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만처럼 인문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을 관통하는 판-검사들이 있으면

 

빌헬름 호프만이라는 사람을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클래식 애호가라면 작곡가 오펜바흐(1819~1880)의 마지막 작품이자 오페라 처녀작 ‘호프만의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정확한 그의 이름은 에른스트 테오도르 빌헬름 호프만이고 1776년 1월 24일, 프로이센 쾨니히스베르크(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출신이다.

오후 93.1FM 클래식 방송을 통해 빌헬름 호프만이 모차르트의 광팬이란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특히 재미있는 건 호프만이 당시 유명한 판사였다는 사실이고, 낮에는 재판하며 저녁에는 선술집에서 문학과 철학, 낭만에 대해 지인들과 논제를 주고받았던 자신의 작품을 소설로 완성해갔던 소설가였다는 점이다.

당시 재판관 호프만은 꾸준하게 음악에 대한 애착으로 작곡하며 자신이 생각했던 음률을 악보로 기록하며 여러 작품을 남겼다.

그는 요즘 같으면 인문학과 법학에 대해 공부한 다재다능한 재주를 보인 특별한 사람이었다. 시인이며 소설가이고 평론가였으며 법을 집행했던 유명한 판사였다.

그리고 사후 그를 기리기 위해 대 작곡가 오펜바흐가 남긴 오페라로 영원히 굳혀져 지금까지 메아리를 울리고 있다. 

그의 음악을 들으며 우리 시대에 호프만처럼 인문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에 대해 사고를 깊이 관철하며 삶을 유지하는 판, 검사들이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을 했다.

“정의? 그 달달한 것이 남아 있을랑가?” 이병헌의 영화 ‘내부자들’ 대사가 갑자기 생각났다.

요즘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들의 이야기로 소란스럽다. 모든 문제는 인간성이 고립된 절대 인문 소양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차후 사라진 철학과 교양에 대한 지식을 가진 자들이 법학도 공부해야 하며 감성만 가지고는 안되지만 성인이 되기 전 올바른 사고를 가질 수 인문 교육이 더 중요하다.

호프만처럼 낭만주의적 사고를 지닌 엘리트들이 많을수록 모든 사류에 대한 가치나 판단을 더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을까? 

날씨가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듯 기교를 보인 모짜르트의 41번 교향곡이 이 가을에 마치 풍성한 열매를 보이듯 어울린다.

호프만같은 이성과 감성 그리고 문학과 철학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시공적 삶을 예술의 영역까지 옮겨온 그는 20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오펜바흐의 작품에는 여전히 살고 있다.

글쓴이=주홍수 애니메이션 감독-만화가 sisi9000@naver.com

주홍수 감독은?

30년 넘게 애니메이터로 만화가로 활동을 해왔다. 현재 자신의 원작 OTT 애니메이션 ‘알래스카’를 영화사 ‘수작’과 공동으로 제작 중이며 여러 작품을 기획 중이다. 그림과 글과 엮어낸 산문집 ‘토닥토닥 쓰담쓰담’을 2022년 1월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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