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완 부산인디게임커넥트(BIC) 집행위원장 “인디게임에서 대안 찾아야”

[인터뷰] 김성완 부산인디게임커넥트(BIC) 집행위원장 “인디게임에서 대안 찾아야”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부산인디게임커넥트(BIC) 페스티벌에서는 어디를 가나 그를 볼 수 있었다. 무대에서 행사가 열리거나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모인 자리에는 어김없이 나타났다. 부산게임아카데미의 김성완 교수다. 그는 BIC 페스티벌을 주관한 인디게임 개발자 모임 ‘인디라!’의 대표이자 BIC 페스티벌의 집행위원장이기도 하다. 

김성완 교수는 “3년 전부터 조금씩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오다, 제대로 된 인디게임 행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함께 BIC 페스티벌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대부분 게임을 각자 만들기에 게임을 테스트할 기회가 없다. 최소한 게임을 다른 사람이 테스트해 볼 수는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김성완 교수는 “테스트 기회가 없으니 1년에 한 번이라도 만나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조언을 주고받는 자리가 필요했다”라며 “오프라인 모임은 개발자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보통 본인들이 다 만들기 때문에, 다른 개발자와 만나면 예상치 못한 시너지가 날 수 있다. 만난 자리에서 해외 개발자와 공동개발을 약속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처음 BIC를 진행했을 때만해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지 못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지난해 장소는 협소했지만 개발자들의 분위기는 너무나 좋았다”며 “올해는 장소를 영화의전당으로 옮겼는데,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인 행사가 됐다. 정말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BIC에는 대부분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참여했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춰진 회사도 참가는 가능하다. 김 교수는 “BIC의 경우 인디의 개념을 좁게 잡지 않고 약간의 개방성을 뒀다”며 “아주 상업적인 게임은 안되겠지만, 인디의 색깔을 버리지 않는다면 참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디가 반드시 가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상업적 틀에 맞춰진 게임이 아닌, 배가 고프더라도 자신들이 의도한 게임을 만든다면 인디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디게임이라도 어느 정도 자본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유저에게 보여지는 것이기에 퀄리티가 지나치게 낮아선 곤란하다. 해외에서는 클라우드 펀딩이 활성화돼 있어 인디 게임사도 어느 정도의 자금을 모을 수 있다. 한국은 이러한 방식이 보편화되지 않았기에 BIC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 BIC는 인디 개발자들에게 숙소와 교통은 물론, 해외 게임쇼에 출품하는 것도 지원한다.

종종 대형 퍼블리셔의 경우 가난한 개발사에 자금을 지원해주고 게임을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벌어진다.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의 틀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게 반복되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사라지고,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넘쳐나게 된다.

김 교수는 “퍼블리셔가 작은 개발사를 후려치는 문제는 한국뿐만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개발비는 주지 않아도 게임을 열심히 팔아주는 인디 퍼블리셔 있는데, 우리도 그러한 퍼블리셔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BIC 페스티벌에는 출품된 인디게임을 유심히 살펴보는 현직 게임사 직원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인디게임을 이해하고, 개성을 유지해주면서 퍼블리싱해 주는 회사들이 많아지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한국 게임산업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기존 한국 게임사에 대해 “지나치게 똑같은 게임과 마케팅으로 밀어붙이고, 게임을 돈 버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게임사에 다니는 개발자들도 그걸 비판하지만, 유저들도 욕을 하는 상황까지 온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인터넷을 조금만 돌아다녀도 ‘한국게임 망해라’ ‘희망 없다’ ‘국산은 거르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건 게임사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인디게임들이 대안적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BIC에 출품된 작품들 중에는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도 있었고, ‘괴작’이라고 불릴 만큼 특이한 게임들도 있었다. 김 교수는 “그렇게 특이한 게임, 실험적인 게임들이 자극으로 작용해 기존 게임사들이 더 발전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동시에 유저들에게도 이런 기발한 게임도 있다는 것을 계속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개발자라 말하기에 부끄러워한다. “2013년에 게임을 출시했다가 쫄딱 망했다”며 웃음을 보인 그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제 기질이 인디게임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게임의 역사가 짧기에, 제 나이 정도면 거의 최고령 층에 속한다”며 “경력이 많은 것도 아닌데 본의 아니게 많은 일들을 맡게 됐다”며 겸손해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게임사와 유저들 모두에게 인디게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당부했다. 김 교수는 “그 동안 한국 개발자들은 하나의 플랫폼만 고집했는데, 지난해 BIC를 거친 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에 도전하는 개발자들이 늘어났다”며 “BIC의 효과들이 조금씩 나타나는 것 같다. 올해는 또 다른 효과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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