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살아가며 대부분 결과물은 사막서 꽃을 피우듯 혹독

 

중국 근대 소설가 바진이 외국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허름한 여관에 기거할 때 이야기다.

바진이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재산을 많이 물려받은 부유한 친구가 바진의 숙소로 찾아와 대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그 부유한 친구가 이미 문단에 데뷔한 바진의 글을 읽고 이리저리 개인적인 평가를 해대는 대목이 나온다. 글 속에는 친구의 평론을 젊잖게 표현했지만, 작가 자신은 내심 불편함을 감추지 못한다.

대학시절 같은 문학도 출신으로서 바진은 이미 프랑스 유학 때부터 무정부주의 운동을 하며 많은 유럽의 도서를 번역까지 한 번역가로서도 활동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바진의 부유한 친구는 식사를 하며 자신의 계획을 거창하게 알려주고 떠난다. 그 거창함이란 바진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소설을 쓰고 유럽의 고전 문학을 번역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 개월 후 다시 바진을 찾아와 푸념하며 생각대로 되지 않은 자신의 글을 스스로 자학하고 비판하며 바진의 글에 대해 이번에는 비평보다 칭찬의 일색으로 덮어버린다.

그리고 허름한 여관방에 묶고 있는 바진을 자신의 집에 기거하라며 정중하게 초대를 한다.

바진의 소설 속에 등장하듯 살면서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일부 사람들은 살면서 시간 속에 그 사람이 완성물만 보고 과정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과정이 없는 결과란 없다. 그 과정이 운이라는 살면서 행운이 따를 수도 있지만, 일생을 살아가며 대부분 결과물은 사막에서 꽃을 피우듯 혹독하다.

글쓴이=주홍수 애니메이션 감독-만화가 sisi9000@naver.com

주홍수 감독은?

30년 넘게 애니메이터로 만화가로 활동을 해왔다. 현재 자신의 원작 OTT 애니메이션 ‘알래스카’를 영화사 ‘수작’과 공동으로 제작 중이며 여러 작품을 기획 중이다. 그림과 글과 엮어낸 산문집 ‘토닥토닥 쓰담쓰담’을 2022년 1월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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