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정리한 판교테크노밸리 "1000사 입주-여성 9.48% -뜨는 현백" 주목

[키워드로 본 '게임특별시' 2016년 판교] "여성 9.48 '남탕'-현백 핫 플레이스 등극"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중심지 판교테크노밸리가 준공 기준 7년차를 맞았다.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것이 변했다. 엔씨소프트 R&D센터, 안랩, 이노밸리, 유스페이스, H스퀘어 등 IT기업들이 밀집한 대형건물들이 들어섰고, 이들 주변을 따라 대규모 상권이 형성됐다.

게임매체에게 판교테크노밸리는 심심하면 한번씩 찾아오는 단골소재 중 하나다. 게임톡도 지난 몇 년간 판교테크노밸리의 변화를 시시각각 담아왔으며, 올해도 어김없이 관찰조사에 나섰다. 게임톡 창간 4주년을 맞아, 2016년 현재의 판교테크노밸리를 7개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1002’ – 4년만에 입주기업 1000개 넘기다

경기도가 발표한 2015년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2015년 7월 기준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기업은 총 1002개다. 2011년 첫 입주를 시작했을 때 83개였으니, 4년만에 12배 이상 증가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모바일과 게임을 합친 CT기업이 90개(9%)다. IT기업(반도체, LCD,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등)이 641개(64%), BT기업(신약개발, 의료기기 등)이 100개(10%), 기타업종(자동차, NT, 공공지원기관 등)이 170개(17%)다.

수치상으로는 게임사 숫자가 적게 느껴지지만, 상위 10대 게임사 중 7개(넥슨, 엔씨소프트, NHN,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 네오위즈, 웹젠)나 포함된 것을 감안해야 한다. 엑스엘게임즈, 엔트리브소프트, 다음게임 등 규모가 큰 게임사들도 입주했다. 집적효과 시너지를 얻으려는 수많은 소규모 게임개발사와 스타트업들도 줄을 이었다. 판교테크노밸리는 대한민국 게임특별시로 자리잡았다.

한편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2014년 기준 69조3822억원이다. 2013년 매출액 54조16억원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9.48%’ - ‘남탕’ 수준의 성비불균형 여전

남중-남고-공대로 이어졌던 개발자들의 테크트리는 직장에서도 계속됐다. 2015년 7월말 기준 판교테크노밸리의 전체 근로자 수는 7만577명으로, 이 중 9.48%인 7021명만이 여성이다. 물론 식당이나 카페 등 상권에서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제외한 수치다.

“아닌데? 우리 회사에는 여성이 많은데?”라고 생각하는 게임사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나 NHN의 경우 여성 근로자들의 수가 30% 안팎에 달하며, 여성가족부의 정책 모니터링에 따르면 게임 분야 여성 근로자 비율은 평균 26.1%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옆 IT회사 중 어딘가는 100%에 수렴하는 남성 근로자들만 득실댄다는 이야기다. 그 안타까운 회사를 위해 치얼스. 게임회사여서 행복한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한편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게임을 비롯한 문화콘텐츠 업종에서 종사하는 여성 중 68.7%는 미혼이며, 임신한 이후에도 일하는 경우는 29.7%에 불과하다. 특히 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응답자의 43.2%가 “임신한 여성은 모두 퇴사했다”고 답했다. ‘남탕’을 벗어나고 싶다면 기혼 및 임신 여성을 좀 더 배려해야 할 것 같다.

‘현백’ – 판교 대표 핫플레이스

판교 최고의 명소를 꼽으라면 단연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2015년 8월 21일 개점한 현대백화점의 영업면적은 9만2578㎡로, 수도권 소재 백화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렇게 넓어도 주말이면 고객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가 된다. 개점 첫날 하루 매출만 45억원을 올렸을 정도다.

현대백화점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식품관이다. 미드 ‘섹스앤더시티’를 통해 유명해진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대구의 유명빵집 ‘삼송빵집’, 부산의 ‘삼진어묵’ 등 유명 맛집들이 줄줄이 입점했다. 맛을 보려면 한두 시간 기다려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현대백화점에 고객들이 집중되면서 주변상권은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현대백화점이 들어서기 전, ‘왕년의 명소’로 손꼽혔던 백현동 카페거리나 아비뉴프랑도 졸지에 파리만 날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상인들은 현대백화점 앞에서 상여를 메고 시위했고, 결국 성남시의 중재로 현대백화점과 판교상가연합회는 상생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320만원’ – 강남보다 비싼 땅값

판교는 대표적인 자족형 도시다. 낮에는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일하고, 밤에는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잠을 잔다. 베드타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다른 신도시들과는 다르다. 그래서인지 땅값이 유독 비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11월 기준 판교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320만원이다. 집값 비싸기로 이름난 강남 송파구의 2257만원보다도 높다. 2015년 한해 동안에만 아파트 가격이 평균 5% 올랐다.

오피스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강남에서 판교로 이전한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거주지를 바꾼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3월에 삼성물산 건설, 리조트 부문이 입주하면 오피스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높다.

'트램' – 주차난 해소할 구원투수

판교테크노밸리의 고질적인 약점은 주차난이다.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보니 수많은 직장인들이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데,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도로변마다 불법주차한 차량들이 넘친다.

이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성남시가 내놓은 해결책이 바로 노면전차 트램이다. 신분당선 판교역 1번 출구부터 판교테크노밸리까지 총 1.5km의 트램노선이 건설되며, 정거장은 총 4개다. 성남시는 올해 2월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돌입하고 약 1년간 공사를 진행해 2018년 개통할 계획이다. 트램이 달리기 시작하면 판교테크노밸리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된다.

트램은 유럽과 일본 등 전 세계 380여 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일반 도로에 레일을 설치해 전기를 동력원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기존 경전철과 달리 별도의 전용궤도와 역사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16명 – 잊지 못할 그 날의 비극

환풍구가 무너져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친 추락사고가 발생한지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났다. 망가진 환풍구는 복구됐고 뻥 뚫린 구멍은 덮개로 가려졌지만 그날의 악몽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다. 한동안 사고가 일어났던 해당 주차장의 지하 4층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상당수였을 정도로 트라우마는 심했다.

지난 1월에는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행사주최자와 시공업자들에게 무더기로 실형이 선고됐다. 기소된 10명 중 5명은 금고 1~2년 또는 징역 1년, 4명은 집행유예, 1명은 무죄를 받았다.

야외공연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법안도 강화됐다. 기존에는 3000명 이상의 공연에만 재해대처계획을 수립 및 제출해야 했지만, 이제는 1000명 이상의 공연도 공연 개시 7일 전부터 재해대처계획을 수립하고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제2의 테크노밸리’ – 성장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3일 판교 제2 테크노밸리의 기공식이 열렸다. 기존의 제1 테크노밸리에서 부족했던 공간들을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 첨단 산업단지를 추가하게 된 것이다. 성남시 시흥동 옛 한국도로공사 부지와 인근 금토동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역 등 43만㎡ 부지에 1조 5000억원을 투입해 6개 공간으로 나뉜 첨단 클러스터가 들어선다. 2017년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국토부는 제2 테크노밸리가 완공되면 1600여개 기업, 10만 명이 근무하는 한국판 실리콘밸리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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