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원작, 유비 찌질남 해석...‘전투’ 컨셉 잘 살려 오락실 인기

삼국지라는 소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전 세계적인 콘텐츠가 된 지 오래다. 최근 영화로도 나오고 드라마는 물론 만화, 애니, 게임으로도 나오는 등 소재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도 TV에서 만화 삼국지를 아침에 방영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만화 보려고 일찍 일어나던 꿈나무 시절이 있었다.

어느날 오락실에서 본 ‘천지를 먹다’ 게임은 삼국지로 한창 상상의 세계에 빠져 있던 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동네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관우다 관우!” 하고 소리쳤고, 누가 봐도 캐릭터를 알 수 있을 만큼 삼국지는 우리에게 친숙하고 익숙한 소재였다. 또한 누구나 삼국지에서 되고 싶은 인물이 있었고 그것을 게임으로 해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그때 당시 정확한 이름보다는 그냥 “삼국지” 게임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나중에서야 이 게임의 이름이 ‘천지를 먹다’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꽤 오랫동안 필자의 동네에서는 “삼국지” 게임으로 통했다. 나중에 나온 KOEI의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 게임과 이름이 혼동되어 ‘오락실 삼국지’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지만...

관우, 장비, 조운, 황충, 위연..? 아니 저기에 왜 위연이 끼어 있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게임을 했지만, 5명 캐릭터라고 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이 있지 않나? 그러면 저기에 위연이 끼어 있으면 안 되는데, 캐릭터 선정에 어떤 기준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필자와 또래의 친구들은 사실 저 대머리 아저씨가 위연인지도 몰랐다.

맨 앞에 관우나 장비까지는 아 딱 봐도 관우네? 하고 알았지만, 조운부터는 조운이다. 마초다, 아니다 저건 유비다. 하는 등 삼형제 구색 맞추기에 싸움이 잦았고, 활 들고 있는 할아버지도 사실 딱 봐도 ‘황충’이지만, 그 당시에는 하후연이다 황충이다 싸움도 많이 했다. 하후연인데 왜 글자가 두 개냐?는 물음에 발음은 ‘하후연’이지만, 한자로 하면 두 글자다. ‘북경(北京)’도 ‘베이징’이라고 하지 않느냐? 하는 나름대로 신빙성 있는 주장으로 그런가 보다 했지만, 끝끝내 마지막 대머리 아저씨가 ‘위연’이라는 사실에는 별로 흥미나 관심이 없었다(미안하다 위연..). 중학교에 올라가서야 한문 시간에 글자 몇 개 배우고 나서 제대로 된 이름이 조운과 황충이라는 것을 알았지만(구름 雲자와 누를 黃자를 배웠다.) 위연은 끝끝내 “그럼 얘는 누구지?” 하고 아무도 알지 못했다(위연 한자 너무 어려워!)

■ 본격 액션 삼국지
‘천지를 먹다2(天地を喰らう2, Dynasty Wars II)’ 게임은 모토미야 히로시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게임이다. 동탁 타도 이후 조조를 타도하기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 중에서는 가장 액션성이 뛰어난 게임이 아닌가 한다.

그 당시 대부분의 삼국지 게임이 시뮬레이션이나 RPG 장르의 게임으로 나왔던 것에 비하면 삼국지의 소재 중에 ‘전투’라는 컨셉을 잘 살려낸 게임이다. 원작 만화의 경우 캐릭터의 재해석이라 불릴 만큼 기존 삼국지 캐릭터를 생각하고 본다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데, 그런 느낌이 게임에 고스란히 살아있다.

인덕과 중후함의 매력으로 처음 본 사람도 그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유비의 경우도 초 찌질남으로 보다 보면 짜증이 날 정도이며, 마족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 작품의 세계는 천상을 넘나드는 스펙터클한 막무가내식 설정이 그 매력이다. 하지만, 보는 이에 따라 원작보다는 게임이 더 재미있다고 할 만큼 원작 만화의 경우 실망할 수도 있으니 찾아보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 RPG + 액션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삼국지 게임 중에 ‘천지를 먹다’ 게임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단순히 액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레벨과 아이템의 개념 등 RPG적인 요소들이 곳곳에 적재되어 있어서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캐릭터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게임 진행 중에 경험치를 많이 획득하면 레벨업이 되고 최대 체력과 무기 또한 업그레이드 된다.

절로 고기를 먹고 싶게 만드는 보너스 스테이지
1편과 2편은 게임성에서 약간의 차별성을 보인다. 1편이 액션성에 치중했다고 하면 2편은 보다 RPG적인 요소를 많이 도입했다. 또한 1편에서는 유비, 관우, 장비, 조운 이렇게 4명이 나오는데, 2편에서는 유비가 빠지고 황충, 조운이 추가됐다. 아마 초기에는 유비도 많이 싸움에 나가야 됐지만, 2편쯤에는 이제 짬도 좀 되고 하니 밑에 애들? 내 보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은 마지막 최종 보스가 조조가 아니라 여포라는 점이다. 1편에서는 최종 보스가 동탁으로 나오지만, 2편에서는 사실상의 보스가 여포로 나온다. 조조가 나오기는 하지만, 왜 최종보스가 여포라고 했는지는 게임을 해 본 분들이라면 아실 것이다(아직 안 해보신 분이라면 최종 보스를 꼭 깨보시기 바란다).

천지를 먹다2 게임의 스테이지는 총 9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스테이지마다 소설 삼국지의 소재를 스토리로 잘 살려냈다. 게임의 스테이지는 박망파에서 신야성을 지나 장판교를 거쳐 적벽에까지 이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천지를 먹다 RPG
한때 깜빡 속아서 샀던 타이틀이 있었으니, ‘천지를 먹다’(RPG) 게임이다. 당시에는 게임기 숍에서 게임기는 물론 게임팩도 팔았다. 중고 팩을 사고 팔기도 했고, 가지고 있던 게임팩을 가져가면 다른 게임으로 교환도 가능했다. 물론 게임의 인기도에 따라 추가금이 지불되는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인기 없는 게임을 선택하면 추가금을 받기도 했다. 필자는 오락실에서 했던 그 게임을 생각하고 구한 팩이지만, 실상 팩을 넣고 전원을 켜니 나오는 화면은...

공황상태에 빠졌던 필자가 한참 후에야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숍에 가서 교환한 팩은 ‘SD건담 가차폰’인가 하는 게임이었다. 한 일주일 해보고 다시 바꾼 팩은 ‘파이널 판타지3’였다. 게다가 추가금을 무려 1만5000원을 더 줘야 했다. 물론 한참 뒤에는 그 가격도 떨어졌지만, 그 당시에는 드퀘와 파판은 초절정 인기팩이라 중고시장에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타이틀이다. 그 돈이면 어지간한 팩은 살 수 있는 돈인데, 추가금이 그 정도라니 바가지가 너무 심한거 아닌가 했지만, 파판3 대화창에 낄 수가 없으니 돈을 내서라도 구입해야 되는 게임이었다. 그리고 지역적인 한계도 있었는데, 서울에 가면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게임도 일단 지방은 +추가금이 주인장 맘대로 붙는 것이 관행이었다(지금은 온라인 쇼핑몰로 가격 비교도 할 수 있지만..).

서울에 올라가는 왕복 차비(고속버스, 기차) 생각하면 알면서도 그냥 돈을 낼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다. 서울에서 7000 하는 3M 2HD 디스켓 한 박스가 필자의 동네 컴퓨터 가게는 1만2000원 해도(욕하면서) 살 수밖에 없었다.

전설의? 파이널판타지3
비싼 돈 주고 산 게임팩이니만큼 본전(?)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그 당시에도 유명한 게임이었지만, 사실 그 때 당시 비슷하게 재미있는 게임은 많이 있었다. 지금에 와서 이렇게 유명한 게임이 될지 몰랐지만, 비슷한 시기에 재미있는 다른 게임들이 묻혀진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그래도 파판 시리즈가 이렇게까지 유명한 게임이 될 줄 알았다면 미개봉으로 하나쯤 소장해 두는 건데 아쉽다. 의외로 같은 시기에 라이벌 게임이었던 드퀘(드래곤 퀘스트)는 파판만큼의 다양한 채널로 인기를 얻고 있지 못한 듯한 느낌도 든다(뭐, 어쨌든 지금은 두 회사가 합쳐서 하나의 회사가 됐으니까..).

■ ‘천지를 먹다’ 시리즈 다양한 기종에 이식
천지를 먹다 시리즈(시리즈라 부르기 다소 민망한 숫자지만)는 그 인기를 타고 역시나 다양한 기종으로 이식되었다. 그 중에 제일 이식이 잘됐다고 생각되는 건 역시나 PC엔진판 ‘천지를 먹다; 이다. PC엔진용 게임 중에는 명작 게임 타이틀이 많은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천지를 먹다' 게임이다.

천지를 먹다-PC엔진
천지를 먹다 1편 PC엔진판은 1994년 6월 17일 발매(8800엔)했으며, PC엔진 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그 당시 가정용 게임기답지 않게 음성 지원이 됐으며, 현재까지도 콜렉터들에게 수집 대상으로 인기가 있는 게임이다. 필자도 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할 수가 없는 게임 중에 하나이다.

업소용이나 PC엔진 외에도 FC(패미컴)버전이나 GB(게임보이)등으로도 출시되었다. SFC(슈퍼패미컴)으로도 출시되었으며, PS(플레이스테이션)이나 SEGA 새턴으로도 출시되는 등 거의 모든 기종으로 출시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다양한 기종으로 출시될 수 있는 기준은 판매량이고 그 판매량이 바로 인기를 가늠한다고 볼 때 이 게임은 그 당시 상당히 인기 있는 게임 중에 하나였음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 3년 이후 나올 게임을 엔딩에 광고 ‘눈길’
그 당시 게임들의 엔딩과는 다르게 이 게임은 나름대로의 멀티 엔딩 방식을 지원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조조를.. 더 이상 쓰면 스포일러가 될 듯 하여 생략하도록 하겠다. 역시 직접 게임을 해보고 느끼는 것이 제일 좋을 듯 하다.

엔딩하면 또 기억나는 것이 천지를 먹다 1편의 경우 무려 3년이나 지나서 나올 2편에 대한 광고가 엔딩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출시 못 하면 어쩌려고 그랬지?). 반드시 출시된다는 믿음이 회사 내에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지금의 온라인 게임 시대에는 엔딩이 없는 게임도 많고 엔딩이 있다 해도 그것이 게임에 전반적인 스토리와 크게 연관성이 없는 게임이 많다. 그래서 게임이 하나의 스토리를 담고 있고 그 스토리 안에서 주인공이 되어 희로애락을 경험해가며 성장한 자신을 그간의 힘들었던 여정(과정)과 함께 추억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엔딩 장면이다. 그래서 엔딩이 없는 게임이라니 뭔가 결말이 없는 소설처럼 무상하다는 느낌도 든다.

멀티 엔딩 개념의 경우 꽤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곳은 바로 게임을 한 번만 하고 끝내지 않고 여러 번 시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특히나 엔딩이 여러 개 이상인 게임들은 하고 또 하고 하고 또 하고 모든 엔딩을 보기 전에는 이 게임을 접지 않겠다!는 열혈 유저들에게 오랜시간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필자의 주변에도 아직까지 PM을 몇 십 번이나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멀티 엔딩’ 게임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 다양한 엔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이 게임에는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지금 A를 선택한 것이 한참 뒤에 어떤 작용을 한다던가 지금 왼쪽 길을 선택한 것이 중요한 분기가 된다던가 하는 식의 게임진행이 아니다 보니 본격적인 멀티 엔딩 게임으로 보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으나, 그 당시 게임들이 하나같이 획일적인 엔딩장면만 있었다는 점에서 그 와는 다른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 삼국지 캐릭터 선택의 기준
이 게임이 인기를 끌 무렵 누구나 직급-직책에 맞는 캐릭터가 정해져 있어서 자기가 관우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함부로 관우를 선택할 수는 없었다. 친구들과 같이 게임을 할 때는 적당히 상대방의 서열을 생각해가며 “네가 관우 할래? 그럼 내가 조운할게?” 와 같이 적극적인 의사소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실렉트라는 무례함을 범했다가는 친구 사이를 유지-보수 하는데 꽤나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물론 필자는 주로 장비나 황충을 선택하곤 했다. 하지만, 호랑이 없는 굴에는 토끼가 왕이라고, 관우급 친구가 없는 상황에서는 필자가 관우를 선택하기도 했다(이것은 보글보글의 녹색, 파란색 공룡 선택만큼 민감한 문제였다).

천지를 먹다와 같이 다양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게임들이 이 이후에 많이 등장하였는데, 기존에 1, 2인용 게임은 캐릭터가 2개로 고정되어 있었던 반면에 최소 3~5명까지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물론 캐릭터마다 기술이나 성능에 차이가 있어서 어느 하나가 우월하게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도 선호-비선호는 존재하였다.

특히 천지를 먹다2의 경우 대머리 아저씨(위연)는 거의 선택하는 친구가 없었던 것이, 딱 봐도 관우나 장비, 조운처럼 뭔가 뽀대나고 소설 안에서도 영웅 등급인 캐릭터가 있는데, 굳이 머리 다 벗겨진 이상한 아저씨를 선택 할 이유는 없었던 것이다(대머리 아저씨들 욕 하는 게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선호하는 캐릭터는 당연히 누군가 1명밖에 고를 수 없었고, 지금의 온라인 게임처럼 먼저 선택한 사람이 선택권을 가져가는(롤에서 선픽이라 말하는) 시스템이 그 당시에 있을리 만무했다(물론 롤 같은 게임도 여러 명이 같이 하게 되면 그 안에서 순서를 정하기도 하지만..).

간혹 맘씨 좋은 관우 등급 친구가 “오늘은 네가 관우 해.” 라고 특별히 캐릭터 선택권을 주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개의 경우 등급에 다른 캐릭터 선택은 예외 없는 불문율과 같은 것이어서 함부로 그 고유영역에 침범하는 무례함을 범해서는 용서받지 못 할 짓이었다. 물론 아무도 없을 때 먼저 가서 캐릭터를 선점 하는 행위는 묵인 되었으나, 혼자 가서 얌체처럼 구는 행위는 누적됐을 경우 그에 따른 응징을 받기도 했다.

■ 말을 타면 무장이 달라진다.
천지를 먹다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걸어 다니면서 게임을 진행하는 ‘보병’ 역할이지만, 간혹 말에 타서 게임을 진행하기도 한다. ‘보병’과 ‘기마병’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엄청난 것으로 실제 전장에서도 말에 올라탄 적군을 보았을 때 느끼는 위압감은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들다(마치 그때 당시에 싸워본 것처럼 말한다).

내 창을 받아라~
말을 타게 될 경우 사진처럼 무기가 달라지게 된다. 뭔가 훨씬 강력해진 느낌이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강력해진 것 같기는 한데 섬세한 조정은 약간 힘들어서 불편한 느낌도 있다. 또한 말을 탄 것보다는 내려서 싸우는 게 더 효율성이 좋아서 그냥 멋으로 타보는 경우도 많았다.

보통 “기병 1만으로 보병 10만을 헤집을 수 있다”라는 등 기병대의 유닛으로서의 효율성은 이미 역사적인 여러 전투를 통해서 입증된 바 있다(화약 무기가 나오기 이전). 반지의 제왕 에서도 중간에 멋스러운 ‘로한의 기마대’가 전쟁의 승패를 결판 짓게 하지 않았는가? 실제로 원작자 톨킨의 열혈팬이 많은 해외에서는 ‘로한의 기마대’ 돌격 장면에서 환호하면서 기립박수를 쳤다고 한다. 필자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아마 그랬을지도..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불사하며 적진으로 달려드는 기마대의 비장한 각오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 “The Fields of Pelennor”과 함께 나오는 돌진 장면은 필자가 꼽는 “반지의 제왕” 명장면 중 하나이다. 물론 오크 병사들이 세오덴 왕이 주절주절 연설 할 동안 공격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은 변신 장면이나 합체 장면에서는 공격하지 않는다.는 선의의 룰에 따른 것이라고 관대하게 이해해주자. 필자는 이 장면에서 삼국지 시절에 군사(軍師)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냥 일방적인 돌격을 하지 않고 추행진과 같이 진법을 펼치면서 돌격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 마초는 어디로?
엔딩 장면에서도 유비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활약했던 장수들이 등장하는데, 왜 오호대장군 중에 마초가 끼어 있지 않고 하물며, 제갈량도 화면에 나오는데, 위연이 등장하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 개발자 중에 위연의 먼 친척뻘이라도 되는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는 사실과 관계없는 필자의 억측일 뿐입니다).

대망의 엔진
하지만, 여전히 구색이 맞춰지지 않은 것 같은 찝찝함이 오래도록 남는 엔딩 장면이라 하겠다. 또한 캐릭터 선택화면과 엔딩 장면에서도 빠진 마초의 경우 적벽대전 당시에 활약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 자료도 있는 반면에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경우에는 ‘마초 – 적백대전편’ 도 있는 것이 참 헷갈리게 하는 양반이다.

그의 죽음 역시 베일에 싸여 있는 듯 병사설부터 암살설에 자살설까지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천지를 먹다2의 부제가 ‘적벽대전’임을 감안하면 마초가 등장하지 않는 것이 역사적 사실? 에 기인한 고증을 따랐다 볼 수 있지만, 게임 중간 내내 역사적 사실?에 맞지 않는 부분들도 간혹 나오는데, 애초에 그렇게 막 나갈거였으면 마초도 넣어주지 안 넣어준 것은 심히 유감이다.

■ 필자의 잡소리
삼국지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게임으로 만들어진 것은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게임을 꼽으라고 한다면 KOEI의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 시리즈와 삼국지 천지를 먹다 게임이 아닐까 한다. 물론 진삼국무쌍 같은 게임도 있지만..

삼국지 게임이야 말로 중국의 역사를 일본의 게임개발 회사가 개발하여 한국의 게이머가 즐기는 진정한 동남아 3국의 소통의 창구가 되는 콘텐츠가 아닐까 한다.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등 이미 게임이나 영화로 많이 등장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도 친숙한 소재들이다. 자신의 나라의 역사를 대변하고 그것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는 사실이 한 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기자 gamecus.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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