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상하이서 게임사업, 서울서 ‘중국모바일게임세미나’ '퍼스트무머' 역설

“활짝 열린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한국에 소개해 보람 있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새롬빌딩 5층 교육장에서는 ‘중국 모바일 게임 세미나’가 열렸다. 빗속에서도 한국 IT 선구자 허진호 박사와 스마트폰개발자협회 전명진 회장 등을 비롯한 120명이 참석해 반응이 뜨거웠다.

이 자리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6억대가 넘고, 모바일메신저 게임플랫폼 위챗이 6월에 선보일 예정되는 등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열리고 있다. 퍼스트 무버라 돼라”는 인식을 한 두 남자가 좌판을 벌인 결과였다.

두 사람은 바로 상하이에서 직접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네오윈게임즈’ 김두일 대표와 정통 중국 유학파로 현재 중국전문매체 ‘두두차이나’를 운영중인 김선우 대표였다. 그 중 김두일 대표가 “몸이 여럿이면 좋겠다”며 바쁜 일정을 쪼개 강남 게임톡 사무실을 찾아왔다.

■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 6억명, 게임 유저 2억명!
2008년 상하이에서 게임사를 창업을 김 대표는 한국에 날아와 세미나를 열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중국 모바일게임 성장세는 온라인과 웹 게임을 추월했다. 한계가 보이지 않는 무시무시한 성장이 뚜렷하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참조할 만한 시장 정보는 적어 목말라했다. 그래서 직접 한국 기업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막상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

한국의 인구가 대략 5000만명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6억명이다. 이중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2억 87만명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과 미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숙성한 시장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아직 안 열린, 이제 열리고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국 회사는 어떻게 진입해야 하나. 그는 “하나의 개발사가 갈 때는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다. 개별 플레이어가 마켓과 비즈니스를 쉽지 않다. 그렇다면 콘텐츠에서 우수하다는 한국 브랜드와 성과로 접근해야 빅플레이와 협상력을 높이고 한국 개발사에 혜택이 커진다”라고 역설했다.

이번 세미나를 공동 개최한 '두두차이나' 김선우 대표(오른쪽)

특히 그가 세미나에서부터 강조한 것이 있다. “지금 단계에서 잘하는 것보다 빠른 게 중요하다. 기회가 열렸다. 콘텐츠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돈이 아니다. 들고 뛰어들어라”며 “중국은 열리고 있는 시장이니 먼저 들어가 '퍼스트 무버'의 혜택을 받아라”고 말했다.

■ 중국 ‘만만디’ 비즈니스와 한국 기술력 찰떡궁합
그는 중국인의 상재(商才)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한다. ‘만만디’(천천히)로 대표되지만 그냥 천천히가 아니라 철저한 계산과 이익이 연관된 전략이 있다는 것. 이에 맞설 것은 한국인의 “빨리빨리”다.

김 대표는 “빨리빨리의 특성을 장점으로 바꾸어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고 마켓에서 살아남아라. 중국도 한국의 기술 우월성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 시장은 굉장히 커졌지만 콘텐츠가 매우 부족한 상태다.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빨리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장의 성장 속도를 콘텐츠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중국 모바일게임 세미나 현장.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모바일 메신저형’과 ‘단순 다운로드형’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형은 라인과 위챗, 카카오 등의 플랫폼을 말한다. 단순 다운로드형은 중국에서 360, 91.com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는 “가장 핫한 주제는 역시 6월 서비스될 예정인 위챗이다. 3억 3000만명의 유저를 가지고 있는 위챗은 한국의 대표 메신저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이라며 “처음 한국에서 카카오가 게임센터를 연동한다고 했을 때 과연 잘 될까?라는 의심이 있었다. 결과는 게임 시장을 휩쓸었다. 텐센트 역시 분명히 가능성을 읽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모두의 게임’ 6월 중 360에서 서비스 물꼬
그가 진단한 중국의 주목할 모바일게임 장르는 MORPG(다중사용자롤플레잉게임)와 TCG(카드배틀게임)다. ‘나는MT(탱커)다’라는 TCG는 월매출 150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카카오톡 게임처럼 소셜 기능을 극대화시킨 '피싱조이'는 월 매출 65억원을 기록한 캐주얼 게임이다.

그렇다면 한국게임사들은 어떤 전략을 짤까. 그는 “최강 기업 텐센트의 위챗은 한국게임사들에게 기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신 ‘유연하게, 그리고 빠르게’ 주문했다.

6월에 중국에서 서비스에 돌입하는 ‘모두의 게임’의 경우 한국 핫독스튜디어 김민우 대표가 김두일 대표에서 소개한 페이스북을 보고 연락을 해왔다. 마침 360에 입점할 만한 퀄리티의 높은 게임을 찾고 있었다.

김두일 대표의 도움으로 6월 중 중국 360에 입점할 '모두의 게임'.
이렇게 핫독과 네오윈게임즈가 의기투합했다. 네오윈게임즈는 로컬라이징(현지화) 서비스 대행을 한다. 서버 등은 핫독이 물론 담당하지만 시스템 현지화를 많은 도움을 받았다. 김 대표는 “모두의 게임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의 물꼬가 터졌다. 중국 마켓들의 니즈와 한국 게임사의 니즈를 중국 현지 파트너가 적절한 관계로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에 오면 자주 만나는 이는 핫독 김민우 대표를 비롯, 오트잼 정순권 등이다. 그리고 서현승 팜플 대표도 연락하는 사이다.

■ 상하이에서 2008년 창업 30명 개발+사업
김 대표가 개발사 네오윈게임즈를 창업한 것은 2008년 후반. 지금은 30명(한국인 2명)의 현지화한 개발 인력이 있는 회사로 만들었다.

그가 게임에 입문한 것은 90년대 하이텔 게임제작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부터. 본디 중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역대 가장 무협물 맛이 났다'는 MMORPG ‘구룡쟁패’를 만들었다. 이후 2006년부터 1년 6개월, 사천(쓰촨)지역에 있는 대학에서 콘텐츠 개발을 하는 학생을 가르치면서 사업을 했다. 그런데 사천성 지진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다시 중국에 간 것은 2008년 네오윈게임즈를 창업하고 “2~3년부터 스마트폰 게임만 했다”. 두 딸(중2-유치원)의 성장을 보면서 이후 ‘파이터 시티’(게임빌-중국 버전 ‘격투지성’), ‘에어라인월드’(중국 버전 ‘항공세계’ 준비), DJ소재 게임(넥슨 계약) 등 모바일게임을 개발했고 2개를 더 개발 중이다.

“개발자 체질”이라고 자가진단하는 김 대표가 개발 외에 중국 진출하는 한국 게임사들의 ‘발’과 ‘말’을 대행하려고 나선 것은 “한국 게임사들에게 중국 모바일 시장이 열린 기회를 같이 나누고 싶어서”다.

그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5명 창업동지가 만든 웹젠 같은 ‘슈퍼스타’가 나왔다. 2005년 이후 신데렐라가 없다. 모바일게임은 크리에이티브와 능력을 갖추면 신데렐라가 탄생할 시장”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그 기회를 찾아보라”고 다시 강조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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