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깬 ‘협력’ 발표...닌텐도 스위치 화려한 부활 공동 견제구 분석도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시리즈]

2001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CES에서 당시 회장이었던 빌 게이츠의 발표로 엑스박스(X-box)를 공개하고 콘솔게임 시장에 참여를 선언했다.

윈도우 OS와 오피스 어플리케이션 소프트로 전세계를 평정한 소프트웨어의 왕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소니(SONY)와 닌텐도(Ninetendo)가 구가하던 콘솔게임기 하드웨어를 발표한 것은 당시 엄청난 관심과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자체 하드웨어와 잘 설계된 전용 개발 소포트웨어, 온라인 서비스 등을 갖춘 Xbox가 처음부터 맞닥뜨린 어려움은 게임 소프트웨어의 확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담당 임원이 일본의 명망있는 개발사들을 찾아가 Xbox로도 게임을 발매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몇몇 개발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차가운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북미를 중심으로 개발 스튜디오들을 인수하거나 세컨드 파티(2nd Party)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초기 라인업을 확보했다. 하지만, 오랜 역사를 지난 시리즈로 이미 히트작을 보유한 일본의 개발사들로부터는 거의 소프트웨어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업계가 예상했던 것처럼 Xbox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찬 출발과 달리 판매량이 2006년까지 전세계적으로 2600만대 정도에 그쳤다. 같은 시기 소니가 발매했던 플레이스테이션 2의 1억 대 판매량과 비교해 볼 때 아쉬운 성적표로 마감을 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후속 기종을 지속적으로 발매하고,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대작 게임을 확보해 나가는 동시에 키넥트와 같이 캐주얼 시장을 공략하는 주변기기를 발매하며 거대 자본의 투입으로 점차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오고 있다. 늘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그토록 결전을 벌였던 콘솔게임 분야에서 전격적인 협력을 발표해서 화제(라 쓰고 충격이라고 파악합니다만)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

소니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와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받고,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VR(가상현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소니의 이미지 프로세싱 및 센서 기술 분야에서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발매를 중단하며 신기술 영입을 위해 보류 중인 동작인식 주변기기인 키넥트가 이번 협력으로 진일보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또한 소니도 아마존에 이어 전세계 2위 클라우드 서비스 체계인 애저를 자사의 스트리밍 방식으로 운영되는 GOD(Game on Demand) 서비스에 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닌텐도의 스위치]

이러한 두 회사의 협력에는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로 화려하게 부활한 닌텐도의 독주를 인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해본다. 

두 회사는 하드코어 게이머에게는 강하게 어필을 하지만 닌텐도에게 캐주얼 유저 층으로 구성된 더 큰 파이를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협력으로 결국 온라인과 캐주얼이라는 돌파구의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는 분석은 타당할 듯하다.

게임업계에서 필요에 의해 서로 협력과 반목을 반복하는 경우는 이제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가장 경쟁 관계의 대척점에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의 이번 협력 발표는, 기업의 이익이 모든 과거를 엎고도 남는 변화의 동기가 될 수 있다는 방증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고정된 틀을 깨는 파격적인 결단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격전의 장이라는 실감을 다시 해본다.

글쓴이=최종신 우리넷 부사장        
 

최종신은?

(주)우리넷 부사장이자 위더스필름 대표이사다.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와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역임했다.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으로 엑스박스(Xbox) 사업을 진행했다.

삼성물산에서는 해외사업팀과 신규사업기획팀에서 근무했고, 게임백서 집필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진흥전략추진단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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