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러브앤프로듀서’, 이택언 캐릭터 성우 교체 결정

여성 유저들의 항의로 모바일게임에 참여한 남성 성우가 교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성우 교체를 결정한 게임은 페이퍼게임즈(Paper Games)가 개발한 모바일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러브앤프로듀서’다. 회사 측은 8월 27일 ‘러브앤프로듀서’ 공식카페를 통해 게임에 등장하는 이택언 캐릭터의 목소리를 담당하는 성우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러브앤프로듀서’ 이택언 캐릭터의 목소리는 정재헌 성우가 담당해왔다. 그는 2002년 MBC 공채 16기로, 외화와 애니메이션은 물론 게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베테랑 성우다.

정재헌 성우는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더빙에 참여한 넷플릭스 드라마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를 소개했다. 이 작품은 1980년대 일본 성인 비디오(AV) 제작자인 무라니시 도루 감독의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그는 “원작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정말 좋았기에 우리 성우들도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며 “다만 19금이고 다루는 주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신중하게 선택하셔서 시청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발언이 트위터를 통해 퍼지며 그가 “포르노 산업을 옹호했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물론 ‘러브앤프로듀서’ 유저들도 해시태그를 달며 정재헌 성우의 하차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파장이 커지자 정재헌 성우는 처음 쓴 트윗을 삭제하고 해명에 나섰다.

그는 “여성의 몸과 정신을 착취해 돈을 버는 포르노 산업 자체는 결코 호불호의 영역이 될 수 없다”며 “제가 이야기한 호불호의 주체는 포르노 산업이 아니라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라는 작품 그 자체의 메시지와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또 “저는 오히려 일본 포르노 업계의 그 당시 더러운 행태와 생리, 경찰과 야쿠자의 유착관계를 속속들이 보여주며 비판하는 작품으로 봤다”며 결코 포르노 산업을 옹호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또 만약 포르노 산업을 미화하는 작품이었다면 자신이 그 작품을 봤다는 사실조차 숨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트위터에서의 논란과 유저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러브앤프로듀서’ 공식카페에서도 논란이 이어지며 성우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일부에서는 과거 넥슨의 ‘클로저스’ 사태를 언급하며 “성우를 교체하는 것은 과하다”는 반응을 보여, 유저들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러브앤프로듀서’는 여성 유저들을 타깃으로 개발된 게임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 대부분은 여성들이다.

논란과 유저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러브앤프로듀서’ 측은 성우 교체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공지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해 여러 부서가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며 “장시간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여러 프로듀서님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보다 만족스러운 게임 서비스와 게임을 통한 연애 체험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택언 캐릭터의 성우는 교체할 예정이며, 새로운 성우분 캐스팅을 진행 중”이라며 “다만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비스되었고, 더빙이 필요한 부분이 방대한 만큼 재더빙 및 더빙 적용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택언 캐릭터의 담당 성우 확정 및 재더빙 적용 시점이 정해지면 별도의 공지를 통해 안내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러브앤프로듀서’는 2017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모은 ‘연여제작인(恋与制作人)’의 한국 서비스 타이틀이다. 초능력이 존재하는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4명의 각기 다른 매력의 남성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유저들은 게임 속 프로듀서가 되어 남자 주인공들과 가상 연애를 즐기는 게임이다.

성우 교체에 대해 ‘러브앤프로듀서’ 관계자는 “우리 게임에서 캐릭터는 단순히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 중 하나가 아니라, 유저가 그 캐릭터와 연애를 한다는 콘셉트”라며 “유저들의 요구에 따라 해당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체를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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