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게임총괄 떠나 투자자 변신 “될성부른 중국사 투자 3개 성공”

알리바바 게임총괄 떠나 투자자 변신 “될성부른 중국사 투자 3개 성공”

그를 7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부산 지스타2014 행사장 인근 커피숍을 만난 게 지난해 11월. 당시는 중국의 최대 IT기업 알리바바그룹 게임 총괄이었다. 이제는 그의 명함에는 LB인베스트먼트 상무로 찍혔다.

박순우 상무가 게임업계를 떠나 전격적으로 한국 톱클래스 창업투자사 LB인베스트먼트로 옮긴 지 7개월. 자타공인 ‘중국통’인 그는 상하이 현지 사무실에서 ‘낯선’ 투자 분야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그가 중점을 두는 분야는 모바일금융과 전자상거래, SNS, O2O, 헬스케어, 미디어 및 콘텐츠 등 6개 영역이다. 그는 “2015년 한군데씩 투자 목표를 세웠다. 150개 회사를 검토해 금융-상거래-SNS 3개사에 투자했다”며 “하반기에도 3개사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6개사에 300억~400억 투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상무의 투자철학은 “제품을 가장 잘 아는 투자자가 마음을 살 수 있다”는 것. 그는 중국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와 함께 한국 벤처의 중국진출과 중국 기업 한국 진출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한 그를 서울 삼성동 LB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서 만나 '중국 투자 성공스토리'를 들어봤다. 

■ 한국 게임업계 ‘이슈메이커’에서 ‘중국투자 귀재’ 변신
박 상무가 한국 게임업계 이슈메이커가 된 것은 지난해 초 알리바바 한국지사를 만들면서다. 알리바바가 모바일게임 사업에 진출하면서 게임사업의 소싱과 투자처 물색의 책임자로 그를 선택한 것.

데이팅앱
아닌 게 아니라 그는 2002년 한빛소프트 전략기획실 입사해 최연소 임원에 올랐고, 2007년에는 과감하게 중국으로 건너가 한국인 최초의 중국 대형 게임사 더나인 사장이 되었다. 게임업계에서는 가장 유명한 ‘중국통’ 중의 하나였다.

한때 한국 게임업계에서는 “박순우가 만난 회사는 주가가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게임이 주종목이 아닌 알리바바의 게임에 대한 신중한 태도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지원을 하고 싶은 생각에 투자회사에 둥지를 틀 결심을 했다".

“제가 쌓은 중국 시장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와 인맥을 보태고 싶다”는 합류 당시 말처럼 그렇게 변신은 중국 10년차의 경험치는 실적으로 증명했다.

모바일과 인터넷에만 투자하는 그는 남녀교제 데이팅 앱에 무려 100시간 ‘밤낮없이 손이 마비가 올 정도’로 직접 해보았다. 물론 그는 남녀교재 앱만이 아니라 모든 제품을 100시간은 해본다. 하루 50만 액티브 유저가 있는 네이팅 앱은 리텐션률이 55%로 게임보다 비교 안될 정도로 높다(55%, 게임의 경우 1주일 20~30%)

모바일 상거래앱
그리고 금융 상품으로 지난해 7월에 창립한 창업자를 크리스마스에 만나 한달 만인 1월 20일 투자했다. 지난해 12월 1개월 펀드판매가 5억원이었다. 올해 4월에는 2000억이 판매되었다. 올해 1조 5000억원이 목표다.

여기에다 ‘볼로메’라는 모바일 상거래(모바일 커머스)를 선택했다. 중국인을 위한 해외직구 회사다.  기존 커머스는 쇼핑몰은 영세하고 짝퉁이 많다. 하지만 ‘볼로메’는 가격과 진품 가리기는 문제점을 해결했다. 매출 목표는 한 해 1조 이상이다.

그는 “볼로메는 BJ가 물건을 만드는 곳이나 파는 곳에 직접 가서 브로드캐스팅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시간으로 댓글이 올라오고 BJ는 그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세계 유일, 모바일 안에서 TV생방송으로 물건을 판다. 한국으로 치면 TV홈쇼핑+VJ특공대 느낌이다. ‘쇼퍼테인먼트’라고 할 수 있다. 한국-화장품, 여행, 성형외과 가격 투명화한다. 한류스타를 고용하며 화장품을 소개하고 매출 쉐어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국과 일본 상품을 취급하고 내년에는 미국과 유럽의 상품으로 확대된다. 최근 회사를 위해 한국지사장을 추천 영입하였으며 한국지사가 설립 중에 있다. 올해 안에 15~20명 규모로 확대된다. 

■ 기획부터 해외진출...“만들고 나서 찾으면 늦는다”
중국 투자와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그가 강조한 것은 투자에는 실용적으로 접근하라는 것.

세계 유일 모바일 안에서 TV생방송 상거래 '볼로메'
그는 “만들고 나서 찾으면 늦을 수 있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한국만 보지 말고 해외 진출을 생각하면 좋겠다. 개발 중인 제품과 비슷한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우리 제품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는 무엇인지 등 리서치를 많이 하는 것이 해외진출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보니 초기 단계의 많은 기업을 보고 있다. 미국의 소식에도 귀를 열고 있다 보니, 제품 개발 단계, 해외현황 등 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참신한 제품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지 시장에 이미 존재하고 있거나, 개발 중에 있는 것들이 있는 것도 있을 수 있다”며 “이미 개발된 경우에는 현지화 및 시장개척을 도와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LB가 투자한 덱스터(대표 김용화)는 중국 다롄완다그룹(회장 왕젠린)에서 1000만 달러(한화 약 11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이 회사는 영화에 들어가는 시각 효과를 만드는 업체다.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과 '미스터 고 3D' 등의 시각효과(VFX)를 담당했던 VFX 전문기업으로 최근에는 많은 중국영화에서 덱스터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에서 초기 투자에 참여해 성공한 덱스터처럼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술이 있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점을  중국 시장이 알면 ‘로컬에 맞는 튜닝’을 위한  좋은 파트너의 발굴과 협력이 더욱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 LB인베스트먼트 2007년 상하이 지사 설립
박순우 상무는 1999년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계 경영컨설팅 회사인 ADL에서 기업전략과 M&A 전문가로 일했다. 그러다가 그 회사에서 설립한 ADL 파트너스의 심사역으로 활동했다. 투자처를 발굴하던 중 게임산업이 눈에 띄었다. 이후 한빛소프트에 입사했고, 2007년에는 중국 게임사 더나인 대표가 되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중국에서도 8년 전부터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하고 있고, 중국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 조직을 두고 있어 박 상무와 ‘이심전심’ 통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한국 게임업계에도 넥슨과 아이덴티티, 4:33, 펄어비스를 투자한 인연이 있기도 하다. 박 상무는 게임업계에서의 경영 경험과 중국 현지에서의 인터넷 사업전반에 대한 인맥과 경험을 LB에서 실현하고, 중국의 주요 VC 투자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LB인베스트먼트의 VC 운용 규모(5600억 원) 가운데 중국투자 비중은 25% 정도이며 그 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LB는 상하이 법인에 이어 하반기부터는 베이징으로 활동무대를 넓혀갈 예정이다. 2014년 중국의 저명한 VC/PE 평가기관인 차이나벤처스서 선정하는 해외 VC 25위에 올랐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VC/PE가 8000여개라는 점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였다.


# 박순우는?
2014 LB인베스트먼트 상무(상하이)
2014 알리바바 게임담당 총괄 이사
2010. 더나인 부사장겸 더나인코리아 대표이사
2007. 더나인 부사장
2006.01 더나인코리아 대표이사
2006. 문화컨텐츠 수출 유공자로 국무총리상 수상
2006. 한빛소프트 상무
2004 한빛소프트 이사
한빛소프트 해외사업팀 부장
한빛소프트 전략기획실
한빛소프트 신사업 TFT팀
한빛소프트 해외 비즈니스 업무팀
2002.04 한빛소프트 입사
1999년 ADL(Arthur D Little) 컨설턴트/ 벤처캐피탈리스트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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