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참석한 에치고야 카즈히로 코에이테크모 ‘삼국지’ IP 프로듀서 인터뷰

‘삼국지’, ‘삼국지 영걸전’, ‘진삼국무쌍’ 등 장수 게임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일본게임사 코에이테크모게임즈(코에이)의 총괄 프로듀서가 넥슨과의 협업 과정에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해부터 코에이와 넥슨은 모바일게임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과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두 개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왔으며, 한국과 대만 등지에서 앱마켓 매출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에치고야 카즈히로 코에이 프로듀서는 26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넥슨과의 협업과 관련해 코에이 내부 평가와 개인적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과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모두 매출 10위권에 진입했으니 이 정도면 대성공”이라며 “코에이 내부에서도 매우 좋은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의 경우 개발을 맡았던 넥슨이 초반에 어려움을 많이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1998년에 출시된 원작 ‘삼국지 조조전’의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는데, 게임이 나온지 20년 가까이 흘러서 아트를 완전히 새로 작업해야 했던 것. 게다가 코에이가 원작 고증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탓에 검수 과정이 예상보다 꼼꼼하게 진행됐다.

카즈히로 프로듀서는 “코에이는 캐릭터가 어떤 능력치를 갖고 있는지 혹은 게임에 어떤 식으로 구현되는지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대신 그림체나 캐릭터성은 원작과 똑같아야 하며, 이 부분은 까다롭게 검토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모델(BM) 역시 넥슨의 방식에 따랐으며, 코에이는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 그는 “테스트 단계부터 넥슨 사업팀과 개발팀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모바일게임에 적합한 BM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 서비스에서도 유저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코에이가 특별히 고집을 부릴만한 부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신 넥슨에게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순식간에 클리어하고 수명을 다하는 게임은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카즈히로 프로듀서는 넥슨과 협업을 진행하면서 넥슨이 게임을 철저하게 만든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흔히 모바일게임 테스트 버전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넥슨에게 받은 결과물은 아무 문제 없이 작동했다는 이야기다.

그는 “기본적으로 테스트 버전의 퀄리티가 매우 높았다”며 “단계별로 여러 번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두번의 클로즈베타테스트(CBT)와 여러 차례의 미팅을 통해서 넥슨이 노하우가 정말 많은 회사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넥슨과 차기 프로젝트를 협업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진들 사이에서 논의가 오갔을 수는 있겠지만 실무진에 오더가 내려오지는 않은 상태”라며 “넥슨 게임 IP와의 콜라보레이션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출시됐던 코에이의 모바일게임을 한국에 출시할 계획은 아직 마련하지 않았다. 그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과 진삼국무쌍 언리쉬드가 연속으로 히트했고, 이 기회에 적극적으로 한국 진출을 새롭게 전개해볼까 생각하고 있다”며 “일본에서 출시했던 모바일게임들은 일본 이외의 지역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들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한국 출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현실(VR)로의 사업 확장은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코에이는 올해 초 ‘PS VR’을 기반으로 한 체감형 어트랙션 ‘VR센스’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기기는 1인용 부스 형태로, 기존의 VR에 진동, 향기, 바람, 온도변화 등을 추가해 몰입감을 높였다. 카즈히로 프로듀서는 “VR은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플랫폼”이라며 “코에이 내부에서 전사적으로 VR을 활용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이며,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에이는 앞으로도 역사 전략 시뮬레이션게임 ‘삼국지’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갈 방침이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거나, 전략 시뮬레이션게임 장르에서 역사가 아닌 다른 영역을 다뤄볼 계획도 있다. 카즈히로 프로듀서는 “오랫동안 코에이의 게임을 플레이하고 사랑해주신 한국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게임들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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