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이하 NFT), Play To Earn(이하 P2E) 등 블록체인 기술 기반 가상세계 요소들이 게임업계의 핫 키워드로 떠올랐다. 위메이드의 대표작 '미르4 글로벌'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면서 업계에서는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 게임 산업의 미래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앞서 언급한 키워드들을 보여주면서 "이게 게임의 미래야"라고 말하면 물음표로 답변이 돌아온다. 그나마 '게임 플레이로 돈을 번다'는 개념인 P2E는 워낙 화제가 되면서 익숙해진 정도다.
게이머들이 무식해서 모르는 것이 아니다. 아직 개념과 규정이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추가로 한국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게임을 법적으로 제공할 수 없어 게이머들의 관심도가 떨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명 게임의 미래일 수 있다. 가상공간과 현실 세계의 연결을 추구하는 '메타버스'는 아직 기술적으로 머나먼 이야기지만, P2E 시스템은 복잡해진 과금 모델로 게임 플레이 자체에 부담감이 커진 현 상황을 해소시킬 수 있는 대안책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지금까지 설명만 보면 게이머 입장에선 "왜 이것을 안해?"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하지만 당장 "업데이트 이후 아이템의 가치가 크게 변동되면?",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면?", "해킹으로 얻은 아이템이라면?"이라는 질문만 던져봐도 명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각종 문제를 안고 있다.
넥슨은 지난 8일부터 개최한 '2022 넥슨개발자콘퍼런스(이하 NDC22)'로 메타버스와 NFT 등 블록체인 기술 요소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는 강연을 준비했다. 특히 류기혁 넥스코리아 메타버스&NFT 개발의 '게임과 NFT, 이상과 현실 그 언저리에서 - 블록체인 게임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블록체인 게임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에 어떤 미래를 초래할 것인지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아 화제다.
그는 "블록체인과 게임의 결합이라고 하면 대부분 P2E 게임을 떠올릴 것이다"며 "P2E 게임의 조건은 게임 재화를 토큰 형태로 유저에게 지급하는 것과 게임 아이템을 토큰 형태로 지급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확실하게 짚어줬다.
이 정도로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한 기술이 이제와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디파이 서비스의 등장으로 인해 블록체인 액티브 유저가 증가했고 다양한 솔루션의 확장으로 블록체인의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류 개발자는 '블록체인 형식의 아이템은 게임이 서비스 종료가 돼도 아이템의 자체는 남아있을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별한 확률표와 코드가 공개되지 않아도 코드 실행의 정당성과 결과가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모두에게 공유하기 때문에 더 이상 서비스 제공자와 유저는 신뢰에 대해 걱정할 이유가 없다' 등 블록체인의 장점을 언급했다.
문제는 이건 너무나도 이상적인 형태다. 처음부터 수년의 노력이 담긴 게임 개발 코드를 모두에게 공개하는건 회사 입장에서 당연히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일이다. IP 또한 저작권을 푸는 것으로 기획된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해지에 따른 손해가 너무나도 크다.
'게임 아이템의 공유 시 소유권 문제', '데이터 투명성에 따른 해석 차이', '자유로운 거래를 이용하기 위해 숙지해야 할 방대한 개념', '탈중앙화 자율 조직 형성 불가' 등 블록체인 자체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완벽하게 해결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 또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중이다. 데이터 투명성 문제의 경우 "적용한 확률이 정당하게 동작하는지를 주목해 블록체인 데이터 상에는 강화 시도를 했다는 내용만 남기고 성공, 실패에 대한 결과 데이터는 게임 내부에서 처리한 다음 기록 시간대를 대조해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과 같은 방안이었다.
그는 "모든 패러다임의 전환이 그러하듯 마법처럼 한 번에 혁신이 이루어지기는 힘들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악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악할 수 없게 만드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기존 서비스에서 블록체인 도입은 쉽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웹 2.0에서 3.0으로 전환하는 과정이고 차세대 서비스가 되기 위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며 "게임들이 블록체인을 도입함으로써 '신뢰'가 필요 없는 온라인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강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