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엑스포 기조연설 강연… “새 정부, 최소규제와 자율규제 약속”

“우리 세대 개발자들이 겪었던 좌절과 아픔, 젊은 개발자들에게 대물림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게임 및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이 창의성을 최대로 발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년, 10년 정권을 통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창의성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문재인 정부는 최소규제와 자율규제를 약속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2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플레이엑스포 토크콘서트에서 ‘게임과 나의 인생’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펼쳤다. 그는 게임업계에 처음 발을 담근 계기와 15년간 게임업계에 몸담으면서 겪었던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20여분에 걸쳐 풀어냈다.

김 의원은 대학원 재학 시절 넥슨에서 인터넷팀 팀장으로 아르바이트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게임산업은 비전이 없어 보였다”고 회상했다. 옆 팀에서 ‘바람의나라’를 개발했는데, 월 총매출이 6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 그는 “바람의나라 최고 동접자 수가 50명이던 시절”이라며 “사람이 워낙 적어서 유저들끼리 서로 다 알고 지냈고, 누군가 접속을 안하면 전화를 해서 이유를 물어볼 정도”였다고 전했다.

당시 김 의원은 넥슨에서 게임이 아닌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을 맡았다. 하루는 김정주 대표로부터 “인터넷은 전망 없으니까 게임을 해보라”는 말을 들었다. 대신 월급을 2배로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김정주 대표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그는 “한달에 60만원 버는 걸 봤는데 게임 일을 왜 하겠냐”며 “그 때는 정말 게임산업에 비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그렇게 게임을 멀리 했던 김 의원은 2000년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창업하고 PDA용 게임을 만들면서 게임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NHN게임스 대표와 웹젠 의장을 거치며 한국 온라인게임 황금기를 몸소 겪었다.

그는 한국에서 게임이 푸대접을 받던 2000년대 초반을 떠올리며 “내가 게임을 개발하며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고 말했다.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온라인게임이 최고라며 인정해줬는데, 정작 종주국인 한국에서는 색안경을 끼고 봤다는 설명이다.

김병관 의원은 “한번은 장관상을 받으러 갔는데, 장관님께서 왜 이런 걸(게임) 만드냐고 하더라”며 “그 말에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또 한국의 유명 신문사에서 ‘게임은 마약이다’라는 주제로 기획기사를 시리즈로 실었을 때도 정말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그 기사 이후로 게임업계에 진출하려는 인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나 역시 10여년간 종사했던 게임업계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젊은 인력이 계속해서 게임산업에 유입되어야 해외에서도 성공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며 “젊은 개발자들이 우리 세대 개발자들이 겪었던 아픔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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