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회장-오웬 마호니-박지원 ‘넥슨 10년후’ 삼색 토크(2)

“세션의 주제가 ‘게임회사 대표의 역할’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다. 누구부터 할까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의 첫날인 27일 세션 ‘게임회사 CEO의 역할?’에서는 김정주 회장의 사회로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돼 이채를 띠었다. 새로 넥슨 대표와 넥슨 코리아에 새로 선임한 오웬 마호니와 박지원 대표의 대중 앞의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넥슨의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0년에 대한 진단과 함께 현재의 반성하고 새로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 회장은 먼저 오웬 마호니와의 질문을 소개했다.

■ “15년 간 오웬 러브콜”에 “창의적인 넥슨...미래를 보았다”

“저는 오웬하고 1996년에 처음 만났다. 지낸 지 18년이 됐다. 처음 만났을 때는 EA에 근무하지 않았다. 20명도 안 되는 작은 회사에 다녔다. 이후 EA 부사장이 되었다. 이 자리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곳이다. 제가 15년간 도와달라고 했다. 어떻게 넥슨으로 오게 되었나?”

오웬 마호니는 “EA는 2000년에 입사했다. 두 번째 넥슨을 방문했던 해도 2000년이었다. 당시 넥슨은 한국에서 게임회사로는 2위였다. 김정주 대표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EA 입사한 지 얼마 안되기도 했지만) 답답해하고 있었다. 넥슨은 놀랄 만한 많은 것들을 보여주었다. 온라인 게임에서 얼마나 실력이 좋은지를 보여주었다. 창의적 접근방식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내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모두가 공유하는 비전이 있었다. 모두가 재밌어했다.”

오웬 마호니는 “서구는 게임사가 기업형으로 바꾸고, 몇몇은 기업을 통제하려 했다. 게임 개발이란 요소가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상장 회사의 경우 후속작을 계속 내고 있었다. 당시 만난 넥슨의 신선한 접근방식이 좋았다. 캘리포니아로 돌아갈 때 ‘넥슨에서 게임의 미래를 봤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넥슨의 차별화된 게임을 추구하는 방식이 좋았다.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을 불문하고... ”

김 회장의 더 자연스럽게 던지는 “그렇다면 넥슨이 이런 점이 변했으면 좋겠다?”

“지난 몇 년간 어려운 시기였다. 서구쪽에서는 콘솔 개발자들의 경우 그래픽 쪽에만 몰두를 했다. 페이스북과 소셜쪽. 모바일에서는 히트작을 복사해 유사품을 내놓고 있다. 중간인 차별화되는 게임이 없다. ‘심시티’, ‘마인크래프트’, ‘이브온라인’ 등은 처음에 출시되었을 때 참신했다. 이것이 바로 미래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직관을 믿어야 한다. 차별화하고 재밌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인재가 있다. 대표적인 차별화된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

■ 박지원 “술 먹다가 넥슨에서 사람뽑는다고 해서 입사했다”
그렇다면 박지원 대표는 어떻게 넥슨에 입사했을까.

그의 질문에 “2003년에 친구랑 술먹는데, 넥슨에서 사람을 뽑는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 그렇게 입사를 했다. 그의 첫 회사나 마찬가지다. 그때 정상원 부사장이 대표였다”며 앞 좌석에 있는 정상원 부사장을 바라보았다. 정상원 부사장은 “(박 대표는) 인사팀인가 총무팀으로 왔다. 전혀 몰랐다. 2008년에 일본에서 만나서 알았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질문 세례. “대표가 기억도 못하던 신입사원이, 12년차가 되었다. 그 사이에 데이빗 리가 대표, 서민 대표가 회사를 맡기도 했다. 주로 일본에서 상장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가, 서울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됐다. 지난 10년의 넥슨은 어떤가? 바꿔가고 싶은 앞으로의 넥슨은?”

박지원은 “거창한 질문이다. 일본에서의 상장을 3번이나 준비했다. 김정주 사장님이 변덕쟁이다. 이후에는 넥슨재팬 게임 운영을 맡고, 2012년에 한국에 돌아와 해외사업과 투자를 맡았다. 그리고 3월 코리아를 맡았다. 10년 중 6년을 다른 지역에 있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니까 박 대표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넥슨의 잔상은 2003~2005년 무엇인가 새로운 시대를 할 때의 모습이다. 한국에 돌아와 넥슨코리아를 맡았을 때는, 우리가 예전에 잘했던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당시는 “자유로운 분위기, 나쁘게 말하면 방임적이었다. 새 시도를 할 수 있었고, 이것이 실패하더라도 계속할 수 있었다. 산업 자체도 시작이었고 빠르게 성장하는 타이밍이었다. 어떤 장르를 만들어도 수용했다. 시장과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회사의 외형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만큼의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회사의 중심이 라이브게임 강화로 움직이며, 기존 게임에서의 트래픽과 매출을 키웠다. 양날의 검이다. 회사의 포커스가 새로운 것보다 확률적으로 가능성 높은 것에 치중했다. 상장 이후에는 숫자에 대한 압박도 있었다”.

그는 “바꿔가고 싶은 앞으로의 넥슨은 우리만이 시도하는 문화를 복원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산업은 로켓쉽이 아니고, 아주 큰 4000명의 임직원이 있는 회사가 된 상황에서, 과거의 DNA를 무작정 복원하는 것이 가야하는 길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며 “옛날처럼 잘 될까 의심스럽다. 예전에 했던 새로운 시도들은 사이즈 때문에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체력이 있는 상황에서 폭 넓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장 이후 규모가 커짐으로서의 장점을 결합해 어떤 길을 갈 것인지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넥슨이야말로 긴 경주에서 체크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좋은 게임, 사람들이 기억해줄 수 있는 것을 만드려면?”
이번 토크쇼의 마지막 질문. “게임을 잘 만드려면 돈 많이 버는 게임이 아니라, 좋은 게임, 사람들이 기억해줄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박지원 대표는 “회사의 성장을 세 개로 나누자면, 개인의 동기, 자유로운 조직 문화, 이를 뒷받침하는 기업의 시스템이다. 우리와 같이 콘텐츠 산업, 무엇인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내고,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산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동기다. 무엇인가 재밌는 것을 만들어내며 즐거움을 느끼고, 시장이 이를 받아들일 때 나에게 주는 보상도 의미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넥슨이 잘했으나, 한때 잃어버린 것들.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개인, 집단에 동기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오웬은 게임이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예술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가장 멋진 예술 형태다. 음악, 영화, 책은 일방적인 스토리텔링이지만 게임은 만들어나갈 수 있다. 멋진 예술 작품을 내놓는다는 생각을 한다. 작품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진다는 ‘던파’나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같은 게임을 개발해야한다. 10년 지난 게임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회자된다. 예술작품 같은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고의 게임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요소는?”(사회)

김 회장은 “내가 발견한 최고의 게임은 멈출 수 없는 게임이다. 다른 걸 해야하는 걸 알면서도 완전히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런 생활을 잊을 정도의 게임 말이다.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이런 자문을 한다. 재미있는 게임인가? 빠져드는가?”라고

박지원 대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고의 찬사는 ‘닥치고 게임만 할 때’가 최고다. 2박 3일 게임을 할 정도의 매력이 있다면 좋은 게임이다. 땀이 나는 게임이다. 머리가 아파도 땀이 나고, 손에 땀을 쥐는. 그런 게임을 정상원 부사장이 다시 만들어주길 바란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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