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신 파수닷컴, “하루만에 무려 주가 21% 급등, 손정의 아쉬울 것”

최종신 파수닷컴, “하루만에 무려 주가 21% 급등, 손정의 아쉬울 것”

17일 닌텐도의 갑작스러운 모바일 게임 진출 소식이 전해진 이후, 18일 마감된 일본 증시에서 닌텐도의 주식은 무려 21%가 급등한 주당 1만7080엔을 기록했다.

닌텐도가 약 2조원에 해당하는 시가 총액 상승을 기록하게 되며, 닛케이지수를 견인했고 결국 15년만에 최고치인 1만 9544.48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닌텐도가 자사의 I.P를 외부 플랫폼인 스마트폰으로 개방한다는 결정을 했을 뿐인데도, 하루 만에 벌어진 놀라운 파급력은 일본 증시의 최근 십 수년의 지수 기록을 경신하는 등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닌텐도와 DeNA와의 제휴 발표 이후 일본 내외 관련 업체들의 반응을 예상해보면 우선 떠 오르는 곳이 GREE다.

각각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 플랫폼을 사업 전면에 내세우며 라이벌 구도를 가져갔던 DeNA와 GREE는 소송전을 불사하며 대립각을 세워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두 업체 모두 최근 결산 기의 실적이 다소 정체 국면에 접어들자 치열했던 경쟁 구도가 잠잠해지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 슈퍼마리오의 아버지 시게루
하지만 이번 닌텐도와의 제휴를 통해 일본 내 전례가 없으리만큼 막강한 외부 I.P의 사업 기반 확보를 얻어낸 DeNA가 GREE와의 라이벌 구도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GREE 측이 어제 발표를 통해 받았을 충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DeNA와의 제휴에 슈퍼셀 인수 손정의 회장 ‘아쉬움’

또 떠오르는 인물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손마사요시) 회장이다. 손정의 회장은 모바일 게임 분야로의 진출을 위해 핀란드 개발사인 슈퍼셀에 2013년 1조 6000억 원을 투자해서 지분 51%를 인수한 바 있다.

‘클래쉬오브클랜’이라는 단일 게임으로 놀라운 매출을 올리고 있던 슈퍼셀을 약 3조가 넘는 가치로 인정해서 인수했다. 하지만 현재 약 2조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DeNA를 안방인 일본에 두고도 투자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손정의 회장의 아쉬움이 예상된다.

‘슈퍼마리오’와 ‘젤다’ 등의 닌텐도 보유 I.P로 사업기회를 잡은 DeNA가 이뤄낼 미래가치의 상승 분을 현재 시점에서 추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을 새로운 투자처로 낙점해서 슈퍼셀을 인수한 손정희 회장으로서는 과거로 돌아가 DeNA로의 투자기회가 있었다면 놓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모든 역사에는 만약이란 결과론적인 가정은 의미가 없지만 말이다.

이제 닌텐도의 화려한 부활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긴장하는 업체는 동종 콘솔 산업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Sony)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Wii U의 판매 부진으로 거치형 콘솔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닌텐도가 스마트폰으로 영역을 확장하여 시장 반응을 일으킨 뒤, 그 여새를 몰아 다시 콘솔 비즈니스에서도 신규 유저들의 유입을 얻어낼 가능성은 높다고 보여진다.

하나의 예로 게임 플레이를 스마트폰 유저들 함께할 수 있는 작은 연결 고리라도 마련된다면 과거 콘솔에만 갇혀 있던 유저 풀의 확장은 훨씬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17일 닌텐도는 차세대 NX기종의 출시를 예견하기도 했다. 모바일로의 진출을 결정한 상황에서 이동통신망과 연계한 네트워크 기능 등을 과거에 비해 거리낌 없이 채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점도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 차세대 콘솔 기기 준비 중 소니와 MS ‘라이벌 부활’ 초긴장
또 소셜네트워크 기반의 게임 플랫폼을 지향하는 DeNA와의 제휴는 비단 모바일 영역뿐만 아니라 닌텐도의 차세대 콘솔기기에도 적지 않는 기능상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닌텐도의 침체기에 나름대로 선전한 소니와 북미를 기반으로 가정용 미디어 허브로 포지셔닝해서 막강한 콘텐츠를 확보해 영역 확대를 노리는 MS로서는 신경 쓰이는 라이벌의 부활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닌텐도와 오랜 관계를 맺어온 일본 국내와 해외의 게임 관련 유통 업체들은 17일 발표에 남다른 촉각을 세웠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기기와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범주에서 예외를 두지 않았던 닌텐도의 사업 영역에 일대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디지털화되어 유저에게 전달되는 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 산업에 문호를 개방하는 닌텐도가 자칫 기존에 유지해오던 콘솔과 패키지 게임의 사업 구조를 축소하지 않을까 하는 사업적인 두려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전통적인 교토의 토호 기업으로 그간 확고 불변의 전통과 원칙을 고수하던 닌텐도가 시류에 따라 정책의 변화와 문호를 열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또 그런 환경에 한 걸음 앞으로 발을 내딛는 닌텐도에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변화의 시기가 늦었다는 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누구라도 예상했던 방향으로 나간다는 발표만으로도 경제계와 게임 산업 분야에 일어나는 닌텐도발 태풍을 감지하며, 콘텐츠의 힘과 생명력 그리고 가치를 생각해보게 된다.

최종신 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 choigoda@naver.com

■ 최종신 본부장은?

(주)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2014)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이사 (2004~2012)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마이크로소프트 Xbox)
삼성물산 해외사업팀, 신규사업기획팀 외
문화관광부 발간 게임백서 집필위원(2010~ 2013)
문화융성위원회 콘텐츠 진흥 전략 추진단(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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