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와우’ 여덟번째 확장팩 ‘어둠땅’ 출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여덟번째 확장팩 ‘어둠땅’이 24일 전세계 동시 출시됐다. 확장팩이 나올 때마다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이번에도 복귀 유저들이 대거 몰리며 대기열이 발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많은 MMORPG 속에서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만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어둠땅’의 초반 평가를 내리기 이전에, 이전 확장팩인 ‘격전의 아제로스’를 짚어 보려고 한다. ‘격전의 아제로스’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최대 강점인 PvE 콘텐츠인 레이드 던전 및 5인 던전에서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레이드 던전에서는 참신하고 재미있는 보스 몬스터들의 패턴이 유저들을 즐겁게 했으며, 5인 던전에서도 반복 플레이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어픽스(affix)의 다양화가 돋보였다.

그러나 블리자드가 ‘격전의 아제로스’ 초반 차별화 콘텐츠로 내세웠던 ‘군도’와 ‘격전지’는 실패에 가까운 성적을 거뒀다. 분명 차별화된 시도였지만 재미있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 결국 ‘군도’와 ‘격전지’는 ‘격전의 아제로스’ 중반 이후부터는 유저들로부터 외면받고 버려진 콘텐츠가 됐다. 무작정 새롭기만 한 콘텐츠는 정답이 아니라는 사례다.

반면 ‘어둠땅’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둠땅’의 신규 콘텐츠인 ‘토르가스트’는 혼자 또는 파티로 탑을 오르며 점차 강한 상대에 도전하는 로그라이크 콘텐츠다. 이처럼 탑을 오르는 콘텐츠는 현존하는 모바일 RPG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콘텐츠이기도 하다. 블리자드는 이 흔한 콘텐츠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어울리게 재구성했다. 도전자들은 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스킬을 강화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여러 번 받게 되는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흡사 ‘하스스톤’의 모험 모드와도 같은 이 콘텐츠는 많은 유저들의 도전의식을 일깨우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롭지는 않지만 꽤 재미있고 오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4개의 단체 중 한 곳과 서약을 맺어 특수 기술을 얻는 ‘성약의 단’ 또한 열띤 반응을 이끌어내는 중이다. 어느 단체와 계약을 맺고 어떤 플레이를 할지가 모두의 최대 관심사다. 향후 업데이트가 적용될 때마다 각 성약의 단에도 변화가 생길테고, 결국 확장팩 내내 풍부한 담론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스토리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확장팩의 배경인 ‘어둠땅’이 사후 세계라는 점 때문에 기존에 퇴장했던 주요 인물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군단’에서 유저의 손에 목숨을 잃어야 했던 녹색용군단의 수장 이세라는 유저의 도움을 받아 부활하고, 아서스와 싸우다 명예롭게 죽음을 맞이한 빛의 수호자 우서는 사후 세계에서 타락한 모습으로 유저를 괴롭힌다. 이 외에도 스랄의 어머니 드라카, 여군주 바쉬, 야생신 학카르 등이 다시 얼굴을 비춘다. 죽은 캐릭터들을 자꾸 사골 우리듯 꺼내온다는 점에서 불만을 표할 사람도 있겠지만, 한 때 세계관에서 큰 영향을 미쳤던 인물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두근거리는 경험이다.

요약하자면, ‘어둠땅’은 욕심을 버리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그동안 쌓아왔던 재미와 익숙함을 그대로 보존한 확장팩이다. 확장팩이 출시될때마다 연어떼가 강을 거슬러오르듯 복귀해온 유저들에게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다운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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