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닌텐도가 ‘콘솔 온리’ 정책으로 일관했던 태도에서 180도 터닝을 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불어 닥친 모바일을 사업 영역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빅뉴스가 타전한 것.

3월 17일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일본의 모바일 플랫폼 업체인 DeNA와의 주식 교환을 통해 얼라이언스를 맺고 슈퍼마리오와 젤다 등 자사의 게임 콘텐츠들을 순차적으로 모바일 게임으로 공동 제작하여 시장에 출시한다고 오후 5시 발표했다.

이번 제휴의 골자는 상대 회사의 주식을 상호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체 진행이 마무리되면 결과적으로는 DeNA의 지분 10%와 닌텐도의 지분 1.24%를 맞교환 하는 형식이 될 예정이다.

눈여겨볼 것은 DeNA와의 제휴를 통해 닌텐도는 기존 Wii U나 3DS 용 콘솔 게임을 원형 그대로 모바일에 단순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스마트폰의 특성에 맞도록 새로운 게임의 형식으로 제안하는 기획을 통해 게임을 제작하여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이 같은 대형 제휴는 그 소식만으로도 전세계적으로 침체된 콘솔게임 산업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것 같다. 또한 닌텐도가 이번 DeNA와의 제휴를 통한 변화의 행보는 게임 전반적인 영역에 적지 않은 지각 변화를 연쇄반응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닌텐도는 자사의 전용 콘솔을 통해서만 게임 사업을 영위해 왔다. 온라인과 모바일로 대표되는 환경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피해 다소 원칙적인 대응을 고수해 왔던 기업이다.

이는 일본의 교토 지방에 있는 기업 문화가 갖는 독특한 보수적 색체와 다수의 유통 협력업체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근간으로 성장해 온 특성 때문이 작용했다.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순발력에 굼뚠 인상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시장 대응에서는 다소 뒤떨어져 왔다는 평가를 받아 오기도 했다.

닌텐도는 듀얼 디스플레이와 터치 조작을 내세운 닌텐도 DS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인해 콘솔업계에서는 일약 1위를 고수하여 성공의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이후 후속 기종인 3DS가 초반 기대한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스마트폰으로 대거 유저가 이탈되는 상황에 적절한 보완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전에 없는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다른 경쟁자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수의 콘텐츠를 가정에 선보이는 미디어 허브로서 콘솔기기를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와 달리 닌텐도는 기기 성능을 극상으로 끌어올리는 경쟁에 일찌감치 한 발 떨어진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 점은 결정적으로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다소 라이프사이클의 후반부에 있는 저가의 부품으로 기기에서도 이익을 남기는 저 사양의 콘솔 기기로서는 최근 고사양 스마트폰과 태블릿로 빼앗긴 고정 고객의 관심을 되돌리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닌텐도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등의 게임 콘텐츠의 잠재적인 가치를 가늠해 볼 때, 모바일 대응으로 전략을 바꿀 경우 상당히 큰 폭의 시장 점유를 단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닌텐도의 이번 모바일 대응은 이런 면에서 그간 다소 정체된 것으로 평가되던 모바일 게임 업계에도 새로운 활력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아울러 닌텐도가 고수해온 교토 기업으로의 독자 노선을 변화하는 것이어서 창업 가문의 직계였던 야마우치 사장의 별세 이후, 이와타 대표의 경영력에 대한 중요한 시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신 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 choigoda@naver.com 

(주)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2014)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이사 (2004~2012)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마이크로소프트 Xbox)
삼성물산 해외사업팀, 신규사업기획팀 외
문화관광부 발간 게임백서 집필위원(2010~ 2013)
문화융성위원회 콘텐츠 진흥 전략 추진단(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