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브시스터즈 대표 “모두의 마블 제쳐...2분기 매출 200억”

“광복절 연휴에 유저 5배, 수익 3배, 일사용자가 2배 뛰었어요.”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닌 게 아니라 자사의 '쿠키런 for Kakao: 쿠키들의 오븐탈출 대작전!'(이하 쿠키런)이 8월 15일 두 번째 업데이트 후 두 달만에 카카오톡 게임하기 최고 매출 1위를 재달성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서다.

이 같은 ‘광복절 대첩’은 큰 게임사들이 흔히 하는 버스나 TV 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 한번 없이 이뤄졌다. 단지 입소문으로 하루종일 대형 포털 검색어 순위에 1위에 올라 게임업계가 입이 딱 벌어졌다.

그는 “올 4월 2일 출시 이후 12주만인 6월 25일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그리고 8월 15일에 다시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더욱이 2분기(4~6월)는 총매출 200억을 달성했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기자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게임쇼 차이나조이(7월 24~28일) 행사장 앞 호텔 로비에서 이 대표와 스치듯 인사를 나누었다(참, 지난 6월에는 공동대표인 김종흔 대표를 데브시스터즈 사옥에서 인터뷰했다).

‘쿠키런’ 두 번째 업데이트 성과를 듣고 싶어 다시 찾아간 기자에게 이 대표는 “이번 주말에 신사역 인근 가로수길 쪽에 이사 간다. 그리고 2분기 200억 매출은 엄청난 의미가 있다”며 싱글벙글 맞았다.

■ '모두의 마블' 제치고 최고 매출 1위 재달성 '기적' 
‘쿠키런’이 카카오톡 게임하기 최고 매출 1위에 다시에 오른 의미는 적지 않다. 이지훈 대표는 “지난 5~6월 50여일 1등을 달렸다. 그런데 ‘모두의 마블’이 출시 이후 순위가 떨어졌다. 2달 만에 1등을 탈환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운이 좋다”고 둘러댔지만 알고 보니 깨알 같은 준비들의 결과다. 그는 “지난 4월 쿠키런이 1위에 오른 것은 학생들이 4월 중간고사 중간 힘들 때 편하게 놀 수 있도록 소통을 마련해줘서다. 이번에도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를 공략했다”고 전했다.

이번 광복절 기획은 개발자-마케팅 예비부부에게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격론 끝에 각종 커뮤니티에 흩어진 쿠키런 비밀코드를 모아 쿠폰입력창에 입력하면 크리스탈 100개를 지급하기로 했다.

쿠키런 게임 내 공지 4글자, 쿠키런 네이버 블로그 4글자, 쿠키런 페이스북 4글자, 쿠키런 트위터 4글자를 모아 16자리의 쿠폰번호를 완성한다는 것. 이 소식은 ‘비밀코드’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며 휴면 유저들에게까지 삽시간에 퍼졌다.

그 과정에 이 대표는 파격한 제안을 관철시켰다. 그는 “처음 쿠폰 번호가 다 달랐다. 그렇게 번호를 하나로 통일했고, 50개 크리스탈도 100개 선물로 늘리자”로 제안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아이디어로 휴일을 공략해 2개월 만에 매출 1위에 올랐다.

■ “2분기 매출 약 200억원...하루 2억”
이 대표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쿠키런의 2개월만에 매출 1위 탈환했는데 내용을 알고 싶다.”

그는 마침 실적 발표할 만한 숫자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쿠키런의 누적 다운로드(8월 20일 기준)는 약 1200만이다. 누적 플레이횟수로는 20억 회 플레이 돌파했다. 2분기(4~6월) 매출은 약 2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45% 가까이 된다”라고 말했다.

분기 매출 200억원은 웬만한 코스닥 회사 뺨치는 탁월한 성적표다. 실적 발표에 따르면 CJ& EM 넷마블은 모바일만 매출이 700억~800억원, 위메이드는 300억~400억이었다. 컴투스와 게임빌도 해외 포함 각각 200억원 정도였다.

이처럼 데브시스터즈는 20명 작은 팀으로 큰 결과를 얻어낸 ‘강소기업’의 전형이다. 흔한 버스나 지하철-TV 광고없이 일궈낸 결과다. 퍼블리싱을 직접해 영업 이익도 높다. 최근 5일 만에 구글 무료 1위에 오른 ‘명랑스포츠:우리끼리 예체능!’의 피닉스게임스와 함께 중소기업의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이미 공개된 실적도 놀랄만하다. 2013년 5월 구글플레이 누적매출 전세계 3위(App Annie INDEX), 2013년 6월 구글플레이 누적매출 전세계 3위(App Annie INDEX), 2013년 7월 구글플레이 누적 매출 전세계 5위(Distimo) 등등.

그럼 최근 ‘애니팡’의 선데이토즈와 ‘아이러브커피’의 파티 스튜디오의 상장 계획 확정, ‘활’의 4:33의 상장 준비 소식에 맞춰 데브시스터즈는? 그는 “당장 상장이 문제가 아니다. 1년 이후에도 사랑받는 게임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후발주자로서 상장과정을 지켜보고 배우고 판단하는 기회를 삼겠다. 상장 이후 성장해 주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쿠키런은 오븐브레이크부터 5년동안 키운 게임”
데브시스터는 여러모로 반전이 있는 회사다. 우선 회사명. Dev는 Develop(발전)에다 sisters(자매)가 합쳐졌다. 왜 brother(형제)가 아닌 sister일까. ‘시스터’의 어감이 더 상큼해서다. 이름부터 느낌이 좋아 계약 성사율도 높다.

반전은 ‘쿠키런’의 탄생 에피소드에도 들어있다. ‘쿠키런’은 전작 런게임 ‘오븐브레이크’ 시절부터 거의 5년 세월동안 자식처럼 키운 게임이다. 2009년 처음 앱스토어에 출시한 ‘오븐브레이크’는 이 대표가 한국에 아이폰이 상륙하기 전에 미국 중고폰을 가져와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그리고 2012년 페이스북에 출시한 ‘오븐브레이크2’와 함께 2000만 다운로드와 20개국 1위를 기록한 관록의 게임이다.

그는 “2008년 회사를 설립할 때 화두가 3가지였다. 우선 모바일이었다. ‘이 작은 컴퓨터가 10년을 바꾼다’. 그리고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유통 혁신, 10년 검색에서 앞으로 10년 소셜 데이터였다”며 “모바일 게임에서 국경을 넘어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장르는 뭘까. 복잡하지 않고, 캐주얼 게이머가 즐거워하고, 잘 익힐 수 있는 것이 ‘횡스크롤’ 런게임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오븐브레이크’와 ‘쿠키런’은 IP는 같지만 상당히 다른 게임이다. 그는 “카카오에 처음 게임을 출시를 생각할 때 1000만 유저가 있는 ‘오븐브레이크’로 가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친숙한 이름을 위해 과감히 바꿨다. 10만원과 영화상품권을 걸고 사내 이름 공모를 한 결과 쿠키런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뒷얘기를 전해주었다.

■ “온라인 라이브 서비스 해본 사람 없다”
원래 ‘오븐브레이크’는 부분유료화가 없었다. 소셜성과 네트워크도 없었다. 그래서 “카카오에 출시할 때는 부분유료화, 업그레이드 시스템 추가, 지인 초대, 선물뽑기나 하트 주고받기 등 소셜적인 면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세팅해 ‘오븐브레이크2’를 지난해 12월에 런칭하고 한 달 정도 관리를 하다가 2월 중순 이후부터 카카오 버전을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쿠키런’을 출시한 후 회사 안팎에서 “‘오븐브레이크’ 시리즈가 ‘쿠키런’ 개발을 위한 프로토타입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처음 쿠키런이 출시되었을 때 몇몇 유저들이 쿠키런을 오븐브레이크의 표절작이라고 리뷰를 쓰기도 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처음 입점하고 안드로이드도 처음이었다. 특히 ‘온라인 라이브 서비스’를 해본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초기 대응에서 힘들었다.

그는 “주말 토요일 아침에 출근하거나 토요일 저녁 나와 일요일 아침에 퇴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가령 5월 1일 새벽에 업데이트하고 오전 4시에 퇴근했는데 서버 모니터링이 잘 안돼 유저가 폭주해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후 그때 상황을 꼼꼼히 살펴 큰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개발자가 서울대나 카이스트, 한양대 등 ‘드림팀’으로 구성했다.

■ 보이지 않은 흥행 후원자 ‘팬 아트 페스티벌’
이번 업데이트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대표가 꼽은 “보이지 않은 흥행 후원자가 ‘쿠키런 아트 페스티벌’이다”. 데브시스터즈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행사다.

총 상금 6000만원을 걸고 진행하고 있는 이 행사(7.29~8.26)는 26일이 마감한다. 일러스트, 웹툰, 애니메이션, 자유로 나누었다.

그는 “아직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cookierunforkakao)에 한정되어 있지만 SNS는 엄청난 열기다.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 팬클럽 못지 않다. 처음 10만 팬이 한 달만에 65만명으로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역시 쿠키런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게임이다. 그는 “어느날 보니 검색해보니 그림이 올라왔다. 부탁한 일도 없었는데 블로그 등에 쿠키 신규 팬 아트가 올라오고 절로 늘어났다. 어린이들은 찰흙-도시락-빵으로 쿠키 팬아트를 즐겼다. 그것을 즐기고 만든 것도 즐거워 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페스티벌로 확대했다. 수상자는 게임에 반영하고 결과는 팬들에게 스토리북과 아트북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쿠키런 세계관을 담는 이번 페스티벌은 ‘앵그리버드’처럼 따라하기 붐을 일으키고, 아이들을 위한 케이크 등 자발적인 참여를 할 수 있다는 것. 데브시스터는 브랜드가치와 재미가 들어맞는 인형이나 T셔츠 등 바로 캐릭터 사업도 준비 중이다.

■ “경력 겹치지 않은 김 공동대표와 싱크로율 90%”
이지훈 대표는 한때 미술학도였다. 공대생에서 재수를 해서 홍익대 미대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했다. 그런데 '대학 3학년 때 중퇴했다. 학기 중 스타트업에 합류한 후 일본에 있는 IT기업에서 일할 기회가 생겨, 일본에 가는 것을 선택했다. 이후 일본에서 1년을 보낸 그는 복학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2000년에는 프리챌에 입사해 보드게임을 개발하고 2002~2004년 NHN에서 근무하며 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켜 본 그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6년. 김종흔 대표와는 이전 회사를 운영하던 2008년에 인연이 맺어졌다. CEO가 분업을 하기 어려운데 공동대표로 이 대표는 제품과 서비스를, 김 대표는 경영과 사업 등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물론 주요 사항은 같이 의사를 결정한다.

두 사람은 네트워크나 경력이 겹친 것이 없다. 그런데 두 사람은 “가치나 생각에서 거울 보는 것처럼 싱크로율이 90% 넘는다”. 김종흔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수석을 졸업하고 스탠포드대에서 MBA를 밟았다. 2005년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박지영 컴투스 대표를 만나 모바일게임에 대한 매력을 알고 나서 컴투스에 투자했다. 2009년 창업한 데브시스터즈의 이지훈 대표를 만나 2011년 공동 대표로 합류했다.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둘은 비슷하다. 토론도 많이 하고 “버그 내면 잡아내고, 마감 지키는 것도 지적하면서 긴장시킨다. 그렇지만 사장이나 직원을 떠나 ‘안되는 것은 안된다’는 솔직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 3~4개월마다 업데이트 “글로벌에서 사랑받고 싶다”
이 대표는 “스마트폰 게임과 콘솔-영화는 서로 비교할 만하다. 콘솔이나 영화는 시간과 비용에서 엄청난 투자를 받는다. 그리고 시사회까지 런칭이 끝나면 마케팅이 끝난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과 스마트폰 게임은 드라마와 비슷하다. 방송사 PD들처럼 론칭하고 나서 시청률 같은 실시간 지표를 체크하며 가슴을 졸인다”라며 설명했다.

스마트폰 게임에서 운영과 업데이트가 새삼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시켜주었다. 그는 2주나 1개월마다 업데이트를 하고, 대규모 업데이트도 3~4개월마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에서의 성과를 유지하면서 기본으로 국경을 넘어 글로벌을 지향한다.

지난 7월 차이나조이에서 데브시스터즈는 중국의 ‘아이드림스카이(iDreamsky)’와 합작 파트너 관계를 맺고 ‘쿠키런’의 중국 시장 진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중요한 타깃은 이미 ‘오븐브레이크’로 1등을 해본 영미권과 싱가포르와 홍콩이다.

이 대표는 “데브시스터즈는 작은 팀이지만 한 명 한 명 능력이 탁월한 팀을 갖고 최고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 한국 1등을 하고 ‘앵그리버드’ 같이 세계 히트작을 만드는 회사가 목표다. 20대 중후반 젊은 인재가 모인 데브시스터즈에 좋은 인재들이 동참해달라”라며 자랑반 홍보성 멘트를 통해 구애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번 주말 토요일(24일) 가로수길로 둥지를 옮긴다.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이 대표나 강남에 사는 김 대표를 비롯한 전 직원이 접근이 편한 신사역 인근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쿠키런은?
-출시일 2013년 4월 2일
-누적다운로드 - 약 1200만 (2013/8/20 기준)
-누적플레이횟수 - 20억회 플레이 돌파 (2013/8/20 기준)
-13년 2분기 매출 - 약 200억원
-13년 2분기 영업이익 - 약 90억원
-13년 2분기 평균 직원수 - 약 20명

* 2013년 5월 구글플레이 누적매출 전세계 3위 (App Annie INDEX)
* 2013년 6월 구글플레이 누적매출 전세계 3위 (App Annie INDEX)
* 2013년 7월 구글플레이 누적매출 전세계 5위 (Distimo)
* 8월 15일 두번째 이야기 업데이트 후, 카카오톡 게임하기 최고매출 1위 재달성 (2013.8.19 ~ 2013.8.21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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