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전문가 김정주 NXC-솔직담백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기조연설

게임 개발자를 위한 축제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 14의 막이 올랐다.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총 115개의 다양한 세션이 준비되었다. 게임 기획부터 인디게임과 커리어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지는 NDC에서 빠질 수 없는 세션은 누가 뭐래도 기조연설이다.

기조연설에서는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전길남 교수같은 전설적 인물부터, 박지원 신임 넥슨 대표, 스타 개발자 송재경 대표 등 평소에는 만나기 힘든 인물들을 직접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대표’라고 하면 드라마 속 근엄한 아저씨(?)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아무래도 게임업계라 그런지 패기 넘치는 젊은 대표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빙빙 돌려서 이야기하기보다는 궁금했던 점을 시원하게 물어보는 돌직구 스타일이 대다수였다. 약간의 기대와 흥분이 더해진 1일차, 대표들의 반전 돌직구 BEST 7을 꼽아보았다.

■ 돌직구 전문가 김정주 대표, ”지원씨는.. 입사가 언제죠?“

넥슨의 신임 박지원 대표를 진땀나게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정주 NXC 대표다. 두 번째 기조연설 ‘게임회사 CEO의 역할’ 세션에서 김정주 대표는 사회를 보았고,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 법인 대표와 박지원 넥슨 대표와 토크쇼 형식으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했다.

김정주 대표가 박지원 대표에게 던진 첫 마디는 “지원씨는...입사가 언제죠?”였다. 이에 박지원 대표가 2003년이라 대답하자, “카트라이더는 언제 나왔죠? 마비노기는요?”라며 갑작스런 쪽지시험 질문 공세를 던지기도 했다. 당황한 박지원 대표의 대답이 느리자 “잘 모르는 건가요”라며 장난스런 타박을 주기도 했다.

이어 그는 “넥슨은 2003년 황금기 이후 약 10년간 이렇다 말할 게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 훌륭한 회사다. 앞으로 10년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초반부터 강한 돌직구를 던졌다.

박 대표는 “위험한 질문이다. 성공의 기준을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스토리’로 잡는다면 한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할 프로젝트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카운터스트라이커 온라인’, ‘마비노기 영웅전’, ‘버블파이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모바일에서도 ‘영웅의 군단’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외국 회사와 진행한 ‘피파온라인3’와 ‘도타2’도 있다”며 반격을 했다.

하지만 김정주 대표는 “그럼 인수합병만 하고 개발은 안하냐?”고 두 번째 돌직구를 쉬지 않고 던졌다. 이에 박지원 대표는 “개발을 하지 않는 회사인 것 치고, 신규 프로젝트가 내부에 너무 많다. PC게임만 6개고, 모바일은 20종이 넘는다”고 답했다.

물론 김정주 대표는 박지원 대표에게만 돌직구를 던지지 않았다. 20년 가까이 친하게 지낸 오웬 마호니 대표까지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는 “해외에서 우리가 소싱하는 좋은 타이틀이 있는가? 밝힐 수 있는 게 있다면 이 자리에서 말해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당황한 오웬 마호니 대표의 말문이 막히자 “없나 보다. 큰일이다”라며 능청스레 말했다. 그래서 소환된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에게도 “한국 라인업을 공개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 솔직담백 송재경 대표, “마침 NDC 날짜가 문명온라인 CBT라 하겠다고 했다”

김정주 대표에 버금가는 투수가 있었다. 바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다. 그는 ‘MMORPG 체크포인트’ 세션에서 돌직구를 던졌다. 차분하고 침착한 말투로 세션을 진행한 송재경 대표는, 20여분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솔직담백한 대답으로 반전을 보였다.

“강연과는 약간 관계없지만, 초기 ‘바람의나라’ 서버는 왜 오브젝티브 C(Objective C)로 개발되었나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박사과정 시절, 한글과 컴퓨터에서 면접을 봤다. 당시 상사가 ‘넥스트 스텝’ 빠돌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오브젝티브 C‘를 배워보라고 했다. 그래서 혼자 독학해서 프로그램을 짜봤다. 그게 ’바람의나라‘까지 이어진 것 같다. ’리니지‘를 짤 때는 김택진 대표가 MS 빠돌이라 C++로 번역했다. 회사에서 먹고자면서 20일 걸린 것 같다. 아직도 ’바람의나라‘는 오브젝티브 C인 걸로 알고 있다”며 당시의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강연 주제가 ‘MMORPG 체크포인트’인데, 강연 내용이 엑스엘게임즈의 ‘문명온라인’에 대한 소개에 치중된 것 같다. 앞으로 MMORPG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라는 묵직한 질문에도 송재경 대표는 웃으면서 “사실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마침 강연 날짜를 보니 '문명온라인'이 CBT를 시작하는 시점이라 하겠다고 했다. 27일 3시부터 CBT를 시작했다. 그래서 한 거지, 안그러면 안했다. 이 자리에 서는 것은 사실 긴장되고, 나름대로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어제 잠도 못잤다. 이해해달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2~3년 전 송재경 대표의 돌직구가 또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아직도 “콘솔게임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아이패드 등 태블릿 기기에 비해, 콘솔 게임기의 판매대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호응이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그만큼의 인기는 없다. 인생을 바꾸는 훌륭한 콘솔 게임이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시장이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뭐..아님 말고!”라며 귀여운(?) 마무리를 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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