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서 ‘드래곤하운드’ 개발 배경과 시행착오 강연

수렵게임 ‘드래곤하운드’를 개발중인 이현기 데브캣스튜디오 디렉터가 24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2019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2019)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게 된 배경과 시행착오 경험을 털어놨다.

2013년 넥슨에 입사한 이 디렉터는 출근 첫날 PD로부터 게임 그림 한 장을 받았다. 거대하고 날개가 있는 생물(용)을 사냥하는 콘셉트였다. 속칭 ‘앵그리몬헌버드’라고 불렸던 이 그림은 ‘드래곤하운드’의 모태가 됐다. 그러나 두달 가량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니 용이 유저를 공격하게 만드는 게 많이 어려웠다. 결국 프로젝트는 잠정 무산됐다.

이후 넥슨의 여러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됐던 이 디렉터는 ‘마비노기 듀얼’을 마무리할 때쯤 전에 없던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수렵의 본능을 건드리는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그것이 ‘프로젝트DH’, 지금의 ‘드래곤하운드’다.

‘드래곤하운드’의 세계관은 처마, 함포, 용, 말, 부적 등의 단어로 함축된다. 차이니즈 고딕과 스팀펑크의 결합이다. 이 디렉터는 “민트초코와 홍어삼합을 합친 느낌”이라며 “돈이 되지 않을 콘셉트지만 일단 합쳐봤다. 합치면 멋진 게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80~90년대 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세대에게 로망을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드래곤하운드’는 디테일이 강조된 게임이다. 용은 날거나 걸어서 제한 없이 움직이고, 몸통 안에 내장, 눈알, 뇌 등이 일일이 구현됐다. 이 디렉터에 따르면 몬스터 하나에 필요한 설정이 약 1400개다. 이동속력, 날지 않는 거리, 날 때의 속력, 비행 감가속 등 계산해야 할 것이 많았다. 유저가 사용하는 무기도 각각 80여개의 숫자가 필요했다.

이 디렉터는 왜 그렇게 어렵게 사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유저가 오래 플레이하면서 깊게 팔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진짜 힘들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앞에 열거한 숫자 버려진 것 없이 아름답게 수습했다”고 전했다.

이어 “게임을 만드는 것은 매번 어렵다. 특히 새로운 게임은 레퍼런스가 없어서 팀원들끼리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힘들다”며 “게임을 총괄하는 디렉터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너무 잘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드래곤하운드’는 데브캣스튜디오가 언리얼엔진4 기반으로 개발중인 수렵액션 RPG다. 말을 타고 넓은 사냥터를 질주하고, 모니터를 가득 채울 정도로 거대한 용을 사냥하는 등 PC 게임의 스케일을 십분 활용했다.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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