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44. 김도형 ‘부익부 빈익빈'

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44. 김도형 ‘파레토 법칙'

필자가 인디게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인디게임들이 스팀을 통해 대중화되기 전 시기였다. 인디게임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유는 두 가지 정도였다.

하나는 기획자라는 직업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참신한 게임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 하나였다. 다른 하나는 기존 게임들에게서는 더 이상 재미를 잘 느끼기 힘들어서였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로 꾸준히 그리고 틈틈이 인디 게임을 찾고 플레이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디 게임 개발에 대해서도 관심이 갔다.

결국 인디 게임을 만들고자 2013년에 뜻이 있는 분들을 모아 팀을 만들게 되었다. 그런데 그 분들에게 수익이 날 경우 얼마 정도가 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인디 게임의 매출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의 자료를 조금 더 추가하여 인디 게임은 얼마나 벌고 있는지 알아보겠다.

먼저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면 인디 게임이 진출 가능한 플랫폼은 크게 콘솔, PC, 모바일로 나뉠 수 있다. 세 개의 플랫폼 중 가장 큰 곳은 PC라고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스팀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 5개 정도의 인디 게임 매출을 보자.

위의 5가지 인디 게임들의 매출을 보면 인디 게임들도 수익이 꽤 되잖아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 인디 게임들은 소위 대박난 경우이거나 중박 정도는 친 인디 게임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인디 게임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꽤 알려진 ‘인디 게임 더 무비’를 보다 보면 성공하지 못한 인디 게임의 수익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슈퍼미트보이의 제작자 중 하나인 토미가 이런 말을 한다.

: Indie Game: The Movie>
“앞으로 2년간 2만 달러(약 2155만 원)만 넘겨줘도 다음 게임을 만들기에는 충분하죠.”

사실 대부분의 인디 개발자들의 상황은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생존’이라는 키워드가 인디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화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경우 ‘터틀크림’처럼 활약하는 인디 팀이 있긴 했지만 그 동안 인디 게임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조금씩 부흥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페이스북의 인디 개발자 그룹인 ‘인디라’의 경우 현재 4000명이 넘을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서로의 수익을 공개하는 등 정보 공유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해외에 비해 비정상적인 게임 심의 때문인지 PC보다는 모바일 플랫폼 쪽에 인디 개발자들이 몰려있는 편이다. 한국 여건상 다양한 플랫폼이 아닌 모바일 플랫폼에 쏠려있는 현상이 안타깝긴 하지만 2015년에는 점차 나아지길 기대해본다.

어쨌든 ‘인디라’ 내부적으로 몇몇 개발자 분들이 공유해줬던 수익을 살짝 들여다 보자.

위 5개의 게임을 보면 인디 게임에도 파레토 법칙(상위 20% 사람들이 전체 부의 20%를 갖는 80:20 법칙)이 적용되어 편차가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다행히 높은 순위 안에 든다면 1~2인 또는 소규모 인디팀을 운영할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아주 힘든 생활을 각오해야 한다.

여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첫 게임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풀타임으로 인디 게임을 개발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오는 게임이 나오기 전까지는 필연적으로 고생하기 마련이다. 이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겠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처럼 인디 개발자들은 살아남아야 강해질 수 있다. 한국의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부디 살아남아서 강해진 모습으로 짠 하고 멋진 모습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 2015년에는 그런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한경닷컴 게임톡 객원기자 김도형 iliyard@buffstudio.com

■ 김도형은
초등학교 4학년때 컴퓨터 게임을 처음 접한 후 게임 개발자를 꿈꾸었고 1998년에 게임 개발자가 되었다. 프로그래머로 4년을 일하다가 기획으로 전직하여 11년 정도를 일했으며 지금은 인디 개발자로 독립하여 현재는 양쪽을 다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용사는 진행중’이 있으며 특정 플랫폼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기작 ‘용사는 진행중’ 후속작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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