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시험 CBT-OBT, 넥슨 '프로야구 2K' 피드백 반영 눈길

4월은 잔인한 달이다. 솔로들은 벚꽃길을 혼자 걸어 슬프고, 직장인들에게는 결혼식이 많아 슬프고, 학생들에게는 중간고사가 있어 슬픈 달이다. 여기에 게임사들은 중간고사를 보는 학생들 때문에 유저가 줄어 모두가 슬픈 잔인한 4월이다.

기자의 생일은 4월 중순이다. 그래서 항상 생일엔 중간고사 시험공부를 해야 했다. 하늘은 푸른빛이고, 벚꽃은 분홍빛인데 정작 얼굴은 항상 흙빛이었다. 정말 잔인한 4월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에게는 잔인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다면 게임회사에는 공포의 CBT(Close Beta Test)/OBT(Open Beta Test)가 있다. 이 CBT와 OBT 때 유저들의 반응으로 게임을 어떻게 서비스할지 결정나기 때문이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망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재수강을 해야하는 것과 같다.

CBT가 중간고사라면 OBT는 기말고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CBT는 게임을 모두에게 개방하지 않고 테스터를 모집하는 서비스로 OBT 전에 시행한다. OBT는 정식으로 서비스하기 전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도록 오픈하는 서비스다.

게임사들은 이 기간 동안 무엇이 부족하고 무얼 더 보충해야 하는지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알 수 있다. 4월 9일부터 OBT 서비스 기간 중에 있는 넥슨의 ‘프로야구 2K’의 경우 두 차례 CBT를 통해 유저들의 의견을 게임에 반영했다. CBT 기간 중 유저들이 ‘게임 플레이 시간이 너무 길다’, ‘조작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 넥슨의 '프로야구 2K' 플레이 장면
이에 넥슨은 경기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시켰다. 또한 간편한 조작법 구현을 위해 액션 조작 옵션을 새롭게 제공했다. 스페이스바 버튼 하나로 타격과 투구 등의 기본 동작을 진행할 수 있다. 달라진 게임에 유저들은 ‘쉽고 재미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험을 볼 때 배운 내용을 잘 반영해 예쁜 답안지를 제출한다면 학점은 A+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딱 봐도 공부 안하고 휘갈겨 써서 제출한 답안지는? F 당첨이다.

물론 예쁜 답안지를 제출해도 F가 나올 수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자신을 탓할 수밖에. 하지만 희망적인 소식은 기준이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라는 것. 유저들은 어떤 게임이든 재미있다면 모두 후하게 A+를 주는 관대한 교수님이다.

각종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개발자들이 가장 갖고 싶은 것은? 아마 교수님의 마음이 듬뿍 담긴 후한 성적표가 아닐까.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한경닷컴 게임톡에서는 생활 속 게임 신조어와 문화 트렌드를 매주 2번 월요일과 수요일 '황인선 기자 레알겜톡'을 통해 연재된다. 황인선 기자는 20대 새내기 게임기자이며 MMORPG와 모바일 게임을 좋아하는 열혈게이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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