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 ‘듀랑고’, 장기간 서버 오류 사태…넥슨 전화위복 나설까

지난주부터 모바일게임 유저들의 관심은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에 집중돼 있었다. 출시 첫날부터 각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점검의 땅’ ‘오류의 땅’ 등의 비난과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듀랑고’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점검 공지가 올라올 때마다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아주 잠깐 눈 앞에 ‘서든어택2’ 게임 화면이 스쳐지나가는 듯했다.

퇴근 후, 대기와 접속을 반복하다 결국 게임 방송을 켰다. 몇몇 스트리머들이 기적적으로 ‘듀랑고’ 게임을 진행 중이었다. 한 스트리머는 “결제를 하고 싶어도 접속이 튕길까봐 못하겠다”며 불안에 떨면서 게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모바일 시장에서도 화제작들은 종종 초반에 접속이 되지 않거나,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자체가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하루 정도는 참을 수 있어도, 모바일에서 2~3일 동안 접속 장애와 오류, 점검이 반복되면 유저들은 당연히 화를 내기 마련이다.

보통 넥슨은 기대작을 ‘사전 오픈’ 방식으로 미리 선보이는데, 어찌된 일인지 ‘듀랑고’는 그마저도 없이 평일 오전에 바로 오픈했다. 상당한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서버 담당자들 앞에는 진짜 생존이 걸린 야생의 땅이 펼쳐졌고, 유저들은 기차 안에서 햄버거만 먹어야 했다.

지난 28일 새벽 5시 경. ‘듀랑고’ 개발을 총괄하는 넥슨 왓스튜디오의 이은석 프로듀서는 SNS에 두 줄의 글을 남겼다. “지난 사흘간 잔 게 6시간이 못 되는 것 같다. 이제 자자.”

지금도 ‘듀랑고’는 쾌적한 서비스라 말하기는 힘들다. 잦은 점검과 긴 대기열로 유저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런데 예상 외로(?) 매출은 잘 나온다. 31일 오전 현재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4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다. 사실 ‘듀랑고’는 넥슨 내부에서도 BM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게임이다. 정상원 넥슨 부사장도 “듀랑고 매출은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직접 만난 넥슨 직원들도 매출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출시 후 성과는 반대로 나오는 중이다.

‘듀랑고’의 BM 구조는 뽑기(가차) 보다 편의성이나 시간 단축, 외형 아이템 등에 집중돼 있다. 다른 모바일 MMORPG처럼 자동 사냥도 없다. 오로지 유저가 직접 재료를 얻고 사냥을 해 조금씩 성장을 해야 한다. 기존 넥슨 게임들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인데, 그만큼 내부에서도 야심찬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게임에 거는 기대도 매우 크다.

현재 ‘듀랑고’의 별점은 처참한 수준이다. 31일 기준 구글플레이 평점은 2.3점이다. 약 8만3천명의 유저들이 평가를 남겼고, 이중 무려 4만7천명이 넘는 이들이 1점을 줬다. 천만 다행인 것은, 접속과 서버 문제를 제외하면 게임에 대한 평가가 나쁘진 않다는 점이다. CBT 당시에 제기됐던 문제들도 상당히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한 개발자는 “‘듀랑고’는 국내 모바일게임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샌드박스형 MMORPG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게임”이라고 말했다.

사실 넥슨은 지금보다 더한 악재도 겪었다. 2012년 12월, 온라인게임 ‘피파온라인3’는 서버 과부하로 출시 첫날부터 일주일간 접속이 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넥슨은 그때를 ‘7년 같았던 7일’로 기억한다. 지금이 어떠한 상황인지, 분노한 유저들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는 넥슨이 가장 알고 있을 것이다. 넥슨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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