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우 LB 중국 대표-샤오리 대표, 한-중 필자 중국 VR시장 공동연재

[VR칼럼] 박순우 LB 중국 대표-샤오리 대표, 한-중 필자 중국 VR시장 공동연재

며칠 전에 한국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업계의 친구와 중국 VR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중국 VR의 하드웨어와 콘텐츠 관련한 우리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중국의 경제와 기술발전 과정에서 중국기업들이 창의적인 하이테크 제품을 주도한 적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들어서 중국기업들이 해외의 선진 기술을 신속히 따라잡고, 시장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몇몇 영역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에서 보듯이 콘텐츠 기반의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함에 놀라운 창의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모바일게임에 이어, VR영역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14년에 페이스북(Facebook)이 20억 달러(약 2조2670억 원)로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하면서 전세계 VR시대의 도래를 알렸고, 최근에는 오큘러스, 소니(Sony), HTC의 3강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 폭풍마경-샤오미 장난감버전 등 중국 모바일VR 시장 싹쓸이
하지만 중국시장에서는 또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의 로컬업체들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점유하고 있다. 방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유저의 니즈를 충분히 파악해서 각종 유저층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여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점차 글로벌시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로 세계를 공략할 뿐만 아니라,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등의 방식을 통해 글로벌화의 진도를 더욱 가속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VR헤드세트(삼성 기어VR(GearVR) 같은 카드보드 방식) 형태에서, 중국의 '바오펑 모징(Baofeng Mojing, 폭풍마경, 暴風魔鏡)‘은 이미 5세대 제품을 출시하였고, 향상된 품질을 바탕으로, 가격 또한 4세대 제품의 199위엔(약 3만3000원)에서 499위엔(약 8만3000원)으로 인상하였다. 모징의 누적 판매량은 이미 150만대를 넘어섰다.

최초 시장을 개척할 때 중국 업체들은 모바일VR헤드세트를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함으로써, VR콘텐츠를 체험하고 싶은 로우엔드(저가) 유저들을 이끌고 육성하였다. 이러한 시장점유 전략은 자본의 뒷받침으로 가능하다. 지금도 스마트폰 유저 기반에서의 방대한 잠재적 유저층을 쟁탈하기 위해 각 VR 하드웨어 업체들이 자체의 모바일VR헤드세트를 거의 다 보유하고있다. 샤오미(Xiaomi)도 ‘장난감버전’ 헤드세트를 출시하였고, 49위안(약 8000원) 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발매한 지 20일안에 30만대의 판매량을 달성하였다.

유저의 몰입감과 호환성 체험에서는 모바일VR헤드세트보다 PC VR헤드세트의 퍼포먼스가 뛰어나며, 유저의 VR체험(특히 첫 체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C VR헤드세트서도 3글래스-앤트VR 가격우위 확실 빠른 보급
이러한 유저층을 흡수하기 위해, PC VR헤드세트(오큘러스, HTC 같은 PC연동 방식) 영역에서도 최근 뛰어난 중국기업들이 출현하고 있다. 3글래스(3Glasses), 앤트VR(AntVR) 등의 선도업체들이 각각 대표제품을 출시하였고, 해외 메이저 업체의 PC VR 헤드세트 비하면 가격적인 우위가 확실하다.

PC VR헤드세트가 모바일VR헤드세트 비하면 조작이 복잡하고, 가격이 비싸고 휴대하기 불편하고, 연동되는 PC하드웨어 사양에 대해 높은 요구가 있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유저 체험으로 유저에게 VR기술의 진미를 느끼게 하고, 보다 좋은 공간체험을 제공하여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VR헤드세트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지만 2014년에 벌써 1세대 PC VR헤드세트를 출시한 3글래스는 누적 판매량이 3만대를 넘어서고 있다.

이상 두 가지 헤드세트 형태 외에 일체기(all-in-one)의 출현은 중국기업의 유연성과 시장에 대한 빠른 반응을 보여준다. 아이디어렌즈(Idealens), 디푼(Deepoon) 등의 회사에서 출시한 일체기는 모바일VR헤드세트의 휴대성을 갖추면서, PC VR헤드세트의 퍼포먼스에 접근하는 체험감도 가지고 있으며 가격은 그의 중간정도다.

■ 아이디어렌즈-디푼, 모바일-PC형 등장 시장쟁탈전 불꽃
일체기는 독립적인 CPU와 HDMI 데이터 수입을 가지는 헤드세트고, 독립적인 계산과 인/아웃풋(input/output) 기능을 가지고 있다. 조작 또한 간편하고 직관적이므로 일반 유저가 원하는 VR에 대한 가장 근접한 기기이다.

 현재 디푼의 일체기 온라인 주문량이 2만대를 넘었고; 아이디어렌즈는 알카텔(Alcatel)에게 ODM 버전을 제공하여 9월 달의 독일 IFA2016에서 정식으로 공개하였다. VR유저층이 아직 크게 형성되지 않는 현황에서 국내외 업체에게 ODM방식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수익 창출, 시장 쟁탈과 브랜드 홍보에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구글 데이드림(Google Daydream)이 모바일VR의 기준을 세움에 따라 더욱 많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다 빠르게 VR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되어, 모바일VR헤드세트의 퍼포먼스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PC VR 헤드세트는 무선데이터 전송과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PC에 대한 의존에 벗어날 수 있다. 일체기 자체가 세대교체를 통해 전반적으로 기술발전하고 있는 단계다. 유저 층면에서도 로우엔드 유저(혹은 새로운 유저)가 모바일VR를 통해 VR콘텐츠를 체험하고 이해도가 높아진 후에는 하이엔드인 PC VR 혹은 일체기에 대해 수요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것으로 기대된다.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입장에서는 어떤 형태의 기기가 미래를 주도할까를 지나치게 고민하는 것보다 이 기기들의 존재와 다양화가 VR의 미래와 전망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하드웨어와 플랫폼을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중국의 하드웨어 업체들 또한 각자의 주력 제품을 출시하는 동시에 다른 영역의 기기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렌즈, 디푼 등 일체기로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도, 이미 각각의 모바일과 PC VR헤드세트를 출시하였다.

■ 넷이즈-샨다-알파 대형게임-애니메이션에다 동영상 화처-인라이트 적극 진출
하드웨어의 발전과 판매에 따라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양질의 VR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나, 넷이즈(Netease), 샨다(Shanda), 알파(Alpha) 등 대형 게임, 애니메이션 업체, iQiyi, LeTV 등 동영상사이트, 화처(Huace), 인라이트(Enlight) 등 영화/드라마 제작사들이 VR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거나 투자하고 있다.

현재 게임개발사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사의 비중이 이미 55%와 40%를 차지했다. 기타 영역 콘텐츠의 제작은 현재 ‘VR+’란 개념에서 실험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VR의 열풍과 결합한 안구 이코노미(Eyeball Economy)로 볼 수도 있지만 누구라도 이것은 VR의 미래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적극적으로 실험이 일어나고 있다.

VR+쇼핑: 알리바바(Alibaba)의 ‘Buy+ 프로젝트’는 알리바바 VR Lab에서 추진하고 있는 첫번째 프로젝트다. 목표는 알리바바의 파트너들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큰 3D 상품 웨어하우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현재 이미 몇 백 종 상품모델을 완성했고 다음 단계는 파트너들에게 표준화 툴을 제공하고 빠른 속도로 3D 모델링을 양산하는 것이다. 장기 목표는 파트너들이 웹페이지 디자인하는 듯이 손쉽게 자신만의 VR스토어를 구축할 수 있게 하고, 수백만 개의 타오바오 파트너들이 순조롭게 VR시대 들어갈 수 있게 추진하는 것이다.

VR+여행: 제너두(贊那度, Zanadu)는 가상 여행을 하는 VR 앱을 출시했다. eLong은 일부 호텔들의 360° 영상을 공개했다. 스팡(Sifang)은 이미 중국 4000여개 관광지의 360°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유저가 VR기술을 이용하여 관광지를 미리보면서 더욱 쉽게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우주 같은 가보기 어려운 목적지도 탐색할 수 있게 된다.

VR+MCN, VR+스포츠, VR+부동산, VR+교육, VR+의료, VR+군사… VR기술은 더욱더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해지고 응용범위도 더욱 넓혀질 것이다.

■ 중국에 3000개 이상 VR체험공간...레커 전국 1000개의 체험관
VR+의 각종 형태들이 아직 비즈니스모델을 모색하는 현황에 비하면, 유료 체험+하드웨어 판매의 비즈니스모델을 가지는 VR오프라인 체험 형태는 로우엔드 유저에게 가장 직관적이고 저렴하게 VR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비교적 분명하여 VR콘텐츠의 중요한 오프라인 채널이 되고 있다.

형태와 공간크기로 보면 현재 VR오프라인 체험공간은: VR모션체어를 몇개정도 배치하는10~50㎡정도의 소형 공간; 200~500㎡정도의 VR 체험관; 그리고 500~2000㎡의 VR 테마파크 등으로 나뉘어 발전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이미 3000개 이상의 VR체험공간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이중 70%는 소형 VR모션체어 공간이고 브랜드도 난립하고 있다. 낮은 초기투자로 VR열풍을 타고 창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체험감으로 인해 오히려 VR유저의 육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도 있다.

중형의 VR체험관 영역에서는 이미 체인점들이 생기고 있다. 레커(Leker)가 직영점과 가맹점을 통해 전국에서 1000개의 체험관을 설립했다. 슈퍼캡틴(SuperCaptain)도 100여개의 체험관을 보유하고 있다.

■ 방탈출과 4D영화관 VR체험관으로 전환...쑨왕 5만개 PC방 VR 체험구역
방탈출과 4D영화관을 운영하던 업체들도 성공적으로 VR체험관으로 전환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PC방/PC카페 리소스를 가지고 있는 쑨왕(Shunwang)은 HTC Vive와 공식적으로 제휴하면서 10억위안(약 1660억 원)을 투자해서 전국의 5만개 PC방에서 VR체험구역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PC방은 선천적으로 많은 방문자수와VR유저로 전환하기 쉬운 유저층(게이머)을 보유하고 있지만, HTC Vive의 생산량이 짧은 시간 내에 5만개 PC방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실제 운영시에 유저들의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 운영의 세부사항들이 잘 관리될 수 있을지 등등의 요인은 아직 미지수이다.
 
투자규모가 가장 크고, 전체적인 솔루션과 운영이 가장 복잡한 VR테마파트 영역에는 자본규모, 노하우 등 진출할 능력을 가진 소수의 업체들을 위주로 발전해갈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VR테마파크 더 보이드(The Void)의 주요 투자자인 샨다가 중국에서 제휴파트너를 선택하고 있고 테마파크의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알파와 노이톰(Noitom), H.브라더즈(H.Brothers)와 스위트테크(SweetTech) 같이 투자사의 영화/드라마, 애니메이션 IP 리소스와 피투자사의 VR기술을 결합하는 회사들도 VR테마파트 영역 진출에 앞서고 있다.

[중국 '폭풍마경']

2015년에 중국 VR시장규모가 15.4억위안(약 2500억 원)이고 2016년에는 56.6억위안(약94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에 의하면, 2020년에는 550억위안(9조 원)의 시장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6년 상반기에만 중국 VR에 대한 투자 케이스가 117건이고 총 투자액은 40억위안(6600억 원)을 넘었다.

최근에는 텐센트(Tencent)도 VR오픈 플랫품을 출시할 것이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전방위적으로 오픈된 VR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위챗(Wechat)과 QQ의 막대한 유저층(월 액티브 계정수 각각 8억과 9억 개)을 보유하는 텐센트가 VR영역에 본격적인 진입을 선언함에 따라, VR업계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향후 중국의 VR 산업의 전개과정은 점점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참고 자료:
ChinaVenture: 中国VR行业研究报告
199IT: PC与移动之争,谁将主导VR的未来?
京东&IDC: VR/AR市场分析报告
国海证券: 2016年上半年虚拟现实产业跟踪报告
iiMedia Research: 2016上半年中国虚拟现实行业研究报告
极客公园: 2016年中国VR产业全景图

필자=박순우 LB인베스트먼트 중국 대표-샤오리 네오몬게임즈 대표

박순우 대표는?
LB인베스트먼트의 중국법인 대표로 중국의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게임사 한빛소프트 (2002~2006) 상무, 중국 게임사 더나인 부사장(2007~2013)를 거쳐 알리바바 상무 (2013~2014), 엘비인베스트먼트 중국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알리바바, 더나인 등 중국 기업의 임원과 경영진으로 8년여를 근무하면서 중국통으로 알려졌다.

 

 

샤오리(Li SHAO) 대표는?
중국인으로 상하이재경대 국제금융과 학사, 서울대 경영학 석사다. 유비소프트(Ubisoft) 상하이 QA로 시작해서 엔씨소프트 북경R&D센터 PM, 이텐테크 CEO, 다음게임차이나 COO를 거쳐 현재 네오몬게임즈 CEO로 15년 이상 게임사업에 종사해왔다.

네오몬게임즈(Neomon Games)는?
중국의 한국게임 전문 퍼블리셔로 한국 개발사와의 긴밀한 개발협력을 통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함께 사업을 전개한다. 올해부터는 VR영역에도 진출하여 한중 VR업계의 제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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