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축제, 45초 이벤트-파티 문화 재미

이번주에는 지구반대편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전세계의 게임 개발자들이 모이는 행사인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이하 GDC)가 열리고 있다.

각 게임 웹진에서 뉴스들이 쏟아져나오고 있고, 특히 본격적인 컨퍼런스가 시작되는 수요일부터는 많은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아마 이 글이 공개되는 시점에는 재미난 뉴스들이 많이 나와있을 것이다.

▲ 출처= GDC 홈페이지

월요일 화요일은 서밋과, 튜토리얼, 부트캠프등 어떤 주제에 집중한 행사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튜토리얼이나 부트캠프 등은 하루종일 한 주제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입장권 또한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컨퍼런스는 수요일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플래시 포워드라는 45초동안 자신의 발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45초가 넘어가면 불을 꺼버림) 이벤트는 발표자들이 자신들의 발표를 홍보하는 장이라 아침 일찍 GDC를 찾은 사람에게는 굉장히 재밌는 이벤트이다.

45초를 맞추지 못하고 삑소리를 내며 연단의 불이 꺼져버린다던가, 가끔 딴 이야기 하는 강연자를 보면 재밌기도 하고 많은 강연을 빠르게 훑어보는 기분도 든다. 이렇게 수요일 아침 플래시 포워드로 시작한 본격적인 GDC는 3일동안 세계 최고의 규모로 발표들이 진행된다.

▲ 출처= GDC 홈페이지
요즘은 워낙 발표들이 국내 뉴스들에 의해 많이 공유되는 편이라 강연들은 많이 한국 게이머나 개발자들에게도 그 소식들이 많이 전달된다. 하지만 건물 3개에서 30개 이상의 발표들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 모든 소식이 온전히 전달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물론 현장에 가도 개인이 다 듣는 건 불가능하다.

워낙 굉장한 발표들이 많기도 하고 그런 발표들은 많이 소개되기도 하지만 사실 바다건너에서 GDC를 온전히 즐기는 것은 힘들다. 국내 뉴스를 통해 소개되는 GDC의 내용은 거의 강연 위주인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강연은 GDC의 일부다.

어떤사람은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GDC 자체보다도 다른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파티 문화다. 미국에서는 워낙 파티가 익숙한 문화이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전 세계의 개발자들이 몇 만명이 모이는 행사다. 2013년엔 2만 3000명이 참석했다는데 그만한 게임 개발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또 있을까?

▲ 출처= GDC 홈페이지
게다가 미국 IT의 중심이라 부를수 있는 샌프란시스코라 각 게임사들이 밤시간을 이용해 자신의 사무실을 개방하며 파티를 연다. 그런 행사에선 보통 술과 간단한 식사가 무료로 제공되기도 하지만 각국의 개발자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다. 덤으로 핫한 회사들의 인테리어 구경까지.

흔히 개발자들끼리 네트워킹을 한다고 하는데, 국내 개발관련 컨퍼런스에서는 이런 네트워킹의 시간이나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은 아쉽기도 하다. 물론 전 세계의 개발자들이 1년에 한번 모이는 행사와 누구든 만나고 싶으면 2시간이면 어디든 갈수 있는 곳에서 열리는 행사와 같은 것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필자는 올해 GDC를 가지 못하여 굉장히 아쉬워하며 뉴스나 혹은 참여한 사람들을 통해 GDC의 소식을 접하고 있다. 하지만 혹 GDC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컨퍼런스만 보지 말고 전세계의 개발자와 이야기하는 경험을 꼭 해봤으면 한다.

특히 수요일 밤에 열리는 GDC 어워드와 인디게임페스티벌은 커다란 행사장을 개발자들이 꽉 채워서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독특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전세계의 개발자들이 모여서 하는 행사라 그 크기가 어지간한 콘서트장보다 큰 데다가 그 안을 게임개발자들이 가득 차서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해준다는 것은 그야말로 게임의 아카데미상이라 부를수 있지 않을까.

전 세계에 자신과 같이 재밌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이야기 하는 것이야말로 개발자들에겐 힐링이 아닐까 싶다.

한경닷컴 게임톡 오영욱 기자 krucef@gmail.com

■ 오영욱은?

재믹스와 IBM-PC로 게임인생을 시작해서 지금은 게임프로그래머가 된 게임개발자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01학번인 오영욱씨는 2006년 네오플에서 '던전 앤 파이터' 개발에 참여한 후 플래시게임에 매력을 느껴 웹게임 '아포칼립스'(플로우게임즈)를 개발하고, 소셜게임 '아크로폴리스'(플로우게임즈), 모바일 소셜게임 '포니타운'(바닐라브리즈)에서 개발에 참여했다.

8년간 게임개발 외에 게임 기회서 '소셜 게임 디자인의 법칙'(비제이퍼블릭)을 공역했고, '한국 게임의 역사'(북코리아) 공저로 집필에 참여했다. '이후'라는 필명으로 Gamemook.com 에서 게임 개발자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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