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 에스티메이트 대표, NDC에서 취업준비생에 현실적 조언

“작은 회사보다는 가급적 큰 회사에 입사해라. 만일 취업에 실패한다면 탈조선(脫朝鮮)도 방법이다.”

유명 게임음악 작곡가인 박진배 에스티메이트 대표가 자신과 같은 게임음악 작곡을 꿈꾸는 20대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전했다. 사내에 자체적으로 사운드팀을 운영하는 큰 게임회사에 취업하는 게 최선이며, 그게 여의치 않으면 해외로 나가 인사이트를 찾으라는 이야기다.

박 대표는 27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ESTi의 게임음악 이야기’라는 주제로 게임음악 개발 취업지망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살아남고 싶으면 개발자로서의 경험이 필요하다”며 “어디라도 좋으니까 취업하라”고 말했다.

그는 외주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보다는 게임회사에 들어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외주 작업에는 절대적인 한계가 있으며, 인하우스 개발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리소스를 완성하고 보내는 일을 반복하는 외주 작업으로는 유저들이 만족할만한 재미를 줄 수 없다”며 “회사 생활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작은 회사보다는 큰 회사에 들어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 사내에 사운드팀과 오디오팀이 있는 회사들은 수시로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박 대표는 소프트맥스에서 ‘테일즈위버’를 작업했으며, 이후 엔씨소프트로 옮겨 ‘아이온’을 맡은 경력이 있다.

그는 취업난을 대비해 ‘플랜B’도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당연히 모두 큰 회사를 가고 싶어하지만 말이 쉽지,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그럴 때는 당당하게 탈조선하라”고 말했다. 답이 보이지 않으면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길을 찾으라는 이야기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박 대표는 ‘아이돌마스터’ OST로 오리콘차트 2위까지 오르는 등 일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꼭 일본으로 나가라는 말이 아니다”라며 “내가 만일 1990년대에 태어났다면 중국어를 배워서 중국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5년 에스티메이트를 설립한 박 대표는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정말로 음악이 취미일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SNS를 통해 “음악은 취미로 하고 꽃집 아들로 가업을 잇겠다”고 은퇴 선언을 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2006년부터 은퇴 선언을 여러 번 했고, 최근에 가업을 잇겠다고 선언한 것도 농담반 진담반”이라며 “음악은 내가 원래 해왔던 일인만큼, 앞으로도 해왔던대로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꽃집 운영도 병행할 예정”이라며 “개발자의 끝이 치킨집이 아닌 꽃집이 될 수도 있다는 사례를 몸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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