있다. 악기가 있으면 연주를 하는 것도 가능하며, 길 바닥에 떨어진 돌이나 나뭇가지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했었다. 심지어 젖소에서 우유를 짜내 버터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었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뷰]
또한 마을에 지나가는 행인(NPC)을 공격하거나 약탈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파티 멤버 중에 파티를 탈퇴해버리기도 했다. 기존의 게임에서 주인공 외 파티의 멤버는 그저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는 또 다른 캐릭터이거나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주인공 캐릭터를 졸졸 따라다니는 보조적인 역할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울티마 7’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존재했던 것이다.

[‘Ultima VII Complete Edition’]
하지만, 이렇게 자유도가 높은 게임은 이전까지 해 본적이 별로 없어서 ‘울티마 7’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살짝 당황하긴 했다. (사실은 무지막지하게 장황한 대사들이 다 영어라서 더 당황..)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점점 게임에 익숙해졌을 때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모니터 속에 세상을 바라보며 여기저기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며 뭔가 일이 생기면 그 일을 하면 됐고 일이 없으면 그만이고 하는 식으로 생각 없이 게임 속 세상을 배회해도 재미가 있었다. 분명 게임에는 정해진 스토리가 있고 주어진 미션이 있으며 각본이 짜여진 결과가 존재하는 게임이긴 했지만, 꼭 주어진 것만 하지 않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들을 맘대로 해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골수 마니아들에게 혹독한 평가를 받은 ‘울티마’ 8편 역시 높은 자유도를 체험 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전투 중에 사망한 시신을 큰 배낭에 집어넣고 돌아다니다가 마을 끝에 나무다리 끊어진 곳에서 가서 시체를 집어 던지면 물 속에서 거대 악어가 올라와서 그것을 먹어 치운다. 우연하게 발견한 장면이었지만, 그 때 필자는 ‘아 이런 게 다 되다니..’ 하면서 놀랬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마을에는 경비병 빼고 사람들이 한 명씩 사라져가는데..) 게임에 존재하는 무엇 하나 필요 없거나 쓸모 없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와 늘 상호작용하며 공존하는 것이다. 필자뿐만 아니라 아마도 그런 부분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게이머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정교한 마을의 묘사]
이렇게 자유도가 높으며 정교한 시스템의 ‘울티마 7’ 게임은 1992년에 출시되어 그 해에 가장 주목해야 될 게임으로 지명되기도 했었다. 또한 ‘울티마 7’이 출시 되던 당시에 386 이상에 VGA카드만 지원하던 고사양의 게임으로 아직 386으로 갈아타지 못한 286유저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기도 했었고, 실제로 필자 주변에도 ‘울티마 7’이나 ‘윙코맨더’를 하기 위해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하던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제일 좋은 것은 내가 386 PC를 사는 것이 아니라 386 PC를 산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울티마 7’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던 게임 중에는 ‘Might&Magic3 (테라섬의 비밀)’이나 판타지소설로 유명한 ‘J.R.R. 톨킨’의 소설 'The Lord of The Rings (반지의 제왕)'를 게임으로 옮긴 ‘Lord of the Rings’과 같은 RPG 게임들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만 해도 ‘반지의 제왕’은 지금처럼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인기 아이템이 아니었다. 필자의 경우에도 주변에 일부 마니아 친구들 사이에서만 전해져 오는 명작으로 인식되기는 했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이 나오기 전까지 원작 소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친구나 꽤 오래 된 고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친구들도 많았다. 물론 해외에서는 유명한 소설이었지만, 국내에서는 ‘은하영웅전설’ 보다 덜 유명하거나 오히려 잘 모르는 친구도 많았던 시절이다.

그러다 보니 ‘울티마 7’과 같은 조금은 무겁고 진중한 RPG 게임들은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수준은 아니었고 명작 게임이라고 인정은 받았지만, 너도 나도 누구나 하는 대중적인 게임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다. ‘울티마’의 세계관은 8대 미덕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각각 동정, 정직, 명예, 겸손, 정의, 희생, 영성, 용맹이있다. 또한 각 미덕을 대표하는 도시가 있으며, 주인공 캐릭터의 동료들은 각각의 미덕을 상징하기도 하며,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덕목이었던 8대 미덕에 반대되는 개념으로는 개인주의적인 철학으로‘혼돈’이 존재한다.

‘울티마’의 세계에 존재하는 8대 미덕은 다시 세 가지의 원칙에서 파생되는데 그것들은 각각 진실과 사랑, 용기라는 원칙이다. 또한 각각의 원칙을 대표하는 물품이 있는데, 바로‘진실의 책’과 ‘사랑의 초’, ‘용기의 종’이 그것이다. 간단한 세계관의 질서도 이렇게 구분되며 ‘울티마’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꽤나 많은 공부가 필요한데, 처음에는 높은 자유도에 당황하다가 나중에는 깊이 있는 내용에 황당해 하는 게임이 바로 ‘울티마’이다.

[이런 책을 옆구리에 끼고 자던 시절도 있었다.]
이렇게 방대한 세계관과 높은 자유도를 가진 게임이었지만, 이것도 7편 다음으로 서서히 퇴색하기 시작하여 7-2편에 가서는 높은 자유도 마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나온 시리즈 8편과 9편이 그래서 ‘울티마’ 시리즈의 골수 팬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비난을 받기도 했다. 결국 ‘X’라고 표기되는 10편을 가지 못하고 시리즈 9편에서 ‘울티마’의 세계는 끝이 났다.

역사적으로도 ‘X’라는 이름을 달고 시리즈 10편 이상 간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울티마’시리즈 7편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작품인데, 7편을 기준으로 게임 시스템이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으며, 역대 최대의 개발비용이 투입 된 시리즈 7편이 버그 문제로 계속해서 발매가 연기되면서 재정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결국 개발사였던 ‘오리진 시스템즈’는 ‘EA’에 의해 합병되게 되었고 2,000년에는 결국 핵심 인물이었던 ‘리차드게리엇’마저 ‘EA’를 퇴사함에 따라 ‘울티마’시리즈는 이제 갈 길을 잃은 상황이다.

[‘울티마 9 – 승천’]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기나긴 이야기도 시리즈 9편에서 타이틀처럼 ‘승천’하면서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오케스트라로 연주한 음악 하나 건졌다고 극단적인 혹평까지 받는 9편이지만, 이야기의 종결작품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 RPG 게임의 황금기
이 게임 이전에는 국내에 유통되고 있던 RPG 게임들은 거의 대부분이 일본의 콘솔 게임들이 많았는데 ‘울티마’ 시리즈나 ‘위저드리’ 시리즈 ‘마이트& 매직’ 시리즈나 ‘주시자의 눈’과 같은 서양식 RPG게임들이 유통되고 보급됨에 따라 국내 게임 시장에서 게이머의 선택의 몫이 넓어진 것도 사실이다.

[섬세한 묘사]
1990년대를 기준으로 1980년대에 비해 달라진 점은 이렇게 RPG 게임들이 대거 시장에 진출하여 슈팅, 액션 게임 일색이던 국내 게임 시장의 순위에서 상위 순위로 진입하기 시작했으며, 국산 RPG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때쯤이 절정기였다. ‘홍길동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신검의 전설 2’, ‘포인세티아’, ‘프로토코스’, ‘망국전기’, 고룡전기퍼시벌’, ‘창세기전’, ‘포가튼사가’와 같은 기념비적인 게임들이 제작되거나 출시되었다.

이렇게 한국과 일본 그리고 서양의 여러 나라 (대부분 미국이지만)에서 RPG 게임들이 큰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 하던 좋은 시절은 1997년 ‘디아블로 (Diablo)’가 나오기 전까지 이어졌다. ‘디아블로 (Diablo)’는 처음 출시되었을 때 일부 정통 RPG 마니아들에게 비난을 받은 게임이기도 하지만, 결국 게임의 본질은 ‘재미’라는 점에서 최후의 승자는 ‘디아블로’가 되었다. 기존 RPG 게임의 복잡하고 어려운 시스템을 걷어내고 전투와 사냥에 집중하고 아이템 획득 및 강화하는 재미 등 본질적으로 게임 그 자체의 ‘재미’를 추구하던 ‘디아블로’에게 모두 참패를 당하는 역사적 순간이기도 했다. (필자의 인생에서 1년 이라는 소중한 대학 시절을 허비하게 만든 문제의 게임이기도 했다).

문제의 ‘디아블로’ 게임을 만나기 전까지 필자는 ‘울티마’ 시리즈의 광팬이었는데, ‘울티마’ 시리즈를 개발한 ‘오리진’이라는 회사의 다른 게임 ‘윙코맨더’ 역시 굉장히 좋아하는 게임이었다. 이 게임을 얼마나 좋아했었는가 하면 그 당시 ‘울티마’ 시리즈 중에몇 편이었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는데, 게임의 공략을 봤는데 기사를 쓰신 분이 ‘대신고 교사’ 라고 나와 있어서 당시 중학생이었던 필자가 고등학교 진학을 ‘대신고등학교’로 가려고 했었다. 그 뒤로 줄곧 학교에 등교해서 매일매일 ‘울티마’ 얘기를 하면서 선생님과 학생이 노니는 황홀한 장면을 상상하기도 했었다.

여담이지만, 그 당시 ‘울티마 7’ 게임 기사를 쓴 선생님의 학교가 필자가 살던 동네 대전에 있던 ‘대신고’인줄로만 알았는데 서울에도 ‘대신고’라는 같은 이름의 고등학교가 있었고 그 기사를 쓰신 선생님은 서울의 대신고였던 것 같다. (이래나저래나 대전의 ‘대신고’는 못 가는 상황이었지만..)

[모니터 속의 가상 세계로..]
이렇게 학창 시절에 여러 가지 추억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이 게임은 초기 시리즈(울티마 3, 4, 5, 6편)를 국민학교 시절에 처음 접했는데, 그 때는 워낙 어린 꼬꼬마 시절 이었기 때문에 게임의 참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중학생이 되어서야 뭔가 심상치 않은 게임임을 느꼈다. 그래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분위기에 눌리는 바람에 다시 손을 놓게 되었고 고등학생이 되어서‘울티마 7’을 뒤늦게 해보고 나서야 게임의 깊이에 탄복하고 감탄하였던 명작 중의 명작으로 아직까지도 엔딩을 보지 못한 게임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사실 요즘도 심심하고 적적할 때 가끔 모니터 속의 세상으로 기어 들어가 유유자적 여기저기 방랑을 하고 있는 중이다.

■ 필자의 잡소리
현재 한국에는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제작되는 게임들 대부분이 온라인 게임이고 RPG 게임 역시 온라인 RPG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과거 한때 잘 나가던 패키지 게임들을 보면 한국 패키지 게임 시장이 불법복제와 한국 법-규제 등의 이유로 현재는 지구상에 공룡과 같이 멸망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불법복제 문제가 크긴 했다). 계속해서 그 때의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더라면 한국에도 ‘울티마’ 같은 게임이 충분히 나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모바일 게임들도 크랙이나 불법복제(APK파일 유출)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제2의 패키지 시장 멸망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운 나의 동료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이 게임의 시리즈를 보고 자라온 ‘울티마 Kid’중에 한 명으로 언젠가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게임을 꼭 개발해 보고 싶다.

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객원기자 | gamecus.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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