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 아이드림스카이 007 합작 깜짝 작전 소개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의 더위와 인파를 보여주는 중국 상하이 푸동에서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열리는 ‘차이나조이’에 몰래온 손님이 있다. 바로 ‘쿠키런 for Kakao(이하 쿠키런)’으로 한국에서 몇 달 간 상위권을 달리는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다.

24일 푸동 케리호텔에서 데브시스터즈와 중국의 ‘아이드림스카이(iDreamsky)는 합작 파트너 관계를 맺고 ’쿠키런‘의 중국 시장 진출을 확정지었다. 4월 한국의 카카오톡에 론칭한 이후 하루만에 인기게임순위 1위, 애플 스토어 무료 순위 1위를 기록한 대박 게임 ’쿠키런‘을 이제 중국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것.

“한국 미디어에 아무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왔는데, 현장에서 발표를 진행하는데 사진을 찍는 기자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도대체 어떻게 알았냐’며 몇 번을 묻는 김 대표와 25일 아침 케리호텔 라운지에서 ‘급 미니 인터뷰’를 가졌다.

■ 중국 '차이나조이'에서 딱 걸린 '쿠키런'

사실 기자의 ‘쿠키런 현장 포착’은 우연이었다. 본격적인 ‘차이나조이’ 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24일, 현장 분위기를 보기 위해 컨퍼런스를 둘러보던 중 유난히 취재열기가 뜨거운 곳 한 발표회장이 눈길을 끌었다. 사람을 비집고 들어간 그곳에서 기자를 기다리는 것은 중국의 푹푹 찌는 더위도,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어도 아닌 바로 오렌지색 옷을 입고 환하게 웃는 김 대표였다.

그는 “일부러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아직 게임이 론칭되지 않아 마땅히 보여줄만한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쿠키런이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좀 더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귀띔도 안해줘 삐친(?) 기자의 마음을 풀어주었다.

이어 “사실 중국에 온 것도 정말 갑작스럽게 정해졌다. 2년 전부터 아이드림스카이와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확정된 것은 월요일이었다. 급히 비자 신청을 했지만, 화요일에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수요일 아침 10시에 광화문에서 비자를 받아 바로 공항으로 갔다”고 말했다.

▲ 제니퍼(왼쪽)-김종흔 대표
“3시에 컨퍼런스가 시작되었는데, 4시에 도착해서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제니퍼(아이드림스카이 한국 사업 담당자)가 픽업해 발표 30분 전에 간신히 도착했다. 1분 1초도 낭비할 수 없다며 거의 007 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빠듯한 일정이었다. 발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이 기적이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 "중국은 지금 쿠키런으로 훈훈하다"

그렇다면 김 대표를 왜 중국으로 날아온 것일까? “쿠키런의 내년 상반기 목표는 1억 다운로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합리적이면서 현실적인 방법은 ‘중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쿠키런의 1억 돌파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국에 길을 깔아준 아이드림스카이는 추콩과 텐센트가 개발과 퍼블리싱을 함께 하는것과 달리 오로지 퍼블리싱만을 전문으로 한다. 특히 중국에서 ‘앵그리버드’, ‘템플런’ 시리즈, ‘푸르트 닌자’ 등의 해외 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김 대표는 “쿠키런과 아이드림스카이는 인연이 있다. 두 회사 모두 2009년 설립된 신생 회사이다. 데브시스터즈처럼 단기간 내 빠르게 성장한 스피디한 회사다. 2년 전부터 서로 이야기는 오갔지만 직접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미 ‘템플런’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런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에서 쿠키런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중국의 분위기는 어떠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모두 매우 흥분된 상태다. 중국에서 한국의 온라인 게임은 ‘크로스 파이어’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모바일은 아직 온라인 게임 만큼의 성공을 거둔 것이 없다. 따라서 이번에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첫 게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자신감이 가득하다”며 설레는 맘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세계 3위라는 기록적 성과를 보여준 쿠키런에게 아이드림스카이에서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이전에도 한국의 여러 회사들이 아이드림스카이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 게임에 대한 욕심이 있어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렸다고 한다. 그 결과 오늘 데브시스터즈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 마이클 챈(왼쪽)-키스 쉐퍼드-필 라센-김종흔 대표
이어 그가 보여준 한 장의 사진으로 중국의 훈훈한 분위기를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어제 저녁을 함께 하며 찍었다는 사진 안에는 마이클 챈(Michael Chen) 아이드림스카이 CEO, 템플런을 만든 키스 쉐퍼드(Keith Shepherd) 아이망기 스튜디오 공동 설립자 겸 CEO, 푸르트 닌자를 만든 필 라센(Phil Larsen) 헤프브릭스 CMO과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한 모습이었다.

그는 “24일 발표가 끝난 후 함께 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븐브레이크는 해봤지만 쿠키런은 아직 한국 마켓에만 있어 해보지 못했다는 필은 직접 그 자리에서 플레이하기도 했다. 카카오 등 한국 시장에 대해 매우 궁금해 했다. 서로 정보 교환을 하며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기분 좋은 자리였다”고 전했다.

■ "글로벌은 기술 개발과 서비스 두마리 토끼 잡아야"

기자는 차이나조이를 경험한 첫 날, 에어컨을 발전시킨 과학기술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과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얻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차이나조이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그는 “아직 부스를 돌아보지 못해 뭐라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차이나조이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분위기를 더 정확히 알고싶다. 중국 시장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에서 익숙한 것을 탈피해 어떤 것이 중국 현지화에 맞는 것이 어떤 방향인지 알고싶다. 쿠키런 자체는 캐주얼이지만, 런게임은 미드코어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유저 경험을 통해 게임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키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많은 회사들이 글로벌을 노리고 있다. 좋은 게임이 쏟아지면서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것.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과 서비스’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제 서비스가 중요하다. 쿠키런의 경우 큰 업데이트는 한달에 한번 진행되고, 2주에 한 번은 약간은 규모가 작은 업데이트가 있고 이벤트는 매주 있다. 매주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준비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는 쿠키런이 매우 잘 해주고 있다. 좋은 업데이트와 다양한 콘텐츠로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도전’은 중요하다. 쿠키런의 차기작은 ‘쿠키런 for China’라고 할 수 있다.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상하이=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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