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직업인 프로 의식, 언더그라운드 아이돌, 양띵-러너교 등 스타BJ배출

“합정동 아름양입니다. 벚꽃 피는 봄날, 꽃비 나리는 봄길을 훈이 오빠와 걷고 싶어요.”

이제는 드라마 속에서나 보는 DJ(디스크자키)는 추억의 이름이다. 7080시대를 보낸 40~50대에겐 문화 트렌드의 상징이었다. 뮤직박스에 한번쯤은 신청곡을 보내고 설렜던 추억에 젖는다.

세상이 달라져 이제 BJ(브로드캐스팅자키)가 시대를 주름잡고 있다. BJ는 아프리카TV에서 끼와 재능과 콘텐츠로 똘똘 뭉친 채 개인방송을 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먹방(먹는 것을 보여주는 방송), 토크방(시청자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방송) 등 틀에 얽매이지 않은 다양한 주제와 자유로운 자신만의 방송 스타일을 선보인다.

▲ 아프리카 BJ유미의 먹방 장면 캡처
개인방송은 유니크 유저 30만 명. 방송수 개설은 300만개 이상, 하루 평균 10만개 열린다. 예전에는 취미로 방송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제는 아니다. 게임, 토크, 시사, 스포츠, 음악 등 온라인-모바일 방송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직업인’으로 주가가 쑥쑥 올라가고 있다.

방송을 보는 중 시청자는 ‘별풍선’과 ‘스티커’를 쏴준다. 별풍선 1개에 60원이다. 인기 척도는 실시간 시청률로 나타난다. 동시 접속자가 2만~3만명을 기록하는 양띵-러너교-씨맥 등 슈퍼 BJ들은 ‘연예인 뺨치는’ 인기로 직장인의 월급의 몇 배나 넘는 수익을 얻는다.

특이한 것은 4월 7일 기준 인기 BJ랭킹 1~10위 중 5명은 요즘 대세 게임 LOL(리그 오브 레전드) BJ라는 것. 1위 러너교, 4위 춤추는 씨맥, 5위 매도우이헌터, 6위 개소주, 9위 로이조다. 온라인 게임 순위와 아프리카TV 방송 순위가 비슷하다.

아프리카TV에서 게임방송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이유가 있다. 게임 플레이하는 화면을 그대로 송출할 수 있으니 방송하기 손쉬워서다. 게임 방송은 지금 전체 방송의 60%를 차지한다. 홍승호 아프리카TV 팀장은 “게임 방송은 신경써주지 않아도 알아서 쑥쑥 크는 효자 방송이다”라고 말한다.

▲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장면
지난해 아프리카TV에서 단일 방송으로는 최대의 시청자를 모아 ‘아프리카TV 방송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BJ 양띵은 누적 시청자수는 1억 5000만여 명으로 ‘콘텐츠 여왕’으로 불린다. 그는 “아프리카TV 방송은 최신 문화 트렌드를 알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 아프리카 BJ양띵 방송장면 캡처
70~80년대 DJ가 ‘뮤직박스’를 통해 문화 트렌드를 선도했다면 BJ는 동영상의 시대의 ‘언더그라운드 언니 오빠 스타’다. 말빨(콘텐츠+끼)과 강철 같은 멘탈까지 겸비한 그들은 방송 문화 첨단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전도사다. 개성 넘치고 펄펄 끓는 젊은이 문화를 알고 싶다고? 아프리카TV에서 인기 BJ는 개인방송에서 명문 축구클럽 바르셀로나의 ‘메시’같은 존재다. 먼저 BJ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한경닷컴 게임톡에서는 생활 속 게임 신조어와 문화 트렌드를 매주 2번 월요일과 수요일 '황인선 기자 레알겜톡'을 통해 연재된다. 황인선 기자는 20대 새내기 게임기자이며 열혈게이머로 현재 대학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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