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DeNA서울 이일수 대표-중국 로코조이엔터테인먼트 조위 대표-게임톡

[삼성동 전격 회동] 일본 DeNA서울 이일수 대표-중국 로코조이엔터테인먼트 조위 대표

청말 띠 갑오년이 노루꼬리만큼 남았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돌아보고 푸른양 띠인 을미년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올해 한국 게임업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텐센트로 대변되는 외국 자본의 한국 상륙이었다. 텐센트는 넷마블에 5300억을 투자했고, 파티게임즈에 200억을 투자했고, 라인과 함께 손잡고 4:33에 1000억대를 투자했다. 외국계인 일본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은 광고비 200억원을 퍼부으며 구글플레이 매출 1위(17일 현재)에 올랐다. 영국 킹닷컴의 ‘캔디크래쉬사가’(11위)와 중국계 가이아게임의 ‘도탑전기’(15위)도 돌풍을 일으켰다.

▲ 이일수 DeNA서울 대표(왼쪽)와 조위 로코조이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처럼 한국 게임시장은 이제 단순한 한국게임만이 경쟁하는 시절은 지났다. 게임톡은 세밑에 서울 삼성동 한 중국집 '리밍'에서 일본 DeNA서울 이일수 대표(37)-중국 로코조이 엔터테인먼트 조위 대표(32)와 ‘단란한’ 토크를 가졌다.

세계 각국 청년들이 마치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 같은 콘셉트을 가진 한 종편채널의 형식을 차용했다. 회동을 한 3인은 우선 한국어를 능통했다. 그리고 두 명은 고려대 어학당의 2003년 같은 시간대에 다닌 ‘희한한’ 인연을 가졌다.

■ 2003년 안암동 고대 캠퍼스에 무슨일이....
기자가 두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은 인터뷰 때문이었다. 이일수 대표와의 8월 인터뷰( http://gametoc.han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92   )와 조위 대표와의 10월 인터뷰(http://gametoc.han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22889 )순이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달 초 이일수 대표와 점심을 하러 DeNA서울 사무실 앞에서 만나, 길을 건너 4:33 사옥 앞길을 지나다 로코조이 조위 대표를 만난 것. 알고 보니 이일수 대표가 안내한 식당은 기자가 방문한 적이 있는 로코조이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앞이었다. “어, 로코조이 쪽이네”라며 “조위 대표를 한번 만나러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호랑이도 자기 이야기하면 나타나듯” 눈앞에 조위 대표가 나타났다. 점심을 하러 건물을 나선 참이었다.

▲ 고려대 어학당에서 연극하던 조위 대표(가운데).

▲ 조위 대표의 고려대 어학당 시절 동기들의 사진.
그렇게 만나 길거리에서 서로 소개시켜주고 이후 기자가 “이것도 인연이 있으니 같이 만나자”고 ‘비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다행히 셋이 한국어로 대화가 가능해 조위 대표 사무실 인근 ‘중국집’에서 만나기로 날을 잡기로 했다.

당초 한국-중국-일본 ‘게임이야기’를 해보자는 의도는 정식 상견례를 마치자마자 의제가 급변경되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고려대 선후배”였던 것. 그것도 11년 만에 만난, 실은 학교 다닐 때는 안면도 몰랐던 기막힌 사이였다. 2003년 고려대 어학당 학생으로 조위 대표는 안암동 고려대 정문 주유소 뒤, 이일수 대표는 후문 쪽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추억의 앨범을 뒤지듯 학교이야기가 나오자 이 대표는 “고대 나그네 파전과 동동주가 맛있었다. 지난해와 올해도 먹으러 갔다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위 대표도 뒤질세라 “어학당 시절 연극을 했다”며 당시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당시 스승님인 “송금숙 선생”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환한 표정으로 마음의 벽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리고 “최근 만나 닭갈비를 먹었다”(조위) “저도 최근에 만났다”며 정말 선후배로 돌아갔다,

■ 일본-중국 게임사 대표로 한국 컴백 “11년만에 해후”
두 사람은 어떻게든 만날 운명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에 출장 형식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다 DeNA서울 부사장으로 부임했고, 올해 2월에는 대표에 취임했다. 2004년 3월 떠났던 조 대표는 올해 6월 로코조이의 한국 지사가 생기면서 한국에 들어왔다.

‘컴백코리아’의 궤적은 비슷하다. 이 대표는 일본의 상장사로 프로야구팀을 거느릴 정도의 유명한 IT회사의 한국지사 대표가 되었고, 지난 6월에는 변호사인 아내도 두집 살림을 청산하고 삼성동 집에 합류했다. 조 대표는 중국에서 2년간 매출 1위 모바일게임 ‘마스터탱커’의 개발사 한국회사 대표가 되어 고대 어학당 시절 만난 ‘여친’과 결혼해 부부로 한국을 찾았다.

그렇다면 이제 게임사 한국지사 대표 모드다. 이일수 대표는 “DeNA는 한국 진출해 ‘바하무트’(매출 10위권) 등 초반에 매출이 좋았지만 ‘블러드브라더스’(매출 30위권) 이후 상위권에 오른 게임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가 출시 1주일만에 40위 권에 진입하며 선전 중”이라며 “올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반응이어서 기쁘다”라고 웃었다.

▲ 최근 상승세 중인 DeNA서울의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사전 등록 6만 명을 기록한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는 성우들이 일본 요요기 체육관에서 1만 3000명 팬 앞에서 공연 이벤트를 했고, 라이브로 전국 영화관에서 영상을 관람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 한국에서도 처음으로 코엑스메가박스에서 라이브뷰잉을 실시했는데 팬들이 5시간 동안 서서 응원했다. 팬들은 일본에 비해서 적지만 열정은 비슷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인기 모바일게임 ‘마스터탱커’는 월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며 거의 2년간 중국 시장 1위를 달렸다. 개발사 로코조이(LOCOJOY)는 로코조이엔터테인먼트라는 한국 지사를 만들면서 개발사와 협력사에게 같이 통할 수 있도록 ‘한국회사 느낌’으로 운영할 포부를 밝혔다.

조위 대표는 “첫 모바일게임으로 RPG ‘스파르타 킹덤’을 1월 초 런칭한다. 연말 오픈 준비로 눈코뜰새 없지만 본사의 든든한 지원 속 새로운 출발이 즐겁다”고 말했다.

■ 양띠해 “DeNA는 한국파트너 작품, 로코조이 분기당 게임 2개 출시”
연말에 기분 좋게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성적표를 받아든 DeNA서울은 내년에는 상반기 4~5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제가 부임한 이후 본사 직원이 더 많았던 조직도 지금은 거의 대부분 로컬화했다. 50여명 거의 대부분이 경력직이다. 개발 관리의 노하우가 갖춰지고 한국개발사와 협력이라는 장점을 살릴만한 인재풀”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에 사업 방향성을 변경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1년 넘게 개발해온 게임들이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이 게임들은 한국시장만이 아닌 해외시장을 위한 준비도 갖추어져 있어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된다. 양띠해는 진화된 DeNA서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로코조이 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은 현재 10명. 조위 대표가 NHN에 근무하던 시절의 인연들이 속속히 합류했다. 조위 대표외에 모든 한국인이다. 그는 “내년 1월 ‘스파르타 킹덤’을 출시하고 1분기 2개, 8개 정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위 대표는 “올해는 한국의 우수한 개발사와 많은 미팅했다. 투자 및 퍼블리싱 계약된 게임이 내년 상반기에 출시된다. 내년에는 중국 본사 게임까지 추가되면 많이 바쁜 해가 될 거 같다. 빠른 시일 안에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과 함께하는 로코조이 엔터테인먼트로 훌쩍 성장하겠다”라고 말했다.

▲ 내년 1월 출시할 로코조이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게임 '스파르타 킹덤'.
11년만의 해후, 세밑의 이 만남이 더욱 훈훈한 것은 한중일 3국 대표가 편하게 한국말로 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안암동 고대 캠퍼스 인근 고추튀김을 좋아하는 이일수 대표와 순대국이나 삼계탕 등 한국 음식이라면 모두 다 좋아하는 조위 대표는 한국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외에다 하나 더 있다. 역시 속일 수 없는 “끈끈한 것으로 유명한 고대 선후배 사이”였다.

이번 비정상회담은 조위 대표 초청 형식이었는데 계산할 때 이일수 대표가 “선배가 내야지”라며 먼저 냈다. 1시간 만에 선배의 포스가 느껴졌다. 두 사람은 “넘어져도 닿을 정도로 회사가 가까운 곳에 있으니 자주 만나자. 내년에는 해외 지사의 대표이자 선후배로 고민들을 더 많이 공유하자”며 웃으며 헤어졌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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