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음악극 ‘유럽블로그’ 문화회식 전도사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음악극 ‘유럽블로그’ 문화회식 전도사

“양띠해 게임업계도 ‘건배’보다 ‘브라보’ 있는 문화 회식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12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경기 판교에 있는 게임사 직원 10여명이 서울 동숭동에서 만났다. 갑오년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송년회’였다.

하지만 송년회는 술잔이 오가며 건배사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음악극 ‘유럽블로그’를 단체 관람으로 이어졌다. ‘유럽블로그’는 3명의 주인공이 유럽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여행을 하며 꿈과 사랑, 인생을 배워나가는 내용을 다룬 음악극이다.

게임업계서도 ‘맛있는 문화회식’을 주창하는 이가 있다. 바로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이다. ‘술’ 중심에서 ‘문화’로 회식문화를 만들어내고, 게임과 타 문화와의 교류를 돕는 ‘게임in문화’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다.

양띠를 앞둔 지난해 12월, 게임인과 공연과의 만남을 ‘중매쟁이’로 나선 그를 만나 ‘게임업계 문화회식론’을 들어보았다. 함께 대학로 TOM 1관에서 ‘유럽블로그’를 함께 보고나서다.

■ “게임업계, 천편일률적인 회식 문화 벗어날 필요”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은 재단 출범식에서 ‘심오한’ 질문을 던진 바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를 3가지 뽑아봐라라고 물어봤을 때, 게임을 과연 몇 명이나 포함시킬까”였다.

그러면서 “게임이 문화라는 생각을 조금 더 널리 퍼뜨리고 싶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문화 예술계와 다양한 교류이다. 우선은 공연부터 시작하려 한다”고 했다.

이미 교류는 ‘문화회식’으로 이뤄졌다. 발상은 그가 위메이드 대표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그때 ‘문화 회식’을 한 적이 있다. 맨날 술만 먹는 것이 지겨워 천편일률적인 회식이 아닌 다른 쪽으로 접근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연극을 관람을 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좋았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적은 돈으로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고, 직원들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게임과 타 문화와의 교류 프로젝트는 게임산업과 타 문화산업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윈윈’프로젝트다. ▲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 공연 제작 지원 ▲ 게임인 문화 회식 및 게임인 상시 공연 할인 혜택 ▲ 게임인 일터에서 만나는 전시회 등 게임은 ‘갇힌 울타리’를 뛰어넘어 ‘문화’와 함께 절친이 된다는 프로젝트다.

남궁 이사장은 “게임인들이 쳇바퀴 돌 듯 똑같은 일상과 폐쇄된 개발 공간을 잠시 벗어나고, 색다른 형태의 문화 회식이 필요하다. 그러다가 직접 유럽을 갈 수는 없지만 대학로에서라도 추억여행을 할 수 있도록 게임인재단의 문화자문위원인 김수로씨와 함께 ‘유럽블로그’ 회식 기획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 “대학로와 연계 첫 시도 ‘김수로 프로젝트-유럽블로그’”
게임인재단에서 구상한 게임업계와 대학로와 문화회식의 첫 시도가 ‘김수로 프로젝트’다. 재단의 문화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배우 김수로와 서강대 연극반에 가입해 중도 탈퇴한 적이 있지만 연극을 사랑하는 남궁 이사장이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기획하고 실행으로 옮겼다.

▲ 게임인재단 문화자문위원 배우 김수로(왼쪽)와 남궁훈 이사장.
김수로가 프로듀싱한 '유럽블로그'는 2013년 초연된 이래 2014년 10월 21일 공연 내용을 리뉴얼(Renewal)해 재탄생했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유럽에서 우연히 만난 세 남자. 엉뚱한 베테랑여행가 종일,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엘리트 동욱, 열혈 순정남 석호는 서로의 상처도 치유하고 추억도 쌓아간다. 김수로-강성진 등 대학로 흥행배우들이 출연하면서 “함께 여행하고 있는 듯한 힐링극이다” “3년 전 가족과 함께 했던 유럽여행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행복한 관람”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내며 연일 계속되는 매진행렬이다.

게임인재단이 후원답게 ‘유럽블로그’ 무대장치에는 게임 ‘모두의 마블’(넷마블)의 보드판의 세계여행 방식을 통해 유럽 여행지를 소개하는 식으로 게임을 친근하게 하는 요소도 넣었다. 게임인 경우 단체관람 구매할 경우 2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명함에 ‘게임’이라는 글자만 들어가면 할인되는 이벤트도 실시했다.

대학로 TOM 1관 앞에서 선 남궁 이사장은 “게임업계 문화회식도 조금씩 보급된다는 느낌이다. 스타트업 벤처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 '애니팡'의 선데이토즈, '넥슨프로야구마스터'의 넵튠도 동참했다. 이렇게 게임인 자격으로 단체 관람을 하니 게임인이 대우받는 느낌이 든다”라며 웃었다.

■ 문화콘텐츠 수출 효자 아이템...문화산업 ‘위상’ 찾아야
남궁훈 이사장은 “저는 1998년 한게임을 창업에 함께한 것을 시작으로 넷마블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이제 18년차 게임인이다. 게임인들은 저에게 있어 동문이며, 게임은 제 고향”이라며 “제가 CJ 출신이다. 그룹영역이 공연과 방송, 영화으로 걸쳐있어 게임 이외의 인사들과도 친해졌다. 이때 게임문화도 영역이 더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콘텐츠시장에서 게임이 수출효자 아이템이라고 자랑하지만 문화산업 내에서 위상은 미미하다. 음악과 디자인, 애니메이션, 프로그래밍 등 명실상부 종합예술이면서도 문화내 교류를 생각도 안했다”고 “게임과 문화의 소통은 ‘문화회식’으로부터 시작해 문화산업군 내에서 든든한 협력자 역할을 하자”고 강조했다.

위메이드 홍보팀의 문화회식 송년회. 출처=페이스북
술을 마시는 회식보다 공연·전시회 관람이나 야외 활동으로 회식 참가자들의 만족감도 높여주고, 문화계와 게임의 소통을 활발하게 만들자는 것.

유럽블로그에 대한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을미년 벽두부터라도 게임업계 부서장들이 ‘유럽블로그’부터 문화 회식했으면 좋겠다. 350석 정도의 단독 관람할 수도 있다”며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복지의 차원에서 ‘문화회식’을 자주 열고, 대학로하면 게임과 문화의 중심지다는 이미지로 끌어올리는 것이 희망사항”이라며 웃었다.

지난해 12월 26일에는 모바일게임사 컴투스는 서울 종로구청 희망복지지원팀을 방문해 문화나눔 사회공헌 활동 일환으로 음악극 ‘유럽블로그’ 공연티켓 100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유럽블로그’는 김수로 프로젝트 5탄으로, 2015년 3월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김수로 프로젝트는?
2011년 연극 ‘발칙한 로맨스’를 시작해 2탄 뮤지컬 ‘커피프린스1호점’, 3탄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4단 연극 ‘이기동체육관 앵콜’, 5탄 음악극 ‘유럽블로그’, 6탄 연극 ‘연애시대’, 7탄 ;첫 라이언스 뮤지컬 ‘머더발라드’, 8탄 뮤지컬 ‘아가사’와 고전 1탄 연극 ‘밑바닥’을 거쳐 대학로 최고의 흥행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이 중 ‘유럽블로그’는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연우무대, CJ헬로비전이 주최하고, 게임인재단, 더컨텐츠콤, 캔들미디어가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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