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There’ 출시 “한국보다 더 잘 만들었다” 눈길...과금은 불편 의견

"태권도(跆拳道)를 아십니까?”

글로벌에서 한국을 한국다운 것으로 알리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음식으로는 김치와 불고기, 의복으로는 한복, 영화로는 ‘괴물’, 드라마는 ‘대장금’, 여기에 지구촌의 ‘한류’의 불을 지른 ‘소녀시대’와 ‘동방신기’ ‘싸이’ 등이 있다. 이렇게 한류가 지구촌을 습격하는 가운데 이에 못지않는 인기 스포츠가 바로 ‘태권도’다.

흰 도복을 입고 질서정연한 대열로 우렁찬 기합을 내지르며 화려한 발차기는 보는 이들의 숨을 멈추게 한다. 여기에다 힘이 들어간 지르기와 같은 기본 동작부터 공중에서 몇 바퀴나 돌아서 발차기를 하는 화려한 공중 회전 발차기에 이르기까지 태권도는 한국의 대표 이미지 중 하나다. 

현재 올림픽 공식종목으로 채택되어 국제 공인 스포츠로 지구촌에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파란 눈의 흰 도복을 입고 수련에 임하는 외국인을 보는 것도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자랑스러운 한국의 태권도는 과연 본 고장인 한국에서 어떤 위치일까? 생각하게 만든 게임이 하나 출시되었다.

사진 왼쪽이 태권도 게임을 개발한 헬로 데어 오스카 엔쿤드 CEO.
바로 지난해 12월 스웨덴 게임 개발사 ‘헬로 데어(Hello There)에서 만든 ‘태권도 글로벌 토너먼트 게임(The Taekwondo Game Global Tournament)’이 그것. 30년 태권도를 수련해오고 있고 5단 검은 띠를 가진 헬로 데어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  이 게임은 한국이 아닌 외국의 업체에서 만든 태권도 게임이면서 “한국에서 만든 것보다 더 잘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알고보니 ‘파인드 어웨이 사커’로 알려진 스웨덴 게임사 개발
스웨덴에 본사를 둔 게임 개발사 ‘헬로 데어'가 만든 게임의 정식명칭은 ‘태권도 글로벌 토너먼트 게임( 이하 태권도 게임)’이다. 다소 긴 제목이다. 

게임 이름 그대로 캐릭터들이 태권도를 이용하여 상대 선수와 경기를 하면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임 개발사 헬로 데어는 이번 태권도 게임 외에도 수십 종의 게임들을 개발한 실력 있는 중견 업체다. 지금까지 ‘파인드 어웨이 사커(Find a Way Soccer)’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액션 게임들을 출시했다.

게임톡과의 이메일에서 오스카 에쿤드(Oskar Eklund) 대표는 “나는 태권도를 좋아한다. 30년간 태권도 수련을 해왔다. 검은띠에 5단 유단자다. 게임은 저희 모캅스튜디오에서 제가 만들었다( I love taekwondo. I have been training TaeKwondo for 30 years. I have a 5th Dan black belt! Actually the kicks have been made by myself in a Mo-cap studio )”라고 말했다.

게임을 시작하면 솔로모드와 멀티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멀티모드의 경우 와이파이(WiFi)를 이용하여 게임이 가능하다. 단, 게임 내 멀티 메뉴에 도움말에 의하면 2012년 이전에 발매된 안드로이드(Android) 기기에서는 원활한 멀티 플레이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오래된 구형 폰에서는 멀티 플레이를 즐기기는 어렵다는것. 

■화려한 태권도 기술의 연출력이 놀라운 게임
게임은 "외국 개발사에서 만든 태권도 게임이면서 한국에서 만든 것 보다 더 잘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캐릭터의 발차기의 화려한 동작들이 마치 ‘철권(TEKKEN)’(반다이남코게임스. 1994년 출시)의 ‘화랑’을 연상시킨다고 반응을 받았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격투게임 ‘철권3’에는 태권도 기술을 사용하는 한국인 캐릭터 ‘화랑’이 등장한다. 이미 ‘철권2’ 시절도 태권도를 사용하는 백두산이 존재했지만 화랑이 인기가 높았다.

'태권도 게임'에서는 화려한 태권도 기술을 반영했다. 가령 기본 발차기는 ‘∧’ 키와 ‘∨’키로 입력이 가능한데, ‘← + ∧’ 나 ‘→ + ∧’ 와 같이 보다 강력한 발차기도 가능하다. 화려한 발차기 기술들에 비해 지르기는 ‘← + ∨’ 키 하나뿐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가까이 다가온 상대 선수를 밀치는 정도로 쓰거나 바로 앞에 있을 경우에는 기존 격투 게임들에서 ‘잡기’라고 하는 기술처럼 상대를 잡아서 캐릭터 위치 변경이 가능하다(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이동이 가능).

하지만, 화려하다고 해서 기술을 마구잡이로 썼다가는 상단에 체력(스테미너) 게이지가 계속 떨어진다. 실제로 연속 발차기를 하게 되면 호흡이 가빠지고 숨이 차는데, 이렇게 기술 사용 후 스태미나가 감소하는 것은 기존 격투 게임에서도 자주 보던 시스템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스태미나가 채워지고 이 때 특수 공격도 가능하다. 스태미나가 바닥나면 당연한 얘기겠지만, 어떤 기술도 사용이 불가능하니, 공격과 방어를 적당히 섞어 가며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연속 공격으로 제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게임은 단순히 캐릭터의 동작(액션)만 화려한 것이 아니라 타격감 또한 훌륭하다. 발차기를 할 때 기합소리도 우렁차지만, 상대방에게 발차기가 들어갔을 때 맞는 모션이나 이펙트 또한 깔끔하게 잘 처리되어 있다. 때리고 맞는 느낌을 호쾌하게 잘 살려낸 수작이다.

■ ‘도장’ 스테이지 튜토리얼...이후 유료 결제 ‘봉인’ 결제
이 게임의 스테이지는 단계별로 진행이 된다. 제일 처음 ‘도장(DOJANG)’이라는 스테이지는 일종의 튜토리얼 기능을 한다. 관장님으로 보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트레이닝을 하게 된다. 도장에서도 4단계 중 가장 첫 단계 ‘LEARN T OFIGHT’메뉴만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다음 나머지 3단계까지는 유료로 결제해야 봉인이 해제되는 부분 유료화 방식을 취하고 있다. ‘IRAN’ 스테이지 역시 자물쇠가 풀려 있어서 바로 게임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려고 하면 결제 페이지가 뜬다.

캐릭터 설정의 경우 4명의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다. 단지 이름만 바꿀 수 있을 뿐이다. 기본으로 설정된 제일 왼쪽의 캐릭터에서 다른 캐릭터로 변경할 경우 이 역시 결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름만 변경이 가능한데, 이것도 한글은 지원이 되지 않는다. 게이머들은 영문만 입력이 가능하여 전체적인 마무리가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게임 중간에 한글 대사나 음성도 지원이 되는데 이런 부분까지도 한글 입력 처리가 가능하도록 배려가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한국 개발사도 아니고 이 정도까지 만든 것만 해도 충분히 칭찬할 만할 퀄리티라는 평이다.

■ 부분유료화 불만, 한국 유저로부터는 박한 점수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한국 유저들에게 그리 좋은 평을 받고 있지 못하다.

바로 기본 트레이닝 1단계 외에는 어딜 가나 뭘 해도 조금만 움직여도 결제를 해야 되는 부분유료화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저들의 불만이 많은 현상은 기존의 부분유료화 방식의 게임들이 어느 정도 기본 플레이는 무료로 진행되고 추가 아이템이나 확장 콘텐츠를 구매할 때만 결제를 하던 것에 익숙해서 비롯된 것 같다. 

“이럴 것이면 애초에 유료로 판매를 하든가 최소한 트레이닝 단계를 벗어나서 스테이지 1개라도 제대로 플레이가 됐으면...”이라는 원망과 불만이 나오고 있다,

물론 결제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개발사의 자유의사다. 이 때문에 특별히 개발사에게만 그 책임을 떠넘기며 나무라거나 탓하기에는 힘들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한 유저의 말처럼 “1스테이지만이라도 게임이 진행될 수 있게 했으면 좀 더 많은 초입 유저들을 확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게임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객원기자 gamecus.ceo@gmail.com


[팁] 한국에서 나온 태권도 게임은?

-인디게임사 ‘자밥스튜디오’서 액션 게임 ‘태권아기’ 출시

태권아기 :TaeKwon Baby
한국에 많은 게임 개발사가 있지만, 우리 것을 제대로 살린 게임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거의 대부분의 외국의 문화나 존재하지 않은 가상의 세계나 환상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게임들이 많다. 이조차도 동양적인 부분보다는 서양의 기준에 맞춰진 게임들이 많은데, 그래도 인디 게임 개발사 중에 태권도를 소재로 한 게임이 있다.

‘자밥스튜디오(ZabobStudio)’에서 만든 ‘태권아기:TaeKwon Baby’라는 게임은 ‘헬로 데어’의 ‘태권도 글로벌 토너먼트 게임’이 태권도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게임이라면 ‘태권아기’는 태권도를 소재로 한 액션 게임이다.

그래도 인디 게임 개발사에서 태권도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게임을 개발해준 것이 그나마 종주국의 체면을 살려준 일이 되었다. 한때 ‘우리의 것이 세계의 것이여~’ 하던 문구도 TV 광고에서 잊혀진지 오래다, 세계의 것을 따라가기 급급하거나 오히려 우리의 것을 지우려하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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