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전략게임 ‘매드로켓’ 개발한 라타타 스튜디오 인터뷰

[조혁신 실장, 장윤호 대표(왼쪽부터)]

RPG가 유일한 해법으로 요구되는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남들이 택하지 않은 전략게임으로 탈출구를 마련한 중소게임사가 있다. ‘매드로켓: 포켓 오브 워(이하 매드로켓)’을 개발하고 서비스까지 도맡고 있는 라타타 스튜디오다. PC 온라인 FPS게임 ‘워록’을 개발한 장윤호 대표를 비롯해 17명의 비교적 작은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이 게임사는 2015년 설립되어 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첫 게임 ‘매드로켓’을 글로벌 론칭했다.

‘매드로켓’은 기존의 모바일 전략게임들과는 다른 궤도를 택했다. 기존 게임들은 마을을 건설하고 군대를 생산해 상대의 진영으로 돌격해 전투를 벌인다. 이 과정에서 양 진영은 서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훤히 볼 수 있다. 소위 ‘개방형 전투’라고 부르는 구조다.

하지만 ‘매드로켓’은 탐색하기 전까지 서로의 정보를 알 수 없는  ‘전장의 안개(Fog of War)’를 도입했다. 블리자드의 PC게임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시스템이다. 정보를 얻어낼 때마다 초반에 세웠던 전략을 계속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전략게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는 장점이 있다.

전장의 안개로 차별점을 내세운 ‘매드로켓’은 출시 이후 119개국 마켓에 피쳐드되며 글로벌 전략게임 유저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2018년에는 애플 앱스토어가 선정한 ‘꼭 즐겨봐야 할 10대 한국 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자신감을 얻은 라타타 스튜디오는 ‘매드로켓’의 전략성과 콘텐츠를 대거 보완한 시즌2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름도 ‘매드로켓’에서 ‘포켓워: 클래시 인 더 포그’로 바꾼다.

시즌2 업데이트를 며칠 앞두고 라타타 스튜디오의 장윤호 대표와 조혁신 사업전략실 실장을 만나는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장 대표는 “시즌1에 해당하는 매드로켓이 전투와 액션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 포켓워는 그동안 아쉬웠던 전략성을 고도화하고 콘텐츠를 2배 가량 늘렸다”며 “우리가 표방하는 전략게임의 완성본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라타타 스튜디오의 혈통은 전략게임의 정통성과는 거리가 멀다. 장 대표가 20여년간 만들어온 게임들은 ‘BOME Game’, ‘타키온 온라인’, ‘레드코드 온라인’, ‘워록’ 등 FPS게임 일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전략게임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장 대표는 “사실 원래는 FPS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그동안 나왔던 모바일 FPS게임들을 쭉 훑어봤는데, 오래 서비스할 수 있는 솔루션을 못찾았다”고 웃었다.

그는 자신의 전문 분야였던 FPS게임을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트랜디한 장르가 무엇인지, 어떤 게임이 오랫동안 유저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러다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을 필두로 전세계에서 많은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는 전략게임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전세계 전략게임의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이니, 이 중 3%만 가져가도 대성공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작은 성공이 모여서 큰 성공이 된다”며 “사실 5조원의 3%면 굉장히 큰 거다”라며 웃었다.

라타타 스튜디오 직원들 중에 전략게임 매니아가 많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조 실장은 ‘시드마이어의 문명’, ‘게임오브워’, ‘클래시오브클랜’ 등을 좋아했다. 장 대표는 “개발팀 직원 중에는 클래시오브클랜 성주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후 라타타 스튜디오는 포럼과 디스코드를 통해 ‘클래시오브클랜’ 유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조 실장은 “우리의 원칙 중 하나는 유저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이라며 “1차적으로 코어 유저들로 구성된 그룹에 게임을 보여주는데, 이들이 재미있다고 하지 않으면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회사 규모는 작지만 운영은 절대로 외주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인고 끝에 ‘매드로켓’이 탄생했지만, 사실 초반에는 라타타 스튜디오가 구상한 모습과는 달리 조금 단순한 구조를 띠고 있었다. 소규모 개발 인력 특성상 현실과 타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이 독창적이고 재미있다는 유저들의 평가에 힘입어 시즌2 ‘로켓워’를 만들기로 용기를 냈다. ‘암즈’와 ‘스킬’을 추가했고, 기본 모드 외에 클랜전이나 랭킹전 등 콘텐츠 다변화를 꾀했다. 나중에는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세팅(모드 게임)처럼 적진에 침투해서 핵을 터트리는 방식의 모드도 추가할 계획이다.

조 실장은 “시즌1을 낼 때만 해도 자신감이 없었는데, 론칭 후 한달 가량 유저 반응을 보고 시즌2를 만들기로 했다”며 “글로벌 유저들이 좋은 평가를 내려주지 않았다면 시즌2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1 때는 현실과 타협한 밸런스가 나왔다면, 시즌2는 좀 더 과감하고 실험적인 밸런스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타타 스튜디오는 ‘로켓워’ 차기작으로 방치형 게임 ‘만렙집사 에비츄’를 준비하고 있다. 이 게임은 일본 작가 이토 리사의 만화 ‘집 보는 에비츄’의 IP를 ‘타비카에루(여행개구리)’와 같은 힐링 방치형게임으로 재해석했다. 햄스터 캐릭터인 에비츄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어오는데, 행복 지수가 떨어지면 세계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에서 찍은 사진과 기념품을 수집하는 게 게임의 핵심 재미다.

장 대표는 “우리 개발팀 중에 캐릭터를 만드는 소규모 팀이 있는데, 이런 캐릭터 게임을 만드는 노하우가 많다”며 “라타타 스튜디오가 추구하는 전략게임은 아니지만, 프로젝트성 타이틀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만렙집사 에비츄’는 2019년 8월 글로벌 순차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타타 스튜디오가 개발중인 프로젝트가 또 있다. ‘프로젝트 DM’이라고 명명된 이 게임은 소셜카지노와 수집형RPG를 결합한 장르로, 요새 트렌드에 맞는 게임이다. 장 대표는 “아직 알파 버전이라 자세한 정보는 말하기 곤란하다”며 “올해 연말 소프트론칭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치열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발사 내부에서 스스로의 장점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라타타 스튜디오의 개발 철학은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해나가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긴 호흡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 개발과 트렌드를 읽는 게임 개발을 병행해나가겠다”고 전했다.

(본 기사는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와 게임전문기자클럽이 홍보-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개발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캠페인 `점프 업, 게임 코리아'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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