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MMORPG는 대규모 인원이 필요한 만큼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코어 유저층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원의 부족하면 게임의 스케일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인원이 많을수록 그 규모는 점점 웅장해진다. 

넥슨의 신규 MMORPG '프라시아 전기'는 차세대 전쟁과 MMO 게임성에 집중한 작품이다. 3D MMORPG 장르는 수많은 인기작을 선보였던 넥슨이 아직 정복하지 못한 영역인 만큼 프라시아 전기의 흥행을 위해 자사의 역량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넥슨개발자콘퍼런스(이하 NDC22)에서는 임훈 넥슨코리아 게임 디자이너가 전쟁 MMORPG에서 코어 유저층을 확대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쟁 MMORPG는 PvP를 중심으로 둔 MMORPG를 뜻한다. 현재 출시된 게임 중에선 '리니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대표적인 사례다.

성장, 내러티브, 보상, 사회성, 퍼즐과 같은 요소들은 여타 MMORPG와 동일하다. 캐릭터를 성장시키면서 세계관과 스토리의 재미를 느끼고 성장에 따른 보상을 얻으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MMORPG의 기본 재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사회성은 MMORPG가 보유한 독보적인 재미다. 온라인 친구들과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거나 적과 전쟁을 진행할 때 아군과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아이템을 거래하는 과정도 사회성이 있기에 느낄 수 있는 재미다.

전쟁 MMORPG는 사회성이라는 요소 중 전투와 경쟁에 집중한 장르다. AOS, FPS 모두 전투와 경쟁에 집중된 장르지만, 전쟁 MMORPG는 해당 장르들과 다르게 스포츠성 PvP가 아닌 내러티브를 보유했다는 차이가 있다.

전쟁 MMORPG는 유저들이 형성해 나가는 내러티브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디자이너는 "채널이 없는 하나의 차원으로 설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고 강조했다. 채널링 시스템이 없다면 자원과 몬스터가 제한될 수 없고 이를 차지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시스템 룰을 단순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시스템이 단순하면 유저들이 규칙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된다. 해당 규칙을 준수하는 유저도 있겠지만 탄압이라며 반발하는 유저도 분명 나타난다. 자연스럽게 갈등을 유도하는 것이다.

아울러, 아군과 적군의 관계도 단순 매칭이 아닌 실시간 유저 커뮤니티(혈맹, 결사, 길드 등)로 구성되는 만큼 사소한 전투에서 대규모 싸움으로 확장되는 전쟁 MMORPG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특별한 재미를 지닌 전쟁 MMORPG에도 문제점은 있다. 특정 단체의 '콘텐츠 독점'과 최상위 유저를 향한 '쏠림 현상'이 대표적이다. PvP 콘텐츠에 집중한 MMORPG에서 '통제'는 거의 일심동체 수준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단어다. 그리고 이러한 통제는 독점으로 이어지고 독점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시킨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속될수록 라이트 유저들과 후발주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증폭된다. 경쟁과 PvP 특성상 피로감 누적도 빠르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이 맞물리면 게임의 이탈률이 높아지면서 전쟁의 규모가 점점 축소된다.

피로감을 줄여주기 위해 개발진은 각종 생활 콘텐츠를 제공한다. 해당 콘텐츠들이 전쟁의 도피처가 될 순 있지만, 그 시간 동안 경험치가 손실되고 순위가 하락해 경쟁 플레이와 상충하는 만큼 오히려 스트레스 요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

프라시아 전기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MMORPG의 사회성'에 집중했다. 결사 기반의 경쟁, 협력 플레이 확장이 MMORPG의 재미를 부각시키고 코어 유저층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디자이너는 "결사의 경쟁과 협력을 확장한다는 것은 유저의 권능을 확장하는 것과 같다. 유저들이 느끼는 권능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양적으로 확대하면 결사의 경쟁과 협력이 더 확장될 것이다"고 확신했다.

그는 먼저 심리스 월드 위에 결사가 지배 가능한 '영지'를 강조했다. 영지 소유에 따라 권능이 질적으로 향상되고 성장의 재미를 크게 체감할 수 있을 것" 가상 세계에 실존하는 땅을 지배한다는 원초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영지는 결사와 개인의 성장 발판이 되는 핵심 요소가 될 거라는 의견이다.

연장선으로 전투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영지 경영과 결사 연구를 준비했다. 경영 플레이를 통한 상위 콘텐츠의 오픈 속도가 결사 플레이에 연결되는 만큼 전투나 전쟁이 아니라도 충분히 경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해당 콘텐츠들은 현대인의 바쁜 일상에 맞게 시스템에서 정해주는 것이 아닌 유저들이 직접 플레이 시간을 정하는 방식으로 높은 자유도를 제공했다. 이 디자이너는 "시간적 자유도가 더 흥미로운 전쟁 내러티브를 만들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권능의 양적 확장도 잊지 않았다. 더 많은 유저와 결사가 영지 점령과 경영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이 제공하고 영지마다 다른 파밍 요소와 사냥터를 보유해 서로의 영지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경쟁이 있으면 반대로 협력도 당연히 존재한다. 경영 자원의 교역으로 상대 결사를 이롭게 하고 결사와 유저 성장에 토대가 되도록 설계해 누군가와는 경쟁을, 누군가와는 협력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관계 형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순간이동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제한시키고 필드의 크기도 유저 간의 마찰 빈도에 맞춰 조절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기습과 같은 전쟁의 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  

결국 프라시아 전기의 목표는 "유저들이 땅을 소유하고 통치하는 경험을 현실감 있게 살리면서 직접 건설한 거점에서 전투를 진행해 강렬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전쟁 MMORPG"다. 

몰입감 넘치는 전쟁 내러티브가 곧 코어 유저층의 플레이 욕구를 북돋아주면서 '공성전의 대중화'를 이룰 것. 프라시아 전기가 추구하는 전쟁 MMORPG의 철학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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