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소녀게임, 국내 서브컬처 마니아 공략 ‘모바일 시장 돌풍’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이른바 ‘덕후(오타쿠)’ 유저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여름 ‘소녀전선’으로 시작된 모바일 미소녀게임 열풍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미소녀게임 ‘소녀전선’과 ‘붕괴3rd’를 한국에 선보였던 퍼블리셔 X.D Global(심동 글로벌)은 또 다른 중국게임 ‘벽람항로(碧蓝航线)’를 국내에 서비스하기로 확정했다. 이 회사는 최근 ‘벽람항로’의 한국 서비스를 확정 짓고 현지화 작업에 들어갔다(10월 20일 게임톡 단독 보도). ‘벽람항로’는 이르면 올해 연말 한국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중국 개발사 우후샹유(Wuhu Sharejoy)가 개발한 ‘벽람항로’는 RPG와 탄막 슈팅을 결합한 게임으로, 일본에서는 ‘아주르 레인(アズールレーン)’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중이다. 특히 중국산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일본에서 매출 TOP 10 안에 진입하며 일본 게임업계의 화제로 떠올랐다. ‘칸코레’처럼 역사 속 실존했던 함선들을 미소녀로 의인화한 게임이다.

과거에도 일본 스퀘어에닉스의 TCG ‘확산성 밀리언 아서’ 등이 한국 ‘덕후’ 유저들에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지금은 중국산 미소녀 게임들이 그 열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심동네트워크의 자회사 X.D. 글로벌이 있다. 이 회사는 올해 6월 모바일 미소녀게임 ‘소녀전선’으로 한국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어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3위까지 올랐다.

‘소녀전선’의 인기는 중국산 ‘덕후’ 게임도 한국 유저들에게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 X.D. 글로벌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10월에는 또 다른 중국 미소녀 액션 RPG ‘붕괴3rd’를 한국에 출시했다. 23일 현재 ‘붕괴3rd’는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3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4위에 올라 있다. ‘소녀전선’에 이어 연타석 흥행 중이다.

중국 미소녀 게임들은 한국에서 대중적인 IP는 아니며, 유저간 경쟁 요소도 크지 않다. 대신 일본 애니메이션을 방불케 하는 일러스트, 유명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 아기자기한 콘텐츠와 전략 요소로 각광 받는 중이다. 중국 넷이즈가 개발한 ‘음양사’ 역시 올해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미소녀 게임들은 단순히 그림이 예쁜 것을 떠나, 콘텐츠의 양과 스토리텔링, 전투의 재미 모두를 잡은 게임”라며 “최근 나온 ‘붕괴3rd’만 봐도 중국 게임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에도 오타쿠 취향, 서브컬처 마니아들이 존재했으나, 지금까지 한국 게임사들은 이들을 타깃으로 한 게임 개발에 소홀했다”며 “한국 게임사들은 이제라도 제대로 된 시장분석과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대형 게임사 넷마블게임즈도 ‘덕후’ 유저 공략에 나선다. 이 회사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모바일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페그오)’를 한국에 서비스한다. ‘페그오’는 타입-문(TYPE-MOON)의 인기작 ‘페이트(Fate)’ 시리즈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RPG다. 2015년 7월 일본 출시 이후 줄곧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인기작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지난 5월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페그오’ 역시 올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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