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에는 게임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게이머였고, 책도 정보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게임잡지 등에 연재되는 게임 개발 강의나, 게임 개발자가 되는 법 등을 닳도록 읽고 PC 통신 등에서 선배 개발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공부를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질문은 비슷하다. 게임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나요 라고 묻는다. 답도 비슷하다. 공부 열심히 하고 C나 C++을 배우세요. 라고 답한다.
게임잡지들이 없어지면서 개발에 관한 정보를 얻기는 힘들어졌다. 책들은 많이 나왔지만 기반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쉽지는 않다. 예전에는 C++, 윈도우가 게임 개발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없다. 몇 년에 한 번씩 플랫폼이 바뀌고 인기를 얻는 엔진도 바뀐다. C++많이 아니라 수많은 언어로 게임들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별로 걱정은 없는 게, 과거의 그런 자료들을 뒤지며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에 열정이 가득찬 게이머들은 그런 것 없이 이미 게임을 만들고 있다. 플래시든 모바일이든 이것 저것 찾아보고 그냥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인디 게임 개발 열풍은 이런 속도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기도 하다.
정제된 게임개발에 관한 정보들의 입수처가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게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넓은 인터넷의 바다에서 자료들을 찾아 게임을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 게임개발에 관한 교육이 필요 없을까. 마이스터 고등학교에는 게임 프로그래밍 등을 교과서로 가르치고 있다. 실제 교과서 내용은 좀 아쉽긴 하지만 그 과목을 공부하는 고등학생들은 스스로 게임을 만들고 안드로이드에 데뷔하기도 한다. 하지만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게임 개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들도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경영의 화두가 되기도 하고 게임이 예술의 영역에 들어가면서 게임 개발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전혀 감을 못 잡는 사람들도 있다. 예술은 더 이상 캔버스와 붓으로 만드는 시대가 지나갔다. 백남준이란 이름을 꺼낼 것도 없이 수많은 예술가들이 컴퓨터와 납땜기를 사용하고 있는 시대다. 그런 예술가들은 게임에 대해 관심이 많다. 예술가 뿐일까 교사도, 공무원도, 게임이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에 흥미있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과거엔 엔지니어 없이 게임을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엔지니어가 없더라도 어느정도 엔지니어지식이 있다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툴들이 많아졌다. 게임 개발 교육의 목적이 취업에서 더 넓어져야 하지 않을까. 아마 교육방법도 기존의 엔지니어링 중심의 방법에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런 수요를 따라갈 수 있다면 사회에서 게임이 가지고 있는 역할과 위치가 더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한경닷컴 게임톡 오영욱 기자 krucef@gmail.com

재믹스와 IBM-PC로 게임인생을 시작해서 지금은 게임프로그래머가 된 게임개발자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01학번인 오영욱씨는 2006년 네오플에서 '던전 앤 파이터' 개발에 참여한 후 플래시게임에 매력을 느껴 웹게임 '아포칼립스'(플로우게임즈)를 개발하고, 소셜게임 '아크로폴리스'(플로우게임즈), 모바일 소셜게임 '포니타운'(바닐라브리즈)에서 개발에 참여했다.
8년간 게임개발 외에 게임 기회서 '소셜 게임 디자인의 법칙'(비제이퍼블릭)을 공역했고, '한국 게임의 역사'(북코리아) 공저로 집필에 참여했다. '이후'라는 필명으로 Gamemook.com 에서 게임 개발자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