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빗대어 본 리니지M의 세 가지 키워드 연도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이 지난 21일에 출시 1개월을 맞았다. 매출 지표, 사전예약자, 일간순방문자(DAU) 등 많은 부분에서 국내 모바일게임 사상 최고기록을 세우며, 마치 블랙홀처럼 시장의 모든 지표를 빨아들였다.

‘리니지M’은 24일 현재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최고매출 1위(청불버전), 3위(12세이용가)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최고매출이 아닌 이용자들이 직접 남기는 스토어 내 리뷰와 평점을 보면 그다지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모습이다.

구글플레이 스토어 내 ‘리니지M’의 평점은 12세 이용가 2.9, 그 뒤를 ‘리니지M’ 청불버전이 3.1로 뒤따르고 있다. 최고매출 100위권 이내 최하위 1, 2위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별점은 2점대로 낮은 편이다. 550만에 달하는 사전예약의 기대치가 높은 만큼 실망도 많았다는 소리다.

단지 매출 지표가 아닌 ‘리니지M’ 이용자들에게 1개월간의 키워드는 3개의 숫자로 대변된다. ‘2002’ ‘2012’ ‘2016’이다. 이 숫자들은 1개월간 ‘리니지M’의 콘텐츠와 비즈니스모델(BM)을 담고 있다.

‘2002’, 리니지M의 클래스 설정 연도

붉은 악마의 물결이 한반도를 뒤엎은 2002년, 원작 ‘리니지’는 군주, 기사, 요정, 마법사 등 4개의 클래스만 존재했다. 모바일게임 ‘리니지M’의 론칭 클래스 스펙과 완전히 같다.

4개의 클래스만으로도 2000년 초반 PC방의 풍경은 ‘리니지’ 사운드로 가득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여요정의 피격 소리 덕분에 종종 PC방을 찾은 게이머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리니지M’ 4개의 클래스는 게임 밸런싱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탱커 및 근거리 딜러 ‘기사’, 원거리 딜러 ‘요정’, 누커 및 힐러 ‘마법사’ 등 포지션 밸런스가 적합하게 구성돼 있다. 물론 ‘군주’는 혈맹을 창설할 수 있는 고유 권한만 가진 특화 클래스다. 2002년 이전에 이미 클래스 밸런스는 정립됐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다수의 마법사가 뭉친 ‘법피’와 같은 오버 밸런스도 가끔 발생했다. 하지만 밸런스는 이내 중첩 마법 대미지 상쇄와 같은 업데이트로 다시 안정됐고, 리니지는 최적의 밸런스를 가진 온라인게임으로 이후로도 꾸준히 군림했다.

‘2012’, 리니지M의 비즈니스모델 연도

‘리니지M’의 비즈니스모델(BM)을 보면 원작에서 매출이 급증한 2012년과 겹친다. 2012년은 온라인게임 리니지 역사상 최고의 동시접속자를 달성한 시기이기도 하다.

원작에서는 ‘리니지M’의 주요 캐시 아이템 ‘드래곤의 다이아몬드 2009년’, ‘룸티스의 귀걸이 2010년’, ‘스냅퍼의 반지(구 화이트데이 반지) 2010년’에 선보였다. 하지만 이 아이템들은 출시 당시에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시기는 2012년부터다.

모바일게임 ‘리니지M’에서도 역시 3종 아이템이 BM의 끝판왕으로 불리고 있다. 소모성 아이템인 드래곤의 다이아몬드는 없으면 게임 진행이 불가, 룸티스 귀걸이와 스냅퍼 반지는 불과 1개월 만에 캐릭터 스펙의 척도로 불릴 정도로 고착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리니지M’에 등장하지 않은 캐시 아이템으로는 ‘휘장’과 ‘장신구 강화 주문서’가 있다. 이들이 등장할 때 ‘리니지M’ 커뮤니티에서는 또 한 번의 진통이 예상된다. 원작에서도 이미 진통을 겪었기 때문에 같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더욱 높다.

‘2016’, 리니지M 아덴월드의 연도

‘리니지M’의 콘텐츠 연도는 2016년과 흡사하다. 골밭, 굴밭, 장로밭 등 저레벨 지역에서는 과거의 느낌을 체감할 수 있지지만, 화룡의 둥지, 용의 계곡, 수중 던전 등 상위 레벨 지역으로 갈수록 원작의 2016년과 더욱 비슷한 모습을 나타낸다.

이는 ‘리니지M’이 최대한 원작과 괴리감을 줄이되, 모바일에 특화된 서비스인 자동 사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지 빨간 물약만으로 자동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템을 하이엔드급으로 갖추던지, 아니면 수동 플레이를 권장하기 위함이다.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은 콘텐츠도 있다. 마법서 ‘디스인티그레이트’를 얻기 위해서 꼭 거쳐야만 하는 ‘드래곤 레이드’와 ‘오만의 탑’이 향후 업데이트 콘텐츠다. 또 잊혀진 섬, 라스타바드 던전 등 풍부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 리워드 던전도 남아있다.

필드를 무작정 늘이는 것도 ‘리니지M’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리니지M’은 커뮤니티 콘텐츠 확립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유저간의 접점이 되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커뮤니티 접점 콘텐츠는 아이템 보상이 후한 기란감옥이다. 기란감옥에서는 지금도 희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실시간으로 PvP와 PvE가 벌어지는 중이다.

이처럼 ‘리니지M’은 리니지 원작의 현 모습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았다. 오랜 리니지 유저들이 기억하는 모습, ‘2002’ ‘2012’ ‘2016’ 세 가지 키워드가 ‘리니지M’에 담겨있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