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퐁소 도데의 작품 단편소설 '별'에 나오는 내용 중에 주인공 양치기 소년이 자신은 '하늘과 가장 가까이 서있는 마법사'라고 표현을 했다.
가만히 어린 시절 누워 바라본 투명하고 맑은 별을 본 지가 언제였을까?라며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지리산에서 하루를 보낼 때였으니 정말 오래 되었다.
나는 고전 문학에 나오는 별을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세월이 흘러도 작가는 그때의 단추별을 박제하듯 하늘에 붙여놓고 지금의 내가 살 때까지 바라보게 만들며 어린 소년 동경의 시대로 다시 안내한다.
그건 마치 어린시절 가지고 놀았던 잃어버린 구슬을 다시 찾듯, 어른이 되어 초상화를 보듯 맑아지고 기분이 좋은 상상이다.
1850년대 문학에는 별들을 표현한 문장이 많다. 기억에 미국의 자연철학가 존 뮤어의 '나의 첫 여름'과 데이비드 소로우의 '윌든'에서도 별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알퐁소 도데나 존 뮤어, 소로우도 1850년대 중반 동시대를 살다 갔다. 당시의 별을 각자의 지역에서 천장자리, 전갈자리, 사자자리 등 여러 별자리를 그들이나 그 시대 낭만주의자들이 바라보는 상상을 다시 그려본다.
도데가 서있던 남프랑스 마을 저녁 풍경에 별들은 어땠을까? 고흐의 작품 중에 '별이 빛나는 밤에' 작품은 고흐가 병원에서 본 풍경을 그렸다. 나중에 동생 테호에게 보낸 편지에서 창문을 통해 밤하늘을 한참을 기분좋게 바라보았다고 한다.
존 뮤어는 양떼를 이끌고 6개월 동안 도데의 작품처럼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별을 바라다 보았다고 했다. 요세미티의 광활한 병풍처럼 펼쳐진 그 별은 더 선명하고 크게 보였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윌든'의 작은 오두막 숲에서 바라본 조각난 하늘 사이에서 쏟아지는 별을 상상하자 마치 커다란 우주처럼 200년 전으로 돌아간다.
숲에서 보는 별 그리고 요세미티, 그리고 고흐가 바라보던 그 창가의 밝은 별들은 아직도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언젠가 아들과 섬에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빠가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면 하늘을 바라보렴. 그때 반짝이는 윙크하는 별이 아빠란 걸 명심해야 해"
'어린왕자'가 떠난 별을 찾아 이 가을에 혼자 밤하늘의 별을 보러 여행지로 떠날 채비를 해두었다.
글쓴이=주홍수 애니메이션 감독-만화가 sisi9000@naver.com
주홍수 감독은?
30년 넘게 애니메이터로 만화가로 활동을 해왔다. 현재 자신의 원작 OTT 애니메이션 ‘알래스카’를 영화사 ‘수작’과 공동으로 제작 중이며 여러 작품을 기획 중이다. 그림과 글과 엮어낸 산문집 ‘토닥토닥 쓰담쓰담’을 2022년 1월 출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