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메타버스 서비스와 버추얼휴먼, VR 기술 기업까지 인수 및 투자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게임 업계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린 단어 중 하나는 '메타버스'다. 차세대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유망 분야기도 하고, 가상의 공간에서 유저들이 즐기면서 소통한다는 점에서 게임과 공통점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임 업계에서 누구보다 메타버스에 진심이 회사가 있다. 바로 '넵튠'이다. 넵튠은 메타버스 관련 기업을 연이어 인수하고 투자했다. 이제는 메타버스 생태계에 필요한 플랫폼과 기술을 두루 갖춘 단계에 올랐다.  

넵튠이 메타버스 투자를 시작한 시점은 2020년 8월, 버추얼휴먼 제작사 '온마인드'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지난해 5월에는 XR 메타버스 기업 '맘모식스'를 인수했으다. 10월에는 3D 메타버스 기업 '컬러버스' 지분 44%를 확보했다. 

 

■ 6년 만에 부활한 K-메타버스 조상 '퍼피레드' 

최근 넵튠이 가장 공을 들이는 메타버스 서비스는 컬러버스의 '퍼피레드'다. 8월 말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퍼피레드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서비스했던 같은 이름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재탄생시킨 3D 메타버스 서비스다. 

과거 퍼피레드는 10대 여성 유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전성기를 보냈다. 인기는 아직 죽지 않았다. 퍼피레드 부활 소식이 알려진 당일 8000번 이상이 리트윗됐다.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생긴 부활 서명운동에는 1만 명이 넘는 유저가 뜻을 함께했다.

8월 30일 정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퍼피레드
8월 30일 정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퍼피레드

현재 퍼피레드 커뮤니티에는 2만 명 이상의 유저가 활동하고 있으며, 게시글은 1500건을 넘어섰다. 구독자 60만 명의 '서넹'을 포함해 여러 인플루언서들은 예전 퍼피레드를 추억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기대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특히 걸그룹 에이핑크 오하영은 2년 전 컬러버스가 트위터에 올린 기획자 모집 공고를 스스로 리트윗하고 지원 방법을 문의해오는 등 자신이 진정한 퍼피레드 유저였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유튜브에서 공개된 퍼피레드와 오하영과의 컬래버레이션 웹예능은 이러한 인연으로 성사된 케이스다. 영상에 등장하는 오하영의 말이나 행동은 단순한 광고 모델을 넘어 진심 어린 애정이 담겨 있다.  

퍼피레드는 10대 연령층에 맞춰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을 보면 기존 팬인 20대 이상의 연령대까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10~20대가 주요 소비자인 패션, 엔터테인먼트, 제조 등 관련 분야 기업들에게 퍼피레드는 회사를 알리고 브랜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기대된다.

해당 브랜드를 접목한 가상 아이템을 출시하거나 각 브랜드만의 전용 공간을 마련해 이미지 제고 및 부가 수익 창출도 노려볼 수 있다. 6년 만에 부활한 퍼피레드가 3D 메타버스 서비스로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유태웅 넵튠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추세가 지속되면서 메타버스 시장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며, “퍼피레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연계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가상공간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화할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메타버스의 셀럽 '버추얼휴먼' 기술도 확보 

넵튠이 가장 먼저 인수한 메타버스 관련 기업은 온마인드다. 2020년 4월에 설립한 버추얼휴먼 제작사다. 버추얼휴먼은 메타버스에 필요한 핵심 콘텐츠다. 온마인드 김형일 대표는 13년 이상 캐릭터 아티스트로 활동해왔다. 

온마인드가 제작한 ‘수아’는 국내 최초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버추얼휴먼이다. 유니티엔진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수아의 핵심은 명령을 내리면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기술이다. 이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사람과 닮은 존재를 볼 때 생기는 불편한 느낌인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극복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내 최초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버추얼휴먼 '수아'
국내 최초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버추얼휴먼 '수아'

온마인드는 이와 같은 기술력을 인정 받아 2020년 6월 유니티 코리아와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 AMD와 캐릭터의 머리카락을 더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트레스FX' 기술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기도 했다. 

작년 11월에는 SK스퀘어로부터 8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온마인드는 SK스퀘어가 추진하는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분야에서 버추얼휴먼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버추얼 휴먼 수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글로벌 식음료 브랜드 ’던킨’을 시작으로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와의 협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온마인드는 최근 서울 팝콘 행사에서 두 번째 버추얼휴먼 '하나리'를 공개하고, 행사장 메인 무대에서 라이브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 VR로 만든 메타버스는 이미 인기몰이 중

넵튠은 맘모식스 인수로 메타버스에 필요한 가상현실(VR) 기술을 확보했다. 맘모식스는 2015년에 설립된 VR 전문 콘텐츠 개발사다. 다중접속 소셜 플랫폼 '갤럭시티(Galaxity)'를 서비스하고 있다.

갤럭시티는 어떤 VR 기기로도 접속 가능한 크로스플랫폼 특허 기술로 개발했다. 전 세계 120개국에서 3만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갤럭시티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며 평균 90분 이상의 시간을 보낸다. 이들은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고 세계 각국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

단순 소셜 기능을 뛰어넘어 고공 체험, 축구, 야구, 서바이벌과 같은 다양한 미니 게임과 ‘동영상 함께 보기’ 기능 등 풍성한 즐길 거리를 가상현실 환경에서 제공한다. 항공 안전 콘텐츠, 우주 유영 체험과 같은 교육용 콘텐츠도 눈길을 끈다.  

맘모식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됐다. 삼성전자, LG유플러스 등과 콘텐츠 개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메타버스 안에 들어간 대한민국 ‘갤럭시티: 코리아’
메타버스 안에 들어간 대한민국 ‘갤럭시티: 코리아’

맘모식스는 2021년 7월 한국을 소재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 브랜드 ‘갤럭시티: 코리아’를 공개했다. 대한민국 전국 각지의 도시 및 관광지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미니게임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작년 11월에는 태국 LHMH, 나스미디어 태국 법인과 함께 태국에 가상 쇼핑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올 6월에는 싱가포르 3D 공간 구축 솔루션 전문 기업 어센트와 손잡고 싱가포르에 3D 디지털트윈 메타버스를 제작하는 기술을 같이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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