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똥 학회 “400만엔 넘으면 해외 진출도 검토하겠다”

일본 똥 학회가 4년째 만들고 있는 헬스케어 모바일게임 ‘응코레(うんコレ)’가 크라우드펀딩에서 목표금액 300만엔(약 3000만원)을 돌파했다.

일본 똥 학회 회장 이시이 요스케는 18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여러분들의 지원 덕에 당초 목표액을 무사히 달성할 수 있었다”며 “여러분들이 기대하는 깔끔한 게임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응코레’는 사람의 대장에 있는 유익한 세균을 모에화한 소셜게임이다. 화장실 저편의 세계 ‘운토피아’를 보호하기 위해 장내 세균을 조종하여 ‘쿠리부스’라는 적을 격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게임은 과금 대신 배변활동을 요구한다. 배변을 해야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을 입수할 수 있는 구조다. 매일 게임을 통해 배변 상태를 보고해야 하며, 배변에서 질병이 의심되는 징후가 나타나면 경고가 나온다. 쾌변을 위한 조언도 담겨 있다.

요스케 회장은 “대장에 일어나는 질환 대부분은 배변을 보고 확인할 수 있다”며 “평소에 건강에 관심 없는 사람도 이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장 건강에 흥미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크라우드펀딩을 주도한 요스케 회장은 현직 소화기 외과 의사다. 그는 15세에 대장에 궤양이 발병해 대장을 모두 절제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복부에 인공항문을 달고 지내다가 인공항문을 대체하는 수술을 받고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

요스케 회장은 “훌륭한 외과 의사를 만나면서 내 인생은 극적으로 바뀌었다”며 “그 이후로 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고, 결국 내가 수술받은 병원에서 외과 의사로 경력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장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 병원을 찾는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요스케 회장은 과거 자신과 같은 15세의 소년들에게 의료 정보를 전달하려면 게임이나 만화 형태의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것이 ‘응코레’의 시작이다. 지난 4년간 ‘응코레’는 자원봉사자들의 재능 기부로 개발됐다. 그는 “지금까지는 예산을 들이지 않고 진행했지만, 완성 단계가 가까워지면서 예산이 필요해졌다”며 “후원을 받는 것도 검토해봤지만 우리의 힘으로 완성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모금한 금액은 서버 이용료와 콘텐츠 상표 등록료에 쓰일 예정이며, 자원봉사자를 구할 수 없었던 배경 및 UI 제작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일본 똥 학회는 향후에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응코레’ 개발비용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400만엔이 넘으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할 계획이며, 500만엔이 넘으면 유명 성우를 기용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