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불여일견' 직접 현장 보고 느낀 소감, 블소-던스-창천2 등 반가운 게임

‘씨스타’는 자타공인 건강미 넘치는 아이돌로 알려져 있다. 쭉쭉 뻗은 긴 다리와 볼륨감이 넘치는 건강하면서도 착한 몸매를 자랑한다고 들었지만,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그냥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기자가 된 후 게임 행사에서 ‘씨스타’를 코앞에서 볼 기회가 있었다. 말이 필요 없는 충격 그 자체였다. 그녀들의 탄력 넘치는 몸매에 며칠간 전신 거울을 피할 정도였다.

‘백문이불여일견(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뜻)’이란 말이 있듯, 말로만 들을 때와 실제 체험하고 느끼는 감동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7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열린 ‘차이나조이’ 역시 이러했다. 차이나조이는 게임쇼 중 2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을 온 몸에 받고 있는 게임쇼다.

게임업계에 뛰어든 지 꼭 5개월. 기자가 경험한 게임쇼는 2012년 11월에 열린 ‘지스타’가 전부다. 그것도 서포터로서 참가했다. 그렇다보니 해외에서 한국 게임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글로만 읽어봤을 뿐, 직접 눈으로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드디어 내게도 기회가 되었다. 19일간 섭씨 38도를 기록해 ‘사우나조이’라고 불린 이번 차이나조이를 통해 거대한 스케일의 중국에서 한국 게임이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이번 게임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전시관은 바로 N1이다. 관람객들이 입장하는 입구와 가장 가까울 뿐만 아니라 텐센트, 샨다, 자이언트, 완미세계, 블리자드, 창유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게임 기업들이 다투어 부스자랑질을 해댔기 때문이다.

중국의 거대한 스케일은 각 부스에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부스의 크기는 사실상 한국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지스타 전시장 전체 크기가 5개나 있다는 사실에 ‘크긴 정말 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관람객 수도 전시장 크기와 비례했다. 중국 최대의 기업인 텐센트와 샨다의 부스는 서로 마주보고 있어, 대기하는 관람객을 위해 중간에 넓은 공간을 두었고 때때로 빽빽이 들어차는 장관을 연출했다.

하지만 기자가 놀란 것은 단순히 중국의 거대한 스케일 때문만은 아니다. 비록 한자는 한 글자도 읽을 수 없었지만, 딱 봐도 한눈에 보이는 반가운(?) 한국 게임들 때문이었다.

텐센트 부스에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이하 블소)’과 올엠이 개발하고 NHN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크리티카’와 만날 수 있었다. 블소의 경우 2년 연속 출품한 게임으로, 따로 부스가 마련되어 관람객들이 직접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크리티카는 부스 바깥쪽 화면을 통해 대기하는 관람객들이 플레이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샨다의 경우 ‘던전스트라이커’가 메인 무대 한 쪽을 꾸미고, 전체 부스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컴퓨터 한 대에 게임을 플레이하고자 하는 유저들이 과자 부스러기에 붙은 개미들같이 새까맣게 모여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또한 7월 24일 중국의 자이언트 네트워크와 수출 계약을 맺은 따끈따끈한 위메이드 ‘천룡기(=창천2)’의 경우 무대 전체가 ‘창천2’로 꾸며졌을 만큼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었다. 기자는 처음 무대를 보고 ‘창천2’가 회사 이름인 줄 순간 착각했을 정도였다.
N3 전시장에 있는 차이나조이의 메인 스폰서 ‘추콩’과 계약을 맺은 핀콘의 ‘헬로히어로’와 24일 중국의 아이드림스카이와 계약체결을 몰래 발표한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도 한국 모바일 게임의 활약상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차이나조이에서 가장 예뻤던 부스 3위 안에 들어갈 만큼 신경을 썼던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공중망과 계약을 맺은 길드워2는 북미 개발 스튜디오 ‘아레나넷’의 주요 개발자들도 총출동해 게이머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차이나조이 B2B 한국공동관에서는 총 849건의 수출상담이 이뤄져 수출계약 추진액도 3,485만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혀 한국 게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 중국 최대 안드로이드 마켓 1등 360은 한국 중소게임개발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한국 게임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타국의 게임쇼 현장에서 한국의 게임이 메인 무대에 걸려있는 모습을 보니 인도 식료품 가게에서 ‘3분 카레’를 찾은 것처럼 신기하면서도 기분이 묘했다. 복잡한 한자에 눈이 멀 지경인 기자에게 익숙한 한국 게임의 일러스트로 복잡한 게임쇼 현장에서 잠시나마 눈을 쉬게 할 수 있었다.

한창 게임을 하던 시절, 컴퓨터를 수리하러 온 기사님과 우연히 같은 게임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급 친해진 일이 있었다. 만약 ‘같은 게임’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없었다면 그냥 ‘수리 기사님’으로 기억되었겠지만, 연결고리가 있었기에 친구 목록의 ‘최준호님’이 될 수 있었다.

차이나조이에서 만난 쥔멍게임의 부사장은 “게임에는 국경이 없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한국의 게임이 해외로 수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이번 차이나조이에서 본 한국 게임을 통해서 언젠가는 우연히 만난 중국인 ‘주상’씨와 함께 ‘쿠키런’ 이야기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할 수 있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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