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JM엔터테인먼트, 포트리스-카트라이더 등 온라인 게임 사업 마케팅 뒷이야기

마케팅, 게임업계에서는 어디까지 상상해봤니?

‘게임업계’하면 막연하게 자유롭고, 톡톡 튀고, 개성 넘치는 이미지가 있다. 따라서 마케팅 역시 남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된다. 국방부에서 승인받아 군인들도 열심히 플레이한 ‘포트리스’부터 최근의 ‘학교 2014’까지 15년동안 새로운 게임 마케팅을 연구한 사람이 있다.

5월 2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이틀째 진행되는 NDC 14에서 민용재 YJM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만났다. 그는 ‘게임 사업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뒷이야기’라는 주제로 세션을 맡았다. 이번 강연에서 ‘포트리스’, ‘마비노기’,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굵직한 PC 온라인 게임부터 최근 ‘다함께 붕붕붕’, ‘학교 2014’ 등 모바일 게임 사업을 담당하며 겪은 생생하고 재밌는 게임사업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컴퓨터공학과를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게임사업 초창기부터 중흥기를 거쳤다. 넥슨에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있었고, 그 이후에는 이름이 왠지 연예 기획사같은 YJM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민 대표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포트리스’ 사업을 담당했다. 그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게임업계에서는 2000년대 초반 상을 휩쓸었고, 국민게임이 되었지만 마케팅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게이머가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마케팅을 결심하게 되었다. 게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것을 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포트리스와 코카콜라의 운명적 만남

먼저 민 대표가 가장 사랑한 곳은 ‘코카콜라’였다. TV 광고를 통해 콜라캔에 찍힌 ‘포트리스’ 바코드를 게임에 입력하면 리워드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홍보하기도 했다. 요즘은 익숙한 일이지만, 당시 게임과 오프라인 광고와의 연계는 화제가 되었다. 반대로 게임 내에서 유저들에게 헬기로 선물을 떨어뜨리면 오프라인에서 선물을 주는 시도도 있었다.

그는 “이어 활발한 제휴 마케팅이 진행됐다. 과자 ‘치토스’에서는 따조를 만들기도 했고, 롯데리아에서는 햄버거 세트를 먹으면 조립식 장난감을 제공하기도 했다. 늘 처음이 힘들었다. 콜라와 한 번 진행하니 술술 풀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처음에는 반응이 시큰둥했고, 온라인 게임이 무엇인지 ‘포트리스가’ 무엇인지 설명해야했지만,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던 시절에 game.cocacola.co.kr에서 6개월동안 50만 명의 유저를 모으며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를 경험한 후 게임업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포트리스’는 국산게임 중 e스포츠 리그를 가장 활발히 한 게임 중 하나다. 온게임넷 포트리스 대회를 열기도 했다. PC방 연계사업은 물론, 탱크와 포병이라는 공통점으로 국방부와 연계해 군대에도 게임을 깔 수 있었다. 연예인과 모델도 적극 이용했다. 회원사 PC방에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의 주인공 장나라 포스터를 주기도 했다.

즉, ‘포트리스’를 통해 ‘원소스 멀티유즈’를 적극 실현한 것. 애니메이션을 방송에 송출하고 비디오 테이프도 만들었으며, 사운드 트랙과 공략집, 완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포트리스’를 만날 수 있었다.

■ 카트라이더-메이플 스토리-마비노기의 공통점은 소녀시대

2004년부터 5년동안 넥슨에 몸담은 민 대표는 약간은 어설프지만 다양한 시도를 했고, 운도 따라주었다. ‘포트리스’를 통한 코카콜라와의 인연으로 ‘카트라이더’, ‘메이플 스토리’, ‘마비노기’ 등 다양한 게임과 광고를 연계했다.

그는 “이제 온라인 게임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슬슬 ‘우리는 미디어다. 우리가 공짜로 광고해주는건데, 오히려 돈을 지불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우기기도 가능해졌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자동차 경주 게임인 ‘카트라이더’에서 BMW 미니와 프로모션을 진행해, 게임 내 미니 모양의 카트를 넣기도 했다. 그는 “외국차는 TV광고가 거의 없었고, 잡지가 대부분이었다. 재밌는 것은 BMW와 하게 되니 현대차도 자연스레 진행할 수 있었다. 주먹밥도, 후시딘도 들어왔다. 게임은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당시 ‘게임 아이템’의 가치를 강조했다. 당시에도 조금 미안하긴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넥슨에서도 e스포츠를 진행했고,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메이플걸’과 같은 홍보 모델과 연예인도 적극 활용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경우 ‘던전앤파이터’, ‘버블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안해본 게임이 없을 정도다.

그는 “최근 모바일 시장으로 변하면서 ‘포트리스’와 ‘카트라이더’를 추억할 수 있는 ‘다함께 쾅쾅쾅’과 ‘다함께 붕붕붕’을 출시했다. 모바일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하냐고 묻는다면 아직 ?(물음표)라고 말하고 싶다. 어렵다. 플랫폼 역시 정해진 공식이 없기 때문에 모르겠다”라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이어 “불과 1년 전만 해도 게임이 조금씩 나오는 시장이었는데 어느 순간 확 덩치가 커졌다. 모바일에서도 기억에 남을 신선하고 색다른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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