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2세 아이드림스카이 부사장 “중국 유일 모든 플랫폼 통해요”

한국 개발자 컨퍼런스(KGC, 9월 25~27일)에서 유난히 눈길을 끌었던 강의가 있다. 바로 중국 아이드림스카이 부사장인 제프 린던(Jeff Lyndon)의 강연이었다.

지난 7월 24일, 중국 게임쇼 차이나조이 행사 중 한국 대표 런게임 중 ‘쿠키런’(데브시스터즈)과 중국 파트너십을 맺으며 화제가 되었던 바로 게임사의 32세의 부사장이었다.

유명 게임 ‘앵그리버드’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와 캡 모자를 쓰고 등장한 그는 ‘중국 내에서 아이드림스카이가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퍼블리시할 수 있는 노하우’라는 주제로 좀 긴 제목의 강의를 진행했다. ‘부사장’이라는 직급에 비해 젊고, 훤칠한 외모의 모습에 주목을 받았다.

이튿날인 27일, 서울 삼성동 파크 하야트 호텔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아이드림스카이라는 회사와 중국에서 ‘쿠키런’의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사심을 가득 품고(?) 속속들이 파헤쳐보았다.

■ WCG 선수 출신, "밑바닥부터 시작해 32세에 부사장"

얼룩덜룩한 무늬의 후드 티셔츠와 캡모자, 커다란 안경을 쓰고 등장한 그의 모습은 젊은 감각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처음 본 기자에게도 “근처 가게에 마음에 드는 운동화가 없다. 어디에 가야 독특한 운동화가 있는지?”라고 물었다.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숨길 수 없었다.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한국에는 4번째 방문인데, 정말 좋다. 매번 짧은 시간동안 있어서 아쉽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좋은 점만 섞어놓은 것 같다. 특히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지금껏 맛없는 음식이 없었다. 어제는 소고기와 치킨 샐러드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특히 치킨이 감동적이어서 오늘 점심은 치킨으로 정했다.”

나이를 묻는 것은 실례지만(특히 외국인에게는) 도저히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는 “82년생으로 부사장치고는 젊은 편이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 일한 지 13년이 되었다”고 소탈하게 이야기했다.

“대학교를 가지 않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대학을 갈 수가 없었다. 처음에 게임방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게임을 잘하기도 해서 WCG('월드 사이버 게임즈) 홍콩팀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 때 자연스럽게 게임산업 쪽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게임업계 이력을 한 단계씩 쌓았다. MMORPG ‘쉐도우베인’의 QA로 일하고, 프로듀서에서 디렉터, PD로 한 단계씩 올라가며 게임에 대한 지식을 쌓아갔다. 그는 “정말 바닥부터 시작해서 프로듀서, 디자이너, PD까지 순차적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게임 산업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009년 ‘아이드림스카이’가 창립되었다. 그는 “마이클 챈이 먼저 시작했다. 그가 함께 일해보자고 권유해 합류했다. 처음에는 모바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매우 당황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각광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 2010년 하프브릭의 ‘푸르트닌자’를 퍼블리싱하며 당당히 성공한 퍼블리셔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 “아이드림스카이요? 중국 모든 플랫폼 통하는 유일한 퍼블리셔”

2009년 설립된 아이드림스카이는 어떤 회사일까? 추콩이나 텐센트처럼 개발만 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아이드림스카이는 퍼블리싱 전문이다. 전세계 게임 팬들 누구라도 들어보면 바로 아하 할 정도인 유명게임 ‘앵그리버드’와 ‘푸르트닌자’, ‘템플런’등 굵직한 게임으로 중국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360, 바이두, 91 등의 플랫폼에서 10위 안에 든다. 텐센트의 웨이신 게임하기 플랫폼의 유일한 퍼블리셔이기도 하다.

제프 부사장은 “아이드림스카이는 스마트폰 게임 업계에서는 오래된 축에 속하는 회사이다. 오로지 모든 플랫폼에 게임을 올릴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대부분의 퍼블리셔는 텐센트면 텐센트, 360이면 360으로 소수의 플랫폼에만 게임을 서비스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모든 플랫폼에 갈 수 있는 아이드림스카이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웃으면서 “우린 네트워크가 강했다. 또한 라인업이 매우 최강이다. 현재 360, 91, 바이두 등에서 톱10 안에 들어가는 게임은 틀림없이 아이드림스카이의 것”라고 전했다.

이어 “개발사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비결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오픈하는 회사다. 만약 우리가 실수를 한 것을 알게 되면 바로 인정을 하고, 파트너사가 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야기한다. 이는 가끔 그들을 화나게 할 때도 있지만,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즉 ‘정직’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는 것이다.

■ “‘쿠키런’이 중국 서비스 늦어지는 이유는 ‘위런’ 때문”

아이드림스카이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7월 24일 이후 소식이 들리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궁금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계약만 하고 막상 서비스는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걱정 섞인 소리도 나온다.

그렇다면 현재 ‘쿠키런’의 중국 서비스 관련 진행 상황은 어떨까. 그는 “사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해서 데브시스터즈의 이지훈 대표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그 부분이다. ‘쿠키런’이 소식이 뜸했던 이유는 바로 텐센트의 ‘위런’이 출시되면서이다. ‘쿠키런’과 같은 런 게임으로 어떻게 경쟁을 해야 승산이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쿠키런’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위메이드의 대박 게임 ‘윈드러너’가 먼저 출시된 후, ‘쿠키런’이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김종흔 대표는 6월 18일 게임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를 두고 “유저들이 윈드러너를 통해 교육이 되어 쿠키런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위런’의 선출시도 오히려 ‘쿠키런’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에 대한 의견에 제프 부사장은 다른 의견을 전했다.

“한국에서의 상황과 현재 중국에서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왜냐하면 ‘윈드러너’의 경우 카카오톡이 만든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런’의 경우 텐센트가 만든 게임이다. 따라서 ‘쿠키런’이 어떻게 시장에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확실한 답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데브시스터즈와 함께 계속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있다. 제프 부사장은 “개발사들이 얼마나 힘들게 게임을 개발하는지 알고 있다. 특히 성공적인 게임의 경우 많은 시간과 운이 필요하다. 게임은 처음 출시된 이후가 중요하다. 이 때 별다른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려워진다. 계획을 잘 세운다면 굳이 급하게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드림스카이의 경우 ‘푸르트닌자’와 ‘템플런’을 오랜시간 서비스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 “쿠키런, 중국 전체 게임 10위 찍을 자신 있다”

그는 KGC(9월 26일) 강연에서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는 비결을 공개했다.

우선 게임 용량은 작아야 하고, 다양한 스마트폰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하며, 지불 시스템은 간편해야 하고 현지화는 필수라고 전했다. 과연 ‘쿠키런’은 이런 4가지 요소에 잘 부합하는 게임인지에 대해 물었다.

“물론이다. 쿠키런은 우선 용량이 매우 작다. 결제 시스템도 매우 직관적이다. 현지화의 경우 한국 유저는 쿠키런을 오랜 시간 플레이했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 유저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중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IP를 통해 현지화도 무리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쿠키런이 중국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길 기대하는지에 대해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1초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목표는 중국 전체 게임 순위 10위 안에 드는 것이다. 물론 모든 플랫폼을 통합해서를 의미한다. 쿠키런은 좋은 게임이라 확신하다”며 패기있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RPG가 대세라고 하는데, 캐주얼 게임인 ‘쿠키런’에 대해 걱정은 없는지도 물어보았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아이드림스카이에서 ‘푸르트닌자’와 ‘템플런’이 1500만 명에서 2000만 명의 유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통틀어 아직까지 500만 유저를 넘은 RPG가 없다. 또한 아이드림스카이는 다양한 캐주얼 게임을 했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전했다.

■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 조만간 좋은 소식 전하겠다 ”

만약 다운로드수와 매출이 비례했다면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웠을 것이다. 한국에서 “차이나드림”을 안고 중국에 진출해서 “차이나에 드림”을 혹독하게 당하고 온 한국 개발사도 많다.

제프 부사장은 이에 대해 충고를 했다. “중국에서 많은 다운로드수가 높은 매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운로드 100만, 200만은 중국에서 매우 작은 숫자다.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파트너와 올바른 플랫폼을 잡아야 한다. 다른 곳에서는 약간의 피해에 불과한 것이 중국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 시장의 흐름에 대해서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비유적인 해석을 내놨다. “중국 MMORPG 시장의 역사를 볼 때, 처음엔 서양의 질 좋은 게임이 들어와 대박을 친다. 이후 들어오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의 게임이다. 질도 좋고 문화적 코드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대박을 내는 것은 중국의 게임이다.”

이어 “이런 현상은 웹게임도 마찬가지다. MMORPG와 웹이 약 3년 정도의 시간동안 이러한 변화를 이루어온데 비해 모바일은 이보다 더 빠를 것으로 생각된다. 서양의 창이 닫히고 한국의 창 역시 활짝 열렸다가 이제는 서서히 닫히고 있는 중이다. 그 전에 많은 한국 게임을 도와 좋은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KGC에서 확실히 한국 시장이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을 느꼈다. 사실 KGC가 규모적으로 큰 행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우 열정적이고 활기찬 느낌이었다. ‘캔디크러쉬사가’를 만든 킹이 직접 와서 강연을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요즘 재밌게 하는 한국 게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정말 재밌는 게임이 많다.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편인데 최근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위메이드의 ‘에어헌터’, CJ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 ‘다함께 차차차’ 등이다”고 전했다.

그는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것 같다. 아직 정확히 어떤 게임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빠른 시일 내에 발표될 예정이니 기대해달라. 11월에 열릴 지스타(G-Star)에도 스폰서로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계속해서 좋은 게임으로 만나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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