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 ‘에오스 모바일’ 개발중인 블루포션게임즈 인터뷰

[신현근 대표, 엄원동 개발팀장, 정상기 모바일사업팀장(왼쪽부터)]

“우리 게임은 솔직히 때깔 좋은 게임은 아니다. 대신 재미있는 PK, 대규모 전투로 승부하겠다.”

13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신현근 블루포션게임즈 대표는 자사가 개발중인 모바일 MMORPG ‘에오스 모바일(가칭)’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답했다. 풀HD 그래픽으로 게임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수백명 규모의 공성전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었다. 그래서 프로젝트 착수 시점부터 대규모 전투에 방해가 되는 부분은 과감히 쳐냈다. 그는 “때깔 좋은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층을 포기하게 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재미있고 전략적인 대규모 전투를 위해서 다른 것은 고민하지 않고 밀고 나갔다”고 밝혔다.

2018년 10월 창립된 블루포션게임즈는 아직 게임업계에서는 생소한 온라인게임 및 모바일게임 개발사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2009년 설립되어 온라인게임 ‘에오스’를 개발해온 엔비어스와 같은 핏줄이다. 2016년 웹툰 플랫폼 전문기업 미스터블루가 엔비어스로부터 ‘에오스’를 인수했고, 2018년 100% 물적분할 방식으로 게임사업부를 다시 분할시켰다. 그렇게 탄생된 자회사가 블루포션게임즈다.

별도법인이 설립되면서 신현근 미스터블루 게임사업부 이사가 대표로 취임했다. 신 대표는 네오위즈 ‘슬러거’ 사업팀장, 엔트리브소프트 본부장,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사업담당 이사를 거치며 20여년간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퍼블리싱 전문가다.

현재 블루포션게임즈의 대표 게임은 PC 온라인게임 ‘에오스’다. 하지만 ‘에오스’의 IP를 활용한 ‘에오스 모바일’도 개발중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이 게임은 ‘에오스’를 9년간 개발하며 축적해온 자산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그러나 원작을 모바일로 그대로 옮기는 여타의 ‘M’ 게임들과는 달리, ‘에오스 모바일’은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노선을 추구했다. ‘에오스’가 던전 중심의 파티플레이 게임이라면 ‘에오스 모바일’은 모바일 환경에 맞게 솔로 플레이를 중점으로 둔 클래식한 MMORPG라는 설명이다. 30~40대를 주타깃으로 잡은 만큼 쿼터뷰와 자동사냥 등 식별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데 힘을 줬다.

모바일게임이 원작과 많이 달라진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에오스’ 본연의 재미를 기대했던 올드유저들은 실망할 수도 있는 일이다. 신 대표는 “에오스는 진득하게 앉아 팀플레이를 즐기는 게임인데, 언제 전화나 메시지가 올지 모르는 모바일 환경과는 맞지 않았다”며 “유저들이 게임이 많이 바뀐 것을 이해하고 새로운 게임으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신 원작에 나왔던 인스턴스 던전, 필드, NPC 등을 최대한 그대로 구현할 계획이다.

블루포션게임즈는 ‘에오스 모바일’을 자체 서비스하기로 결정했다. 신 대표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요새 대형 퍼블리셔들은 풀HD 그래픽과 자유 시점은 기본으로 갖춘 MMORPG를 찾는데, ‘에오스 모바일’은 그들과 눈높이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만일 퍼블리셔를 만났다면 개발팀과 계속 의견충돌을 일으켰을 것”이라며 “모바일에서 200명이 대규모 전투를 벌여도 충분한 퍼포먼스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개발 방향이다. 어정쩡하게 게임이 나오느니 퍼블리셔가 없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오히려 자체 서비스 방침이 레드오션화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개발사가 어떻게 거대 공룡들과 맞붙으려고 하냐고 걱정하시는데, 작고 빠른 조직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며 “메이저 퍼블리셔와 협업하면 주 단위로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자체 서비스는 매일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MMORPG는 개발, 운영, 유자 3자간의 빠른 호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중소개발사도 좋은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오스 IP 하나로 9년 개발했고 5년간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했다”며 “그 경험을 모아서 최대한 유저분들의 만족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양과 형식보다는 내용과 서비스 품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재미있는 MMORPG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본 기사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가 한국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점프 업, 한국 모바일게임'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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