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42. 임현호 ‘을미년 활기찬 인디정신’

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42. 임현호 ‘을미년 활기찬 인디정신’

푸른 희망을 품은 청양(靑羊)띠의 정초다. 생명을 상징한 푸른색에 순하지만 진취적인 적극적인 동물이 양이다.

아침 새해의 인디게임에 대해 진단을 하기 전에 2014년의 대한민국의 인디게임을 돌아보고 싶다. 나름대로 급진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시도와 환경의 변화가 있었던 지난해의 변화를 통해 양띠를 전망할 수 있으니까.

지난해에는 Out of Index, 오픈플레이데이 같은 새로운 방식의 인디게임 잔치들이 시도되기도 했다. 2013년에 이어 올해에도 열린 인디개발자서밋은 전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속에 행사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또한 구글플레이스토어 등에서 한국인디게임에 대한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스타2014에서 플레이스테이션4 같은 콘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국산 인디게임들이 깜짝 발표되었다. 이처럼 인디게임에 대한한국 게임산업의 관심 역시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2014년은 다양한 인디행사들을 통하여 많은 인디게임들이 소개된 해였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기라도 하듯, 정치권에서도 인디게임-정확하게는 게임문화 전반에 대한 기존인식을 재고하는 변화들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게임에 대해 중독 등의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던 정치권에서 게임을 문화예술의 하나로 인정하기 위한 법안(문화예술진흥법일부개정안)이 상정되기도 하였다. 그간 게임심의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였던 비영리아마추어 게임심의에 대한 제도개선을 담은 법안(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일부개정안) 역시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여기에 더하여 게임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최근 ‘게임피카소프로젝트’를 통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디게임과 아마추어 게임제작에 대한 지원을 아까지 않을 것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변화 속에 새해를 맞이하게 되는 2015년의 대한민국의 인디게임은 불안보다는 2014년보다 더욱 활기차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과연 2015년에는 어떠한 변화들을 기대할 수 있을까?

■ 더 많은, 다양한 형태의 실험의 등장
2014년에 있었던 각종 인디게임발표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는 게임들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

게임산업에서 다양성의 중요함과 이를 위한 인디게임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전 칼럼([인디게임13] 스팀의선택 ‘포탈’, 알고보니 인디게임 - http://gametoc.han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18720  ) 에서 이야기하기도 했었지만 매너리즘에 빠진 국내 게임시장 환경에서 ‘새로운 실험’을 제시하는 제작자들의 등장으로 인하여 그 갈증이 조금씩 해소되는 것이 느껴졌다.

2015년에 게임에 대한 각종규제들이 완화된다면 한국 게임의 다양성은 좀 더 확대되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현재까지는 규제와 현실적인 문제 등으로 인하여 모바일과 보드게임에 치우쳐 있는 인디게임개발자그룹도 PC,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 걸쳐서 자신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게임을 마음껏 개발하여 게이머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지 않을까싶다.

관심의 증가, 성공한 인디게임 개발자의 증가
신선한 - 그리고 재미있는 것에 대한 열망은 게임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욕구라 생각한다. 다양한 형태의 실험의 결과로 나타난 양질의 게임은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관심은 시장의 확대라는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인디게임개발자들도 2014년보다 더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비록 ‘생존’이라는 키워드는 모든 인디게임개발자들의 숙명과도 같은 단어이지만, 상업적인 성공사례들이 많이 나올수록 동료 인디게임개발자들의 사기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도에 관심을 가지고, 다음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게임개발환경, 게임시장 환경이 갖춰지면서 게임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한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도 꿈만은 아닌 것이다.

인디게임개발자 성공신화가 되어버린 ‘마인크래프트’의 제작자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
장밋빛 미래를 성취하기 위해 뛰어야 하는 건 나, 그리고 동료 개발자 여러분들 물론 이러한 환상적인 미래는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변화의 바람은 어떻게 보면 이제 불기 시작한 단계이고, 여러 불안요소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위에서 이야기한 이야기가 100% 실현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위의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는 지금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 인디게임개발자 여러분들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남들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밤잠 설치며 노력하는 여러분들이 2015년의 대한민국 인디게임에 변화라는 대폭풍을 불러올 주인공이다.

웰컴 투 양띠해. 새해벽두 두 손을 불끈 쥐며 기원한다. 모두들 2015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내길 응원하며, 새해 놀라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주인공이 되시기를!

한경닷컴 게임톡 임현호 객원기자 limhyunho@piedpipersent.com

■임현호는?

PC 통신 시절 게임 디자인 소모임 팀장, 소규모 게임 개발팀의 팀장, 상업 게임 개발 회사의 게임 디자이너 등을 거치면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겠다'고 몇 번을 되뇌이다, 정신차리고 보니 현재는 인디 게임 개발팀인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의 게임 디자이너.

현재 PC 게임인 아미 앤 스트레테지: 십자군의 게임 디자인 및, 개발 관련 각종 업무들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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