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칼럼5. 게임 기업 인큐베이팅의 필요성

[새로 이전하는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정석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칼럼5. 게임 기업 인큐베이팅의 필요성

수많은 게임 기업이 새로 생겨나고 또 사라진다. 뜨거운 열정으로 시작한 스타트업(Start-up: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창업기업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의 회사)은 시작의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앞두고 체계적인 준비없이 시작되는 경우도 많다.

필자가 스타트업을 시작했던 과거를 기억해보았다. 스타트업은 회사 대표가 담당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 설립을 위한 각종 강연과 정보 등을 찾아 다녔다. 철저한 준비를 하고자 변호사, 회계사, 노무사, 투자 심사역 등에게서 회사 설립 방법, 이사회 구성, 기업 회계, 직원 고용, 초기 투자금 확보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을 얻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던 시기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09년부터 게임기업 보육지원센터인 글로벌게임허브센터를 성남 판교에 운영해왔다. 이제 곧 새로운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갖춘 글로벌게임허브센터로 이전하게 된다.

앞으로 새로운 센터는 중소게임기업의 성장 사다리 기반을 마련하고,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첨단 융복합 게임 콘텐츠를 육성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기존보다 더 넓은 입주 공간과 편의시설, 첨단 기술기반의 테스트베드 및 포커스 그룹 테스트 시설을 제공할 예정이다.

입주 기업에게는 시설 환경 이외에도 그들이 살아남고 성장하는데 실질적 도움이 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비즈니스 네트워킹과 사업적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글로벌게임센터의 입주기업은 이제 기업을 막 시작하는 젊은 청년들의 창업 공간만은 아니다. 이미 다양한 게임을 개발, 서비스하여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베테랑 전문가들이 주축인 스타트업이 중심이다. 따라서 이들의 생존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수준에 맞는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인큐베이팅 센터의 프로그램 만족도 설문 조사]

필자는 최근 글로벌게임허브센터의 전-현 입주사 및 유사 시설의 42개 입주사를 대상으로 보육 지원 프로그램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면 비즈니스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듯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프로그램은 비즈니스 네트워킹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일회성 혹은 형식적인 만남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따라서 소극적이고 개인적 성향이 강한 게임 종사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스킨십을 이루고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입주사 구성원의 직위나 직종 등에 따라 세분화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통해 공감대 형성과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을 참가자에게 주어야 한다,

예일대 대니얼 레빈슨 교수는 “멘토가 없는 사람은 부모가 없는 고아와 같다”라고 했다. 이는 현재의 상황에서 본인에게 필요한 멘토를 찾으라는 의미다. 유명한 사업가나 대학교수가 반드시 좋은 멘토는 아닐 것이다. 사업의 방향성과 목표를 설계하기 위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많은 멘토가 필요할 때가 있고, 때론 실무 추진을 도와줄 수 있는 실무형 멘토가 필요할 때도 있다.

다만 그들은 지속적이지 못한 일회성 멘토링에 대해 가장 많은 불만을 표시하였다. 그리고 멘토의 해당 분야 전문성을 원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의 불만족 이유 설문 조사]

스타트업을 운영했고, 다수의 멘토 활동을 해온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멘토는 멘티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멘티의 사업 현황과 목표, 구성원의 역량, 비즈니스 모델 등 기업의 현재 단계를 파악하는 사전 진단 멘토링이 필요하고, 기업에 맞는 멘토를 추천하거나 멘티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멘토 그룹을 제공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입주기업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지원시설을 통해 회사 운영과 사업에 도움을 받고 있다면 지원 시설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요청한다. 국민의 세금이 자신이 운영하거나 근무하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보육 지원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참여와 기업 현황 파악을 위한 조사 등에도 귀찮아하지 말고 협조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지원 시설을 통하여 일정한 사업 성과를 이루었다면 후배 스타트업을 위해 과감히 자신들의 자리를 내어줄 필요도 있다.   

게임 스타트업 성장의 마중물(펌프에서 물이 나오지 않을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물) 역할을 담당해왔던 글로벌게임허브센터가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새로운 모습을 드디어 공개한다.

새로운 시작을 통해 게임기업 보육기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주길 희망하며, 이를 통해 전국의 보육 기관에게도 운영 노하우가 전파되고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쓴이 정석희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 한국VR포럼 대표 serky@kgda.or.kr

정석희 프로필

현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현 한국VR포럼 대표
현 루더스501 대표이사
신지소프트 부사장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
SK Communications
네오플애플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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