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차이나-네오윈게임즈 '중국 모바일 게임 세미나', 속도-결제-합심 삼박자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있기는 알까?

빗방울이 떨어지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새롬빌딩 5층 교육장에서는 ‘중국 모바일 게임 세미나’가 열렸다. 두두차이나와 네오윈게임즈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세미나에 내로라하는 스마트폰 게임 관계자가 모였다.

최근 '위챗 게임 서비스' 시행이 6월로 예정되어 있다는 잇달아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런 탓에 행사에 120명이 넘는 스마트폰 게임 업계 관계자들이 몰렸다. 

1부에서 김선우 두두차이나 대표는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김두일 네오윈게임즈 대표의 '까다로운 중국 시장 어떻게 진출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 김두일 네오윈게임즈 대표
■ "3억 3000만명 유저를 기반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위챗"

김 대표는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는 온라인과 웹 게임을 추월한다. 모바일 게임 유저의 폭발적인 성장은 매우 인상적이다.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계가 보이지 않는 무시무시한 성장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인구는 대략 5000만명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6억명이다.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2억 87만명이다"고 덧붙여 중국 게임 시장이 '블루오션'임을 다시금 강조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모바일 메신저형'과 '단순 다운로드형'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형은 라인과 위챗, 카카오 등의 플랫폼을 말한다. 단순 다운로드형은 중국에서 360, 91.com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중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역시 '위챗'이다. 3억 3000만명의 유저를 가지고 있는 위챗은 한국의 대표 메신저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이다. 김 대표는 "처음 한국에서 카카오가 게임센터를 연동한다고 했을 때 '과연 잘 될까?'라는 의심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알다시피 파죽지세로 게임 시장을 휩쓸었다. 텐센트 역시 분명히 가능성을 읽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안드로이드 90% 시장 점유, "제3자 마켓이 매우 중요한 시장"

독특한 중국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 한가지는 '안드로이드'가 압도적으로 대세라는 점. 김 대표는 "중국 시장의 대세는 안드로이드다. 순수 스마트폰 비율만을 볼 때 iOS는 10%, 안드로이드는 90%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 김두일 네오윈게임즈 대표
안드로이드는 중국에서 잘될 수밖에 없다. 애플은 중국 정부의 '매'를 온몸으로 맞고 있을 뿐만 아니라 1위 통신사업자와도 협상이 실패했다. 또한 중국 스마트폰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지기 어려운 점이 있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마켓이 활성화된 중국의 두번째 특징은 '제3자 마켓'이 중요하다는 것. 독특하게도 이동통신사 마켓, 단말기 제조사 마켓 그리고 제3자 마켓으로 나눠지는 중국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사실 제3자 마켓과 불법 마켓의 차이점을 말하기가 참 애매하다. 하지만 중국 정부도 언제까지 불법을 용인할 수 없다. 중국은 현재 음지에서 양지로 이동하고 있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3G 비싸 데이터 사용량 많으면 다운로드도 안받아"

한국과 중국의 게임 환경은 매우 다르다. '콸콸콸'이라는 용어가 무색하지 않게 한국은 어딜 가나 인터넷이 빵빵 잘터진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중소 2급 도시들의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3G의 경우 요금이 비싸 사용에 제약이 있다.

▲ 김두일 네오윈게임즈 대표 강연 중
따라서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때 데이터 사용량이 많으면 아예 받지 않는 사람이 많다. 김 대표는 "네트워크 기반일 경우 아예 게임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따라서 데이터를 어떻게 해야할지 게임사들은 연구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결제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선불충전카드'가 많이 사용된다. 그것도 통합된 충전 카드가 아니라 각 마켓마다 전용 카드가 따로 있다. 한국에서는 게임을 하다 필요한 아이템이 생기면 터치 몇 번으로 살 수 있지만, 중국은 미리 카드에 충전을 해놓는 준비성이 필요하다.

■ 중국의 핫이슈 'MORPG'와 'TCG'

그렇다면 중국 게임 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은 무엇일까? "MORPG(다중사용자롤플레잉게임)와 TCG(카드배틀게임)이다. 카카오톡 게임처럼 소셜 기능을 극대화시킨 캐주얼 게임 역시 '피싱조이'로 확인된 잠재 시장이다. 초기에는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까지만 해도 웹게임의 형태가 가장 유행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MORPG와 TCG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생각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당장 시작해라"며 자신있게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성공사례도 있다.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나는MT(탱커)다'라는 게임으로 월매출 150억원을 찍는 어마어마한 게임이다. 김 대표는 "중국 TCG열풍의 주인공이다.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캐릭터 소싱을 통해 퀄리티를 확보하고, iOS에 선 출시를 통해 상위에 랭크됐다"고 말한다.

독특하게도 이 게임은 iOS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4개의 안드로이드 마켓과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례적인 사례를 보여줬다. 그는 "4개의 안드로이드 마켓이 서로 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홍보를 하는 재밌는 현상도 벌어졌다"고 이야기했다.

'피싱조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1탄과 2탄 합해서 누적 다운로드 2억 8000만을 기록한 이 게임은 월매출 65억원을 기록했다. 캐주얼 게임으로 저가폰이 무선망이 취약한 환경을 고려한 배려깊은 게임이다. 유통사의 지원을 받아 결제 시스템의 편리성도 보장했다.

▲ 김두일 네오윈게임즈 대표 강연 중
■ "중국 시장은 위챗에만 입점하면 끝이야", 과연?

김 대표는 대학교 여자 후배의 '다음에 밥 한번 먹어요'라는 말에 착각을 하는 복학생 오빠같이 '중국 시장은 위챗에 입점만 하면 끝이야'라고 생각하는 중소기업에게 독한 오빠가 되어 일침을 놨다. 그는 "위챗은 생각만큼 친절하지 않을 것이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만약 위챗이 게임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온다면 중국 마켓은 어떻게 될까? 중국 마켓 관계자는 '한번에 천하통일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들이 피튀기는 경쟁에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까지는 기존 사업자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중국 시장의 성장 속도가 위챗의 시장 점유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의 매출은 6개월전보다 8배 이상 커졌다. 현재 중국 게임 시장은 진격의 시장이다"

■ 속도-결제 시스템-합심 삼박자

중국 진출을 할 때 필요한 준비물 중 하나는 '속도'다. 그는 "중국 게임 시장은 굉장히 커졌지만 콘텐츠가 매우 부족한 상태다.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빨리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장의 성장 속도를 콘텐츠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결제 시스템'은 꼭 생각하고 가야한다. 자사 게임에 어떤 방식이 가장 적합한지 판단해야한다. 우리 게임을 밀어줄 확실한 한개의 마켓과 함께할 것인지, 여기저기 게임을 뿌릴 것인지, 공동 프로모션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한다. 현재 반텐센트 동맹은 360, 91.com, 추콩의 주도하에 통합 SDK를 준비중에 있다.

마지막은 '같이'의 가치다. 김 대표는 "한국이 '콘텐츠'에서 우수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나의 개발사가 갈 때는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다. 넥슨, 게임빌, 컴투스 등 덩치있는 게임사가 중국에 가는 것과 중소개발사가 중국에 가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 김두일 네오윈게임즈 대표
이어 "중국은 세계에서 협상을 가장 잘 하는 나라다. 가끔 경험이 있는 사람도 실수할 때가 있다. 중소 개발자들은 혼자 고유 타이틀을 갖는게 아니라 '한국 게임'이라는 브랜드 아래 같이 모여 '한류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텐센트-반텐센트' 체제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했다. 그는 "반텐센트는 적극적으로 한국 게임에 구애를 하고 있다. 반텐센트 동맹은 '게임성이 검증된 게임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싶다'는 욕망, 한국 개발사는 '적극적인 홍보 지원을 받아 게임을 오픈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며 솔직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즉 중국에서는 단순히 일하는 게 아니라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 "중국 마켓들의 니즈와 한국 게임사의 니즈를 중국 현지 파트너가 적절한 관계로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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