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0억원 영업적자 “스마트폰-SNS 무대응이 원인”

▲ 지난 17일 닌텐토3DS 홍보를 위해 방한한‘슈퍼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마토 시게루 전무
[게임톡] 세계 게임사의 최고 기업 일본 닌텐도가 31년만에 5200억원의 적자로 인해 우울한 봄을 맞고 있다.

2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닌텐도는 3월 기준 2011년도 연결결산(2011년 4월∼2012년 3월)에서 373억엔(약 524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순손익에서는 432억엔(6076억원)의 적자를 냈다. 닌텐도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연결결산을 공개하기 시작한 1981년 이래 처음이다.

적자도 적자지만 매출을 보면 닌텐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6476억엔(9조1087억원). 전년도 1조143억엔(14조266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6.2%가 줄어들었다. 호황을 누렸던 2008년도(25조8600억원)에 비해 거의 3분의 1 수준.

닌텐도가 이처럼 30여년 만에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주력 게임기인 ‘닌텐도 3DS’의 판매 부진 때문으로 보인다. 닌텐도는 지난해 2월 의욕적으로 내놓은 닌텐도 3DS의 판매가 부진하자 지난해 8월 부랴부랴 가격을 40% 내렸다. 지난해 팔린 게임기는 예상보다 15% 적은 1353만대였다.

여기에 엔화 강세는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해외 시장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소비자의 눈길을 끌 만한 게임 소프트웨어의 개발마저 실패하면서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다.

일본전자업계에서는 “닌텐도의 운명이 풍전등화”라고 표현했다. 닌텐도의 패배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상징되는 시대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게임시장의 60%가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고, 스마트기기와 SNS가 확산하면서 참신하고 값싼 게임이 넘치는데 고가의 게임기를 살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1층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닌텐도 3DS’ 간담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슈퍼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마토 시게루 닌텐도 본사 전무는 “닌텐도의 가장 큰 적은 스마트폰 같다”는 질문에 “닌텐도는 적이 없다. 전에 만들었던 저의 제품이 적”이라며 “닌텐도는 스마트폰 게임을 만들 생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닌텐도는 앞으로 비용을 줄이고 소프트웨어를 확충해 닌텐도 3DS의 판매 부진에 따른 손실을 메우고자 벼르고 있다. 6월에는 터치스크린 컨트롤러 기능을 추가한 신형 게임기 ‘위U’를 선보인다.

하지만 전세계 게임시장을 석권했던 닌텐도의 선택폭은 좁다. 뾰족한 묘안이 보이지 않아 비전 또한 안갯속이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날 회심의 반전카드가 뚜렷하지 않은 닌텐도의 봄은 우울하기만 한 상황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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