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숙 유니티코리아 지사장 취임 1개월 인터뷰...개발민주화-성공 도우미 포부

[인터뷰]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지사장 취임 1개월 인터뷰

“엔진회사 유니티, 이제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한다.”

김인숙 신임 유니티 한국지사장은 취임 1개월 인터뷰에서 ‘서비스’라는 새 화두에 방점을 찍었다. 물론 한국 모바일게임의 과반수 이상은 여전히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다. 부동의 엔진 1위업체다.

그는 최근 만난 존 리치텔로 유니티 최고경영자(CEO)와의 미팅을 소개했다.

“그는 3가지 미션을 주문했다. 우선 모바일게임 시장이 큰 회사 위주로 재편되어 자본을 가진 회사만 독점하는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이 나타났다. 소규모 개발자들은 어려움에 처해졌다. 그러니 개발을 쉽게 하고, 디바이스를 분석해 유저 노출방안을 지원하고, 게임에 동영상 광고를 넣어 회사 수익을 나누자고 말했다.”

2015년 한국 모바일게임계는 창업 열기가 시들해졌다. 경기도 안 좋고 투자자들도 발을 빼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어려워질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서울 서초구 유니티코리아 사무실에서 김인숙 신임 지사장을 만났다. 그는 “개발 민주화와 성공 도우미”이라는 유니티의 철학을 힘주어 설파했다.

■ “저를 낙점한 이유요? 게임콘텐츠-서비스 운영 경험 평가”
그에게 우선 취임 1개월 소감을 물었다. 그는 “유니티는 밖에서 봤던 것보다 기회가 많은 회사인 것 같다. 할 수 있는 것도 많을 것 같고 해야 할 일도 많아서 부담도 있다. 하지만 희망적이다. 현재 좀 피곤에 쩔어 몰골(?)은 좋지 않지만 심적으로는 굉장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엔진과 직접적인 일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가 유니티코리아 지사장에 낙점되었을까. 

“첫 번째로 외국계(EA코리아 상무 출신)에서 근무해 전체 분위기와 일하는 방식에서 잘 맞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두 번째로 게임과 서비스를 동시에 경험했던 경력이 어필한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면접 전 ‘기술적인 배경’이 없어서 걱정했다. 엔진에 대해 물어보면 어떡하지? 그런데 면접 시 ‘회사의 방향이 엔진에서 서비스사로 변모해 가려는구나’ 알게 되었다.

“제가 게임회사서 콘텐츠와 서비스 운영을 경험해 유니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 것 같다. 그래서 엔진에 대해 안 물어본 거 같다. 최근 본사도 입사자들에는 게임사 EA 출신이 많다(새 CEO 존 리치텔로도 EA 출신이다).”

그는 유니티코리아 지사장 새 명함으로 1개월을 보냈다. 내년 1월에는 고객사들 대상으로 회사 사업방향이나 제품을 들고 방문할 생각이다. 그동안 본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유니티 코리아에서 업그레이드한 것은 무엇일까.

“글로벌 본사에서 가려고 방향은 서비스 기반 모델이다.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서비스를 통해서 회사를 키우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여기에 알파로 영업조직이 좀 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외국계 회사 제품을 가지고 사업하는 조직은 근본적으로 영업조직이다. 유니티 엔진을 쓰는 개발자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 영업하고 테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사람을 모으는 중이다.”

■ 구글플레이 10위 안에 5개...모바일게임 시대 ‘부동의 1위’
게임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 있다. 유니티는 엔진 회사로 ‘모바일게임 시대’를 맞아 부동의 1위 회사로 껑충 뛰어올랐다는 것.

실제 통계로도 증명했다. 글로벌에서 지난 몇 달간 유니티로 만들어진 게임들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억 이상을 기록했다. 모든 플랫폼을 막론하고 전체 게임의 30% 이상이 유니티로 만들어졌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다. 게임 엔진을 사용한 게임들로만 통계를 뽑아보면 60% 이상으로 ‘엔진 지존’에 올랐다.

유나이트 서울 2015
김 지사장은 “한국 시장 점유율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모바일 게임 과반수 이상이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되고 있다. 물론 매출 순위에서도 철옹성을 구축, 상위권 게임을 싹쓸이 중이다.

그는 “톱 20 내에서 45% 점유율이다.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상위권(12월 27일 기준)에 포진해 있는 RPG 타이틀만 보면 ‘세븐나이츠’(넷마블 1위) ‘뮤오리진’(웹젠 3위) ‘레이븐’(넷마블 5위), ‘이데아’(넷마블 7위), ‘몬스터길들이기’(넷마블 9위) ‘영웅’(433 32위) 등 10위권에만 5개가 들어있다”며 “2016년에도 ‘드래곤라자 모바일’(로코조이), ‘로스트킹덤’(433) 등 초대형 모바일 RPG들이 유니티엔진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유니티 자체로도 운(運)과 실력을 겸비했다. 한때 무료게임에서는 점유율 70%였다. “유니티가 운이 좋을 수도 있지만, 제품이 좋아서다. 원래 PC RPG는 개발기간이 짧게 2~3년, 길게는 5~6년이 걸린다. 모바일 게임은 주기가 짧고 유행도 빠르다. 개발 기간을 줄이는 게 목표인 것 같다. 유니티는 모바일게임의 주기-개발기간에 잘 맞아들어 크게 어필해 급속히 퍼지기 시작한 것 같다.”

■ 광고 플랫폼 ‘유니티 애즈’-분석툴 차기 성장동력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은’ 유니티 코리아의 변모와 진화는 게임업계 관심사다. 엔진 기반에서 서비스 기반으로 변신을 꾀하는 배경이 궁금했다. 역시 유니티의 기본 철학인 “개발 민주화와 성공 도우미”라는 정신이 깔려있었다.

그는 “현재 소규모 회사들은 매우 힘든 상황이다. 큰 회사들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쓰는 데, 1억 원이나 2억 원은 어디 내밀 수도 없다. 큰 회사는 낭비 같지만 필요해서 하고, 작은 회사들은 포기하거나 큰 회사와 퍼블리싱 계약하는 상황이다. 시장 자체가 안 좋아지고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모바일게임 시장 자체의 축소에 대해 본사 쪽에서도 ‘경고음’을 주고 있다. 몇 년 전 뜨겁게 달구었던 창업 열기가 급속히 식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흐름이 바뀌고 있으니까 저변 확대를 위한 쪽으로 도움이 필요하다. 동시에 경쟁사(언리얼)가 치고나오는 것 같으니까 기술적인 지원도 필요하긴 하다(웃음)”

유니티의 변신은 기존의 사업을 완전히 갈아엎는 것이 아니라 엔진의 기술적 부분에다 최적화된 서비스를 얹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서비스는 6개월 단위로 하나씩 큰 걸 추가할 예정이다.

그는 “게임을 누구나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유료화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해주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유니티와 소규모 개발자와 함께 성공신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물론 유니티가 개발사 마케팅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유저들에게 더 많이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동영상 광고’라는 수익모델이다. 그는 “현재 게임 내에 있는 동영상 광고는 유니티가 최고다. 우리 광고 플랫폼(유니티 애즈)이 차기 성장 동력이 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베타버전이긴 한데, 애널리틱스(분석툴) 기능도 오픈했다. 게임을 만들어서 돈을 벌든 트래픽을 모으든 유저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회사 자체적으로 통계 툴을 갖고는 있다. 하지만 그 툴들이 다 연동되는 것이 아니다. 툴 만드는 것도 일이다. 그걸 유니티가 제공해주겠다. 유저들의 트래픽이나 구매 패턴이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런 디테일 차이에서 유니티가 도움을 주려고 한다. 고객들이 어디서 얼마만큼 돈을 쓰는 것을 아는 것이 개발자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 다만 애널리틱스는 유니티가 시간과 공을 들인 거라 무료로 한다는 보장은 없다.”

▲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최근 본사에서 와서 컬처미팅(문화회의)을 했다. 유니티의 철학을 전파하고 싶어했다. 다름아닌 ‘개발의 민주화’다. 김 지사장이 이미 여러 번 강조한 “개발을 쉽게 하고, 디바이스 분석에 유저 노출방안을 지원하고, 게임에 동영상 광고를 넣어 회사 수익 성공을 나누자”는 소규모 개발자들을 위한 지원책이다.

그는 “대표를 비롯한 두 분의 최고 경영진이 매년 12월이면 전세계를 돈다. 본사에서는 지사들이 개발 민주화이라는 철학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을 원하는 것 같다. 이번 순례에서는 개발 계획을 짤 때 ‘아시아를 제발 좀 넣어줄래? 유럽에 집중된 결정이 많다’는 건의가 나왔다. 그것에 공감했다. 그래서 본사로 돌아가 관련 보드미팅도 했다”는 소식도 전해주었다.

■ “제 나이 마흔인데, 아줌마도 해보니 유니티 개발 되더라”
유니티코리아 지사에는 엔진교육을 활발하다. 초등, 중등, 고등, 일반이든 유니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스킬을 배우고 개발을 쉽게 하자는 것이 목표다.

“유니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스킬을 배우고 취업을 하고, 저변확대를 위해서 엔진을 무료로 풀었다. 큰 결정이었지만 옳은 결정이었다. 다만 대학교와 학원쪽은 유료로 하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교 학원쪽도 무료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회사에서는 수익을 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신입회사원인 김 지사장도 6시간 정도 교육을 받았다. “6시간 정도 배워보니 빙글빙글 도는 모형을 만들 수 있더라. 이걸 게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웃음). 좋은 경험이었다. 혼자 책보면서 만들어 보았다. 아티스트가 아니라 쉽지는 않았지만 한 명의 캐릭터가 길을 가다가 점프하는 정도는 만들 수 있더라. 프로그래밍을 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제 나이 마흔인데, 아줌마도 해보니 되더라는 거다. 물론 취미생활도 맞아야 하는 거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저변확대가 되면 충분히 취미가 될 수 있다. 유니티니까 가능하다.”

유니티 로드쇼 2015
유니티에서는 확장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게임이 아닌 일반 사용자까지 확대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 유니티가 엔진의 스탠더드로 친구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부분까지 가고 싶다. 내년에는 대중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다. 학교나 대중을 타깃으로 한 유니티 브랜드를 생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온라인게임 강국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이 처음으로  생긴 곳이다. 기술력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기술인력, 한국만큼 개발자 능력이 뛰어난 곳이 없다. 그래픽적으로 뛰어나다. 그래서 본사에 3D그래픽을 전담할 인력을 뽑자고 제안을 해, 좋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 “후발주자 추격요? 유니티는 엔진 자체가 다르다”
사람들은 창업보다 수성(守成)이 어렵다고 한다. 지금 1등이지만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 엔진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무료를 선언한 ‘언리얼’(에픽게임즈)로 대표되는 후발주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최근 38일간 매출 1위에 오른 ‘HIT’(넥슨)를 비롯해 ‘블레이드’(433)도 언리얼 엔진이다. 김 지사장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유니티 코리아가 한국 모바일게임 점유율 1등이 맞다. 하지만 2013년부터 줄고 있다. 라이선스 매출은 나쁘진 않고 꾸준히 늘고 있다. 갑자기 경쟁회사에 대비 많이 떨어진 상황은 아니다. 유저풀들은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언리얼) 행보를 봤을 때는 당연히 우리도 맘 놓고 있을 때는 아니다.”

또한 ‘수성’이라는 단어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언리얼과 유니티는 같은 쪽(제품 특성)이 아니다. 두 엔진이 장단점이 있다. 개발자를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철학이 동일하다. 하지만 유니티는 두루 쓰이는 ‘범용적인 면’에서 강점이 있다. 반면 언리얼은 ‘배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서로 겹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언리얼 때문에 수성이 어렵다’ 이런 이야기는 초점이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엔진업계 출신이 아닌 그가 한국에 있는 크라이-에픽-하복 등 다른 엔진회사 관계자들과의 교류는?

“한국에 있는 큰 게임 엔진사는 크라이-에픽-하복 정도다. 이미 미들웨어업자 모임이 따로 있다. 이분들을 우연치 않게 만나서 대부분 아는 분들이다. 제 네트워크 강점 중 하나다. 유니티 입사 이후 에픽게임즈가 사옥을 옮겼는데 화분도 보냈다. 경쟁은 필요하고 촉매제라고 생각한다. 에픽게임즈 사옥 구경하고 샘이 났다. 유니티도 잘돼서 더 좋은 곳으로 이사 가겠다.”

■ EA와 유니티, 문화적 차이 “오픈 커뮤니케이션”
김 지사장은 EA코리아 출신이다. 유니티와 EA의 문화는 어떻게 다를까.

“보드 멤버 몇몇이 EA 출신이더라. 근데 유니티에 완벽히 적응했다. 예를 들어 EA 출신인 존 리키텔로 CEO도 많이 변했다. EA에 있을 때는 지사인 제 입장에서 7~8단계 위에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면 안되었다. 하극상(?)이었다. 그런데 유니티에서는 오픈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도 상관없다.”

김 지사장은 벤처인 NHN으로 갔을 때 너무 좋았던 것이 ‘오픈 커뮤니케이션’이었다는 추억을 회상했다. 물론 NHN이 대기업화되면서 단점도 생기고 벤처의 마인드가 점점 사라졌다. EA도 마찬가지다. 갇혀 있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유니티는 그런 게 없다. 많이 들으려고 하는 것 같다는 것이 큰 차이라고 한다.

그리고 글로벌하고 많은 인터랙션이 있다는 점도 다른 점이다. “작은 외국계회사라서 그럴 수 있다. EA의 경우 많은 부분이 글로벌에서 중심역할을 맡는다. 모여서 토론할 일이 많지 않다. 유니티는 해외와 소통이 많다. 사실 부담일 수도 있다. 언어 배려도 해야 하고 시차도 있다. 그래도 재미있게 즐기면서 할 수 있다.”

■ 어릴 적 “넌 게임회사 갈 같아” 예언, 스타크래프트 만나 실현
김 지사장이 게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어릴 적으로 거슬러간다.

그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다. 집안이 여유가 있어서 게임기를 많이 사준 건 아니었지만 동네 오락실의 게임을 장르 불문 섭렵했다. ‘보글보글’부터 슈팅-스포츠까지 다 훑었다. 제일 잘했던 건 액션게임이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한테 혼났다. 당시만 해도 오락실을 가는 게 불법 탈선의 상징이었다.

"서울분인 어머니는 지방에 문화적인 요소가 없어서 놀거리가 없다고 생각했나보 다. 그래서 돈도 주시고 보내주셨다. 대신 ‘무서운 분위기가 있으니 조심해라’고 했다. 그리고 넌 게임회사 갈지도 모르겠다고 말도 하셨다.”

그 어머니의 ‘예언’을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잊어버렸다. 그러다 오리온에서 과자 ‘치토스’ 마케팅을 맡았다. 치토스 따조에 캐릭터상품을 발굴하는 게 그의 일이었다. 1999~2000년 무렵 팀 회식 순서로 노래방 이어 밤 10시에 PC방에 갔다. 거기아 어떤 아빠가 자기 아이와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아저씨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즐기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래서 과자에 ‘스타크래프트’ 마케팅을 하면 되겠다 싶었다. 하지만 치토스에 맞을까?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 조사를 했더니 60~70%가 긍정적이었다. 당시 한빛소프트가 총판, 캐릭터 라이선싱은 YNK이었다. 그렇게 캐릭터 라이선스해서 ‘치토스’ 따조에 넣어봤더니 대박이 터졌다.”

어느날 우연치 않게 웹사이트 광고를 열었다. 그게 NHN의 한게임이었다. 새로운 세계를 봤다. ‘테트리스’였다. 상대방과 멀티로 리얼타임으로 했다. 이걸 누가 만들었지? 아이디어 발상에 충격을 받았다. 회사가 궁금했다. 그런데 마침 한게임 경력사원 공채가 딱 떴다. 그렇게 NHN 한게임에 지망해 쭉 게임업계에 있게 되었다.

그는 지금도 게임 개발 자체에 대한 자신은 없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요소와 콘텐츠를 가지고 사업화하는 것은 적성이 잘 맞는다. 한게임 2년, 넥슨 컨설팅를 거쳐 EA코리아로 옮겼다. 그렇게 약 15년 게임회사에서 잔뼈가 굵었다.

지스타2015년 유니티 부스
■ “내년에 유니티는 도약할 것...개인 목표는 60살까지 일하는 것”
그는 외국회사에 다녔지만 영어 실력이 네이티브는 아니다. 외국계 회사의 경우 언어가 되면서 일 잘하는 사람을 찾는다. 그런데 언어만 우선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주위를 둘러봐도 외국계기업 웬만한 지사장은 네이티브나 해외파다.

유니티는 네이티브나 해외파가 아닌 김 지사장을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는 외국계 EA에서 다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한국 게임회사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EA 대표 콘솔게임 ‘FIFA’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권)로 만든 온라인게임 ‘FIFA온라인’을 네오위즈와 공동 개발하면서 기회가 생겼다. ‘FIFA온라인’이 잘되면서 한국 톱 회사들이 EA에 관심을 가져줬고 지속적으로 네트워크가 쌓이게 되었다.

취임 1개월, 몸을 푼 그에게 내년 목표를 물었다. 간단하면서도 분명했다.

“저나 유니티코리아 임직원이나 내년이 중요한 해다. 올해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은 조직 안정이 먼저다. 공백이 좀 있었다. 꽤 오래 지사장 자리가 비어있었다. 조직을 안정화하고 동영상 광고나 애널리틱스 등 새 사업을 성공시키고 싶다. 유니티 코리아가 예전의 모습을 찾으면 저도 4~5년이 보장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의 미션은 수장이 공백이 길어 마치 ‘아빠없는 애들' 같았던 조직에 긍정의 숨결을 불어넣는 일이다. 그리고 새로운 유니티코리아 문화를 만들고 싶다. 60살까지 일하겠다는 목표도 새롭게 다진다.

그는 “2~3년 동안 조직이 불안정했던 부분이 있었다. 이직률도 심했던 거 같다. 그렇다고 해도 유니티코리아만의 컬처가 있냐? 그런 게 없었다.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저변을 확대하고, 준비 중인 서비스들을 착착 선보여 팔팔 뛰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기자로서의 김인숙 지사장에 향한 작은 희망사항.

현재 한국 게임업계 여성 CEO들로는 연 매출 1조 6000억원 신화를 만든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게임즈 장인아 대표, ‘FIFA온라인’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한수정 EA코리아 지사장, ‘오디션’으로 주목받은 한빛소프트의 김유라 부사장 등이 있다.

이전에 ‘프리스타일’의 김양신 전 JCE 대표와 모바일게임계의 ‘슈퍼스타’였던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 조인숙 전 엔펀 대표 등이 맹활약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모두 여성이라서 주목을 받은 것이 아니라 능력이 출중하고 시대를 '매의 눈'으로 통찰했던 선구자였다. 기자는 인터뷰를 마치며 김인숙 지사장도 오래 기억되는 여성 CEO 목록에 오른 이가 되기를 희망했다.  

*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지사장 프로필

현재현재 유니티 테크놀로지스 코리아(Unity Technologies Korea) 지사장
2013 ~ 2015: EA Korea, Publishing, 총괄 상무
2013: Take Two Interactive Korea , Online & Social publishing, 지사장
2004 ~ 2012: EA Korea, 신규 사업 개발 & 온라인 사업 실장
2001 ~ 2003: NHN, 전사 마케팅 & 한게임 마케팅팀
1999 ~ 2001: 오리온 프리토레이(Orion Frito-Lay),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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