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개발자 존 카맥과 존 로메로 개발...‘보석 마리오’로 불리기도

한국에서 ‘위험한 데이브’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게임이 있다. 원래 이름은 ‘Dangerous Dave’라는 게임이다. 그런데 데이브라는 사람이 왜 위험한지 또 누구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게임은 재미있다. 비교적 적은 용량에 저 사양의 컴퓨터에서도 잘 돌아갔기 때문에 아마도 널리 퍼지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보석을 좋아하는 ‘데이브’]
■ 위험한 데이브 (Dangerous Dave)
이 게임은 1990년대 초반에 즐겼던 게임인데, 그 당시 필자는 중학생이었다. 이 게임의 그 당시 기준으로도 중학생이 즐기기에는 다소 난이도가 낮았다.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 느낌은 저 연령층에 가까운 정도이지만, 사실 후반으로 갈수록 난이도는 극을 달린다. 초반에 보석 몇 개 먹어보고 ‘이거 엄청 쉬운 게임이네’ 했다가 후반에서 엄청 고생했다.

‘후반에 위험한 데이브’ 가 적당한 이름일 것 같다. 그 당시 출시된 여러 게임 중에서도 이 게임은 유난히 원색 표현이 강했던 게임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이제 막 ‘XT’ 컴퓨터에 보통 ‘흑백’이라 불리던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에서 ‘SVGA’카드로 넘어갔던 시절에 컬러로 보이는 모니터는 신기한 세상이었지만, 그 컬러를 제대로 보여주는 게임이 많지는 않았다. ‘위험한 데이브’ 게임은 1990년 초반에 이 정도까지 강렬한 원색을 쓰던 게임이 많지 않아서 색감으로 더 기억에 남는 게임이다.

■ 매우 간단하고 쉬운 게임인줄 알았지만..
이 게임은 특징은 매우 간단한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고 초반의 난이도 역시 매우 쉽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 중반 이후 개발자가 초심을 잃었는지 난이도가 극상으로 치닫기도 하지만, 초반에 즐기기에는 매수 쉽고 간단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필자도 처음에는 쉬운 게임이라고 얕잡아 보다가 엔딩을 보기까지 몇 주가 걸린 게임이기도 하다.

점프가 거의 유일한 동작
이 게임에서 액션이라고 하면 점프 동작이 거의 유일하다. 특수 기술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고 단순히 스크롤되면서 주인공 캐릭터의 이동과 점프 동작이 유일하다. 게임 중간에 몇 가지 아이템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권총(GUN)을 먹으면 총을 쏠 수 있다. 로켓 분사기를 먹으면 공중을 날 수 있게 된다. 그 외는 따로 정해진 규칙이나 기술들이 등장하지 않고 이 정도 간단한 동작만으로 전체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게임의 난이도는 스테이지의 퍼즐 같은 맵 구성과 적 캐릭터의 등장으로 난이도가 결정된다.

잘 계산해서 써야 되는 로켓 분사기
게임에 등장하는 중요 아이템 중에 하나인 로켓 분사기를 먹으면 하단에 빨간색의 게이지가 보이는데, 로켓을 쓸 때마다 조금씩 줄어든다. 하늘을 나는 즐거움에 생각 없이 막 써댔다가는 정작 중요한 순간에 날아갈 연료가 없어서 게임이 끝나기도 한다. 화면 중앙 상단에 문(Door)이 보이는데 연료가 떨어지면 저 위까지 날아갈 수 없기 때문에 다음 스테이지로 갈 수 없다.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연료는 넉넉하게 주어진다. 연료가 남아서 이리저리 날아다니기도 했었는데, 훨씬 전에 TV에서 방영했던 미국 드라마 중에 ‘혹성탈출’ 시리즈에 저런 비슷한 장면이 있어서 그 생각이 나기도 했다.

■ ‘둠’을 개발한 존 카맥과 존 로메로가 개발한 게임
사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아케이드 게임이지만, 그 당시에 이 게임이 갖는 의미는 굉장히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그 당시의 PC는 가정용 콘솔 게임기와는 달리 하드웨어 자체가 충돌처리라던가 배경 스크롤과 사운드를 지원하지 않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그 당시 히트작이었던 ‘슈퍼 마리오’ 같이 배경이 스크롤 되면서 적 캐릭터를 발로 밟아서 뛰어 다니는 게임은 PC용 게임으로 개발하기 힘들다고 하던 시절이었다.

[하수구를 통해서 빠져 나오는 데이브]
그런 시절에 PC에서도 그런 기능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게임이 바로 이 ‘위험한 데이브’라는 게임이다. 게다가 이 게임의 개발자는 무려 ‘존 카맥(John Carmack)’과 ‘존 로메로(John Romero)’이다. 게임 좀 해봤다 하는 분들이라면 다들 아실 그 유명한 개발자다. 바로 ‘둠’ 게임 개발자로 유명한 그들이다.

이 게임은 1988년 출시한 게임으로 ‘Apple II’와 ‘PC-DOS’용으로 출시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슈퍼 마리오’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하였다. 게임 중간에 등장하는 하수구라던가 점프 동작들을 보면 두 게임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게임은 몇몇 사람들에게 ‘보석 마리오’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후에 두 명의 ‘존’은 ‘위험한 데이브’ 출시 이후 다음 편을 만들었는데 한국에서는 ‘데이브 2’라 불리는 게임이다(원래 이름이 상당히 길어서 보통 ‘데이브 2’라고 불렀다). 전작인 ‘위험한 데이브’를 해 본 사람이라면 그 후속작을 보고 전혀 다른 게임이라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두 게임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데이브 2’라 불리는 ‘Dangerous Dave in the Hunted Mansion’이라는 다소 긴 이름의 게임은 주인공 ‘데이브’가 샷건(산탄총)으로 좀비들을 쏴서 잡는 게임이다.

[데이브 2]
필자는 ‘데이브 2’ 게임을 더 좋아했는데, 8발의 탄환이 다 떨어지면 한 발씩 철컥 철컥 하면서 장전하는데, 탄환을 장전하는 동안 몰려오는 좀비들을 보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그 두근거림에 스릴을 느꼈다. 솔직히 필자는 ‘데이브 2’라는 게임을 처음 했을 때는 같은 사람들이 만든 게임인줄 몰랐었다.

그만큼 두 게임이 완전히 다른 분위기이고 색상 또한 ‘위험한 데이브’가 ‘VGA’ 256 컬러를 지원했지만, ‘Dangerous Dave in the Hunted Mansion’게임은 ‘EGA’ 16컬러 모드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전작보다 스펙이 떨어지는 게임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필자를 포함하여 필자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두 게임이 같은 사람들이 만들었는지 몰랐었다.

[Programming - ‘존 카맥’ 과 ‘존 로메로’]
게다가 개발자들이 ‘존 카맥’과 ‘존 로메로’라니.. 두 명의 ‘존’에 대한 이야기는 우여곡절 끝에 성공하여 다시 갈라서고 화해하는 과정까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으므로 후에 두 명의 ‘존’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도록 하겠다.

크레딧 화면 상단에는 지금은 유명한 이름인 ‘ID SOFTWARE’가 보인다.‘울펜슈타인 3D’와 ‘둠’, ‘퀘이크’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ID SOFTWARE’의 시작은 이런 게임들부터 시작했다. 현재 ‘존 카맥’은 ‘ID SOFTWARE’를 떠나 ‘오큘러스 리프트’의 CTO로 재직 중이다. 한동안 친정과도 같았던 ‘ID SOFTWARE’의 기술자문 역할도 계속했지만, 현재는 ‘오큘러스 리프트’에 집중하기 위해 두 영역에 집중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ID SOFTWARE’의 기술자문 역할을 사퇴했다고 한다. 참고로 그의 풀 네임은 ‘John D. Carmack II(존 D. 카멕 2세)’ 이다.

지금이야 ‘ID SOFTWARE’라고 하면 워낙 유명한 회사로 알려져 있고 출시하는 게임마다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유명한 게임들을 개발한 회사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초기는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위험한 데이브’를 개발할 당시 두 명의 ‘존’은 ‘Softdisk’라는 회사에서 PC게임들을 개발했는데, 그 당시 업무상 협력 관계에 있던 ‘어포지’사의 CEO였던 ‘스캇 밀러’의 제안으로 ‘존 카맥’을 중심으로 ‘존 로메로’와 ‘아드리안카맥’, ‘톰 홀’ 등이 모여 ‘Softdisk’ 회사를 퇴사하여 1991년 2월 ‘ID SOFTWARE’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그 이후로도 그들의 게임은 기술을 선도하는 집단으로 항상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에 도전하여 공개되는 순간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게임들을 개발하였다. 물론 모든 게임들이 전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기술적인 선도자로서의 위치는 포기하지 않았다. 1990년대는 전 세계를 뒤흔들만한 게임들을 개발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그 위상도 점차 빛을 바래가기 시작하여 현재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 못한 듯하여 아쉽다.

■ 필자의 잡소리
최초로 FPS라는 게임 장르를 대중에게 인식시키며 FPS 게임의 선구자로 추앙 받고 있는‘ID SOFTWARE’라는 회사는 늘 소수정예 개발팀을 유지하기로 유명했다. 시대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현재는 예전에 비해 대규모의 개발팀을 운영하고 있고 회사 역시 ‘베데스다’의 모회사인 ‘제니맥스’에 매각되었다.

[게임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
게임 역사를 새로 쓰며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그들의 젊은 시절 모습이다. 이 사진을 보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필자가 그들에 속하지 않아서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필자가 저 안에 속해있었다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었을 것이다. 때로는 치열하게 치고 박고 싸움도 하고 또 다시 화해하고 다시 싸우면서 그래도 하나의 목표를 향해 결과물을 내기까지 온갖 고생과 난관이 있었겠지만, 결국 그 모든 시름은 게임이 출시되어 세상에 공개되고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을 치켜세워 칭송하는 순간 눈 녹듯이 사라진다.

그런 게임들을 개발했던 사진 속에 저 사람들이 부러운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팀이기도 할 것이다. 필자도 시간이 흘러 언젠가 10년 후에 꺼내보아도 추억으로 남을만한 오늘의 사진을 남겨보고 싶다.

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객원기자 gamecus.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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