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는 유저와 암묵적으로 약속한 정보…초반 스토리 넘길 수 있다

‘쿠키런’ IP 스토리텔링을 맡고 있는 김연주 데브시스터즈 파트장이 게임 시나리오에서 클리셰(상투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나 이야기 흐름)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김 파트장은 24일 경기도 판교에서 개막한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좋은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데브시스터즈에 합류하기 전 미국에서 픽사, 디즈니, 드림웍스 등과 협업해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그녀는 “스토리에 공식은 없다”며 “물론 공식이 있어야 헐리웃의 투자를 받을 수 있지만, 모든 영화가 공식을 써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커다란 줄기에 살을 붙일 때 실수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관객의 집중을 방해하는 실수의 예로 영화 ‘배트맨 vs 슈퍼맨’을 들었다.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다가 둘의 어머니의 이름이 같다는 걸 알게 된 후 친구가 된다는 게 개연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녀는 “공감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약속된 세계관에서 최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김 파트장은 스토리텔링 초반에서 클리셰를 사용해 지루함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객이 익숙함을 싫어한다는 이유로 클리셰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초반에 정보를 줘야 할 때 클리셰만큼 좋은 게 없다는 이야기다.

그녀는 “클리셰를 통해 고객과의 암묵적인 정보를 써서 초반을 최대한 빨리 넘겨야 지루함을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영화관에 앉아 있어야 하는 관객과 달리, 게임 유저들은 조금만 지루해도 이탈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 유저들이 시나리오 텍스트를 읽지 않고 넘겨버린다고 포기해서는 안된다”며 “스토리 앞부분의 가독성이 좋지 않으면 뒷부분은 더 보지 않는다. 유저가 스토리에 흥미를 갖고 캐릭터를 좋아해야 오랜 시간 게임과 함께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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